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주인공이 듣고 있는 수업 내용을 이해하려고 골머리를 짜매야 하는 것인지...?

돌이켜 보자면,

배움애미 초반부에서 마법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파트를 들고 내가 느꼈던 건

'나무'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목공예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걸 듣는 거 같은 기분이었다.

우리는 목공예가 나무를 '깎는' 행위라는 설명에 아무런 오해의 여지가 없겠지만

만약 나무를 태어나서 처음 본 사람이, 목공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벌채를 한 목재를 원목으로 가공하기 위해 잔가지와 껍질을 '깎아내는' 과정과

대패와 사포로 목재의 표면을 매끈하게 '깎는' 것과

연결부를 만들기 위해 '깎는' 것과

무늬와 형상을 정교하게 '깎는' 것 중

어디까지가 목공예에서 말하는 '깎는다'인가... 같은

우리 시각으로 보기에 매우 쓸데없는 고민에 빠질 것이 분명한데

배움애미 수업 내용을 듣고 내가 느낀 기분이 이거였음...

뭔가 정의되지 않은 주어인 '마법'을 설명하기 위해서

훨씬 더 설명되지 않은 술어가 마구 동원되는 기분...

뭔가... 내가 작가의 머릿속에 있는 걸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자신이 안 들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