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목은 성수로 걸어갔다. 그는 성수 곁에 있는 고목의 껍질을 떼어내 가볍게 손으로 문질렀다. 그가 껍질을 가루로 만들고는 옥천왕에게 물었다.

"성인의 길은 백성의 생활과 다를 것이 없다. 이것이 천성교의 교의이지요. 옥천왕, 정말로 천하의 대도를 우리 천성교의 교의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옥천왕이 고민하다가 말했다.

"교주의 질문은 너무 심오합니다. 저로서는 타고나기를 우둔해 교주의 말에 현명한 대답을 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과거에 인간에게 그 어떠한 길도 없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어느 한 곳을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곳에 길이 생기는 것이지요."

진목이 고개를 끄덕이자, 옥천왕이 말을 이었다.

"그러나 길이 생겨난 후에 비바람이 길을 진흙탕으로 만들어버리니 길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사람들은 길에 돌