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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편독심 2부기념 리뷰

신시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16 17:16:05
조회 792 추천 19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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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편독심, 백서희 - 노벨피아)








'군림천하(君臨天下)가 아닌, 협의지로(俠義之路).'




재밌는 글의 기준이라는 것은 참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어서.


분명 자신에게는 희대의 명작이 다름없었음에도, 타인에게는 또 이상한 것을 추천한다는 식의 대답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개중에서도 그런 면모가 가장 많이 드러나는 것이 아마 이 TS물이라는 장르겠죠.


그렇기에, 매번 이 TS물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글들이 꼭 한번은 거쳐가는 것이 바로


XXX는 정통 XX인데 ? 라는 발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갑작스레 무슨 말인가 하면.


이번 리뷰작인, 일편독심이 겪었던 일입니다.






일편독심은 어떤 가상의 무협 소설에 당가의 악녀로 빙의하게 된 한 남성의 생애를 기록하고 있는 소설입니다.


여러모로 피폐한 구석이 있고, 이 TS라는 장르적 부담감에 초장부터 거르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그럼에도 저는 매번 이 일편독심을 추천하는 것에 대해 부끄럼 없이 말을 꺼내곤 합니다.


왜냐면, 실제 재밌기 때문입니다.


무협의 분위기를 잘 살렸니, 캐릭터 삽화가 어떻니, 작가의 사전 준비가 탄탄하다니.


굳이 리뷰의 형식을 빌려 하나하나 따지겠다면야 제법 긴 길이의 글이 되겠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전체적으로 글이 재밌습니다.


최근 읽었던 아포칼립스의 미*놈(문피아, 인생망했음) 작가의 글처럼 문장 하나 하나에서 느껴지는 위트가 담겨있다는 뜻은 아니고.


약간. 무어라 해야 할까요.


굳이 비유하자면 책 한 권 단위로 소비하게 되는 무협지나,


굵직굵직한 에피소드 하나를 기준으로 읽게 되는 라이트노벨류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좋아할만한.


그런 재미가 있는 글입니다.




일편독심의 장점에 대해 손꼽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떠들었던. 일편독심은 정통 무협이다. 이것에 대해 조금 말하려고 합니다.


이 정통 무협이라는 단어.


엄밀히 말하자면 정통 판타지나, 신성 로마 제국 같은 허상이나 다름없는 것입니다만은.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 - 장르 소설을 향유하는- 은 곧잘 정통 판타지니, 정통 무협이니 하는 단어를 서슴치 않고 사용하곤 합니다.


정통 판타지는 저기 옛날, 하이텔 시절로 돌아가야 맛있는 사료를 찾아볼 수 있고


정통 무협은 한참 더 뒤로 돌아가 옥차맹 정도는 되어야 정통성을 자랑할 수 있음에도 말이죠.


그럼에도 무협과 판타지 앞에 정통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은, 하나의 관례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실제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두루뭉실하지만,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심상 속의 무언가.


이른바 일종의 장르 소설계의 백마 탄 초인이라고 볼 수 있는 것.


일편독심을 평함에 있어, 많은 독자들이 일편독심은... 정통무협이다... 라며 떠들고 다녔던 것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무협이란 무엇입니까?


검기성강이 나온다면 무협입니까?


조화경이 나온다면 무협입니까?


천마와 무림맹이 나온다면 무협입니까?


강호를 주유하는 의문의 신비고수가 나온다면 무협입니까?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이 정통 무협이라는 것은 그것을 보는 우리 모두의 심상에 납득될만한 개연성을 충족한다면


비로소 세간에 정통 무협이다. 하고 알려지는 것이겠죠.


그렇기에 일편독심을 정통 무협이라 부르는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요즘 들어, 엄밀히 따지자면 한참 전부터 계속되던 것이지만.


웹소설의 문체가 점점 라이트해지고, 소위 벽돌체라 불리는 여러 문단의 서술을 거부하는 경향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문과를 무시하고 이과를 우대하던 사회적 풍조가 드디어 부작용을 보이는 것 같아 속이 쓰립니다만은


아무튼, 이 벽돌체에서 간결체로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은


작가의 입장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게 몰아갔다. 라는 것의 반증이라고나 할까요.


설정을 덜어내던가. 포기하던가.


이 설정을 포기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나비효과를 불러오게 됩니다.


멀리 가지 않고, 무협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수련. 닦을 수 에 단련할 련.


어쩌면 대부분 무협지의 초장과 중장을 담당하고, 결국 종장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의 내적, 외적 성장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쳐야 하는


이 수련 과정을 덜어내게 만들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뜬구름 잡는 소리로 대체되었다는 말입니다.


무언가 깨달음을 얻었다니 어쩌니.


바람을 타고 흐르는 어쩌고 저쩌고.


물론, 이 상승절학의 고고한 맛을 위해서라면 그런 묘사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문제는 소위 '무협 테이스트' 를 첨가한 빙의, 전이, 회귀 물에서 나타나는 것이죠.


무협 역시 한 장르일 뿐이니, 소설의 분포가 피라미드 형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드한 작품이 소수, 적절한 균형을 잡은 작품이 중간 계층을. 그리고 라이트한 분위기의 작품이 가장 밑의 층을.


문제는.


이 피라미드 꼴이 요즘 들어선 뭔가 망가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가장 윗층은 현상 유지는 커녕 줄어들고 있고, 중간 계층은 라이트한 글에 천천히 잠식되고 있는데다가,


라이트한 분위기의 글들은 그 라이트함이 무협이라는 장르를 잡아먹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이건 무협이 아냐!!!!! 말입니다.


이런 것이 바로 무협의 현 상황이기에


저는 이 일편독심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 무협 애독자들이 일편독심은 무협이 맞다고 말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편독심에는


작가가 확고하게 정립한 무학의 기준이 있으며


주인공은 조그마한 성취를 얻어내기 위해 뼈를 깎는 수련을 하였고


무력한 몸임에도 앞으로 나선 주인공의 행동은 협의를 바탕으로 하였고


얽히고 섥히는 등장 인물 간의 은원은 제법 복잡한 편이었습니다. 주인공 편의적인 면이 없다고 보긴 힘들지만.


요컨데, 이런 것입니다.


본인의 미천한 내공, 비루한 육체 탓에 독보강호, 군림천하 할 수 없는 당소소의 이야기이기에


그 속에 품은 협의 하나로 움직이는 모습이 오히려 검기가 난무하는 무협보다 더 무협다운 것이 아닌가.






다만, 약간의 ts와 어설프다 못해 희박한 로맨스를 곁들인.







묵혀 놓고 보니 즐거웠습니다.


일편독심 - 노벨피아 - https://novelpia.com/novel/84

(1부 완, 2부 연재 중)


사실 개소리 좀 하고싶엇음 

다음화 내놔세라피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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