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요새 제냥꾼식생각하기하고잇슴

저 요새 제냥꾼식생각하기하고잇슴앱에서 작성

루시아거짓요양원

2021.11.22 11:02:25

조회 86 추천 0 댓글 11

7ceb817ebd826cf037e88fe44e9c7c7333528b4a43e042964099d6959291be

어제 버스가면서 농협에 걸린 현수막을 봤는데

버스 창 밖으로 펄럭이는 현수막이 걸린 가게들이 보였다. 여름 특가 세일, 창고 정리. 11월의 찬 바람에 펄럭이는 여름 특가 세일 현수막은 때 탄지 오래라, 이제는 여름이 올해 여름인지 작년 여름인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어쩌면 재작년 여름일지도.

그 옆은 농협이었다. 'XX시 농협 대출액 1조 돌파! 고객여러분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지점장은 그 사실이 어지간히 자랑스러웠던 모양이다. 연이율이 2%라고만 해도 앉은 자리에서 200억이 굴러들어오는데, 자랑스러울만도 하군. 순백의 때묻지 않은 농협 현수막은 자신이 꼬질꼬질한 이웃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름을 뽐내고 있었다.

기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이 나라의 가계부채는 2010년대 1000조를 돌파한 이후로,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증가하고 있었다. 이 지방 도시의 인구가 5만 정도는 될테니, 다 합쳐 1조원 쯤의 빚은 있을법도 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게 들어가보면, 그리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째로, 도시에 은행이 농협만 있는 것도 아니고, 둘째는, 농협의 주 거래 고객들이 농부들이라는 점이었다. 농부들이란 본디 여름에 가난하고 겨울에 목돈을 만지는 족속들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현수막은 바로 어제 걸린 것처럼 깨끗했다. 국가의 농산물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겨울에 빚을 지기 시작한 농부들은, 절대 빚을 갚을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항상 그렇듯 여름에도 빚을 질 것이며, 가을의 소출은 새로 생겨난 채무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항상 그래왔다. 농부들이란 국가의 탄생 이후로 항상 소작을 지는 자들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고객 여러분의 덕분이라니. 지점장은 지금 자신에게 빚을 져 줘서 감사하며, 앞으로도 더 많은 빚을 져달라고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버스 앞자리의 라디오에서 여당 대통령 후보의 연설이 들려왔다. "...전국민에게 국가가 신용을 보장하는, 최대 5000만원의 대출을...". 하긴, 이런 나라에선 빚이 허물도, 치부도 아닐 테니까.

으레 나라란 그런 것이다.

