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느끼게 되는 지점이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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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나인 솔즈의 모든 스토리, 도교사상을 제일 잘 압축한 장면 - 나인 솔즈 마이너 갤러리

<진엔딩 보고 끄적여 보는 글. 심오한 사상으로 들어가면 글쎄요 님 말이 맞겠지>바로 이 장면.단순히 각자의 신념을 가진 태양들이 자신을 일깨워 주는 장면 같지만, 이 장면이야말로 도교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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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스토리 스포가 조금 있긴 한데 뭐... 

암튼 도교적 세계관에서는, 저기 나오는 주인공과 빌런들의 행동을 

'나쁜 행동'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뭐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그것도 결국 대도의 일부지 않아?" 식으로 받아들인단 말임.

사마귀와 메뚜기, 거미와 파리가 전부 도의 일부이며

단지 그 실현이 포식이라는 매우 잔인한 방식일 뿐이다... 같은 느낌.

기본적으로 '믿음으로서 의인이 되어 행하는 것'과 '신의 부재'로 설명되는

행동의 선악이라는 개념부터가, 기독교적인 맥락에서만 이해가 가능한 것이고.

서구 문명이 이 도덕률 중심주의에서 벗어나려면 니체까지 기다려야 했던 거고...

A가 B의 금괴를 훔쳤다고 하면 기독교적 사유에서는

A의 양심을 탓하면서 이걸 A의 '악한' 행동이라고 여기지만

노자 도덕경에서는 '아니, 애초에 B는 왜 금괴를 눈에 띄게 자랑하면서 A의 물욕을 자극하였나?' 라며

이게 B의 '어리석은' 행동이었다고 평하잖아.

그렇게 생각해보면 선협에서 인간 학살로 단약 만들기 같은 게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것도, 근데 중요한 내용이 아닌 것도 쉽게 이해가 가능한 게

그냥, '다른 수단으로 수련할 여력이 안 되는 인간이' '잔인한 수단에 손을 대는 것'은

주어진 구조에서 도가 실현되는 하나의 방식에 불과할 수도 있겠다는 관점 아닐까 함.

굳이 서구적 용어를 빌린다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판단' 식으로 말하는 그거요.

개개인의 도덕적 책임이고 나발이고, 내가 안 하면 다른 누군가가 할 것이기 때문에

어거지로 막으려고 해 봤자 절대 안 되는 그런 거.

그러니까 싸패처럼 사람 죽여대는 신선이래 봤자

결국 그 현상이 일어나게 된 구조를 만든 놈들한테 책임을 돌리면 돌렸지

그냥 일회성 악역으로서, 주인공이 가는 길에 한 번 발에 채이고 말 정도 이상의

어떤 윤리적 가치를 함의하는 것은 될 수가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듬미다.

근데 그렇다고 딱히 선협 읽어보고 싶지는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