솔직히 난 라이트 노벨을 무시했었다.
나도 애니나 오덕물을 좋아하던 씹덕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라이트노벨은 미연시급이나 그 이상으로 씹덕 오브 씹덕이나 읽는거라고 생각했었고
대부분의 유명한 애니들이 라이트노벨을 원작으로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씹적씹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애초에 나는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책을 읽더라도 주로 논픽션을 읽지 소설은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호빗 등 얼마 읽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어릴적에 읽었던 해리포터를 얼마나 재밌게 읽었었는지, 그리고 그게 영화 버젼에 비해서 훨씬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는지 난 잊고 있었다.
하루히는 분명 내가 생전 처음 봤던 애니중에 하나였고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애니중에 하나였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첫 애니의 기억은 환상적인 추억이 되어있었고
최근 유투브에서 추천으로 God Knows곡을 다시 듣게 되면서 그 기억들이 다시 떠올랐다. 하루히를 재시청 해볼까 생각을 하다가 당시 역대급으로 히트를 쳤다는 원작을 한번 볼까 해서 처음으로 라노벨이란걸 온라인으로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솔직히 난 처음까지도 이 라노벨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하루히가 큰 열풍을 불러왔던것은 애니의 작화와 노래가 뛰어나서라고 생각했었다. 사실은 애니가 하루히라는 작품의 본체이고 이 라노벨은 그 작품의 팬픽? 정도로 가볍게 읽어보려는 정도였다.
그래서 다른 작업을 하면서 TTS 음성읽기로 노래대신 오디오북 듣는 정도로 켜놨는데 도입부부터 난 완전히 빨려들어가버렸다.
애니에서는 그저 짧은 장면이나 대사 한줄정도로 지나가서 기억도 안나던 것들이 문맥을 알게되니 쿈이라는 주인공이 내 자신이 된거 같았고
10년전쯤의 봤던 애니메이션의 흐릿한 이미지와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내 상상력과 융합되어 새롭고 더 생생하게 재구성되면서 내 머릿속에는 고예산 애니영화판보다 더 고퀄리티에 실감나는 영화로 재현되고 있었다
글에 묘사에 따라 진짜 한여름에 학생시절로 돌아간것 같았고 추억속에서 다시 만난것같은 하루히와 일행들의 모습, 아사쿠라 료코와의 전투씬은 애니에서 봤던것보다 훨씬 박진감 넘치고 매트릭스 뺨치는 장면으로 상상되었다.
지금 옛날 애니장면을 검색해보면 당시엔 수준급 작화였던것에 비해 지금 보면 밋밋한데 비해 내가 라노벨을 들으며 머릿속에 펼쳐진 장면들은 화사하고 디테일했다.
오덕물 애니에서나 나올만한 유치하거나 오글거리는 포인트가 느껴지지 않았고 글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게 정말 문학적인 작품같이 느껴졌다.
또 옛날엔 하루히라는 캐릭터는 왠 말도 안돼는 외계인이나 초능력자나 타령하는 괴짜에 무지막지한 소녀 정도로만 보였는데
라노벨을 읽어보니 누구나 어렸을적 갖고 있던 어느날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상상속에 나래를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그걸 쫒고 있다는게 이 작품의 주제가 되는 줄은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애니에서 봤던게 진짜 이런 내용이였나 기억의 의심이 갈 정도로 스토리가 짜임새있게 기승전결이 완벽했고 단 3시간정도만에 다 읽었다는게 아쉬우면서도 끝에 굉장한 만족감이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첫 반쯤을 작업을 하거나 운동하면서 들을게 아니고 나중처럼 눈을 감고 상상하면서 들을걸 후회되기도 했다. 마치 값진 경험을 조금 흘려버린 것처럼.
어쨌거나 작가도 처음엔 하루히 라노벨을 시리즈로 계속 쓸 생각이 아니였던만큼 단편소설로서 너무나도 완벽했고 여기서 끝나도 좋다고 생각되지만
1권만큼은 아니더라도 후속편들과 이만큼 재미있는 다른 라노벨 작품들도 찾아서 읽어볼수가 있다는걸 알게 되어 정말로 기쁜 날이였다.
기억을 더듬어 한번 그려본 낙서입니다.
예상치 못하게 감명받은게 오랜만이라서 글로 써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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