고정닉 0

원본 첨부파일 1

1618804697918-8.png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지금 결혼하면 스타 하객 많이 올 것 같은 '인맥왕' 스타는?	운영자	24/10/28	-	-
849193	다음휴가땐 설빙가야지 ㄷ	라니리	22.01.03	15	0
849192	근데 난 탈갤콘은 커녕 기억하는 사람도 없더라 [14]	밀크커피	22.01.03	62	0
849191	양성류갤이 왜 심연인지 알고싶다면 [6]	ㅇㅇ(23.106)	22.01.03	31	1
849189	훈모를 "생명체" 라고 생각하는 놈은, 대가리 총맞은 놈임	KIM쓰렉	22.01.03	13	0
849188	벽이 좀비에 물리면 좀벽인가 [3]	모자란모자	22.01.03	26	1
849187	장발 이거 옆머리가 난관이었네 ㄷ [1]	강강수할래	22.01.03	44	0
849186	네이티브 제주어 ㄷ	변불칸	22.01.03	18	1
849184	저 전역하고 썰 풀개요 ㄷ	라니리	22.01.03	15	0
849182	훈모를 "생명" 같은 존재하는 무언가라고 생각하지마 부탁임	KIM쓰렉	22.01.03	18	0
849180	근데 사구 만화 김똘똘 어케 될 거 같냐	밀크커피	22.01.03	32	0
849179	카츠리카츠리카츠리 [9]	Camellia.	22.01.03	44	0
849177	그거거의다했다	ㄹㅋㄹㅋ	22.01.03	17	0
849175	롤체 피오라가 떠오르나 [1]	..음미	22.01.03	17	0
849174	난 탈갤콘에 등재되고 싶은데 사고를 안쳐서 [1]	오왕	22.01.03	39	0
849172	훈모는 그냥 생명체 자체가 아니야 절대로. 걍 모사된 오물임	KIM쓰렉	22.01.03	19	0
849171	중갤은 아직도 사람 많나 [1]	하루한달	22.01.03	14	0
849169	레헤머시기 업냐 [2]	지평선	22.01.03	16	0
849168	혼돈 성향같은 놈들이 훈모를 "생명체" 라고 생각하는거야	KIM쓰렉	22.01.03	13	1
849167	그래두 저 탈갤콘등재될거 더 업슴 [1]	라니리	22.01.03	29	0
849166	념글 에타보고 궁금한건데	(홈즈)	22.01.03	22	0
849164	질서 선인 내가 하는 말이니, 훈모 디지는 건 정의가 맞음	KIM쓰렉	22.01.03	16	0
849163	나 보니까 이제 나 더 이상 국가법으로 청년이 아니더라 [6]	오왕	22.01.03	51	0
849162	스파이더맨 vs 베놈 [7]	모자란모자	22.01.03	35	0
849160	제주어 뉴스 ㄷㄷㄷㄷ [1]	변불칸	22.01.03	25	1
849158	이게 처녀가 아니면 [4]	가능	22.01.03	34	0
849157	푸슈짤 한장 사라졋따....	라니리	22.01.03	27	0
849156	사구 이세계만화 이번화 마리안이 누구지? [2]	지름코드	22.01.03	37	0
849155	문피아 먼치킨 삼촌 그럭저럭 먹을만한데 표지때문에 거슬림 [1]	오왕	22.01.03	45	0
849152	n	그림먼저본다	22.01.03	13	0
849150	먹이좀그만줘씹새끼야	ㅇㅇ(211.197)	22.01.03	21	0
849148	대가리 중국식칼로 탕탕이쳐셔 여러갈래로 갈라져도 눈물	KIM쓰렉	22.01.03	14	0
849147	쓰레기대결) 23살 고졸무직백수 들어와라 [2]	ㅇㅇ(175.223)	22.01.03	26	0
849146	콜라보 가능성 생각하니까.. [2]	ㄴㅅㅇ(58.122)	22.01.03	15	0
849145	같이 롤체할 그녀석 구한데	지평선	22.01.03	11	0
849144	갤러리 정리하다 신기한거 찾음 [10]	어사일럼	22.01.03	64	0
849143	그건 그렇고 탈갤콘 언제 나옴??? [4]	모하비배달부	22.01.03	50	0
849142	죽어라	KIM쓰렉	22.01.03	16	0
849140	잘자콘 달아주세용 [6]	반룡은학원에간다	22.01.03	22	0
849139	제주도 사람도 제주도 방언 못알아듣는다는게 트루? [5]	변불칸	22.01.03	39	1
849138	훈모 니새낀 대가리 터트려 뇌수 기어나와서 1도 동정안듦	KIM쓰렉	22.01.03	16	0
849137	푸슈짤 난 소매넣기로 얻었음 ㅋㅋㅋ [14]	모하비배달부	22.01.03	90	1
849136	죽어서 자기가 믿는 세상에 가는거라면 [1]	Camellia.	22.01.03	27	0
849135	진지하게 문피아 망함? [4]	뭇찌	22.01.03	63	0
849134	인간모양의 바퀴벌레, 바퀴벌레만도 못한 유기물질 새끼	KIM쓰렉	22.01.03	12	0
849132	ㄴ 미소녀면 탈갤함	메릴다	22.01.03	19	0
849131	내일 출근하고 번돈으로 타블렛 중형 하나 산다. [2]	명구[진품]	22.01.03	21	0
849130	받짤써맛..? [8]	라니리	22.01.03	68	0
849129	에펙할 에펙 너만 오면 ㄱ(2/3) [8]	무친서폿	22.01.03	39	0
849128	생전에 나쁜짓하면 천국가서 고통받은거아닐까	D4C서부	22.01.03	15	0
849124	자아소실 vs 자아 있는채로 식물인간	강강수할래	22.01.03	1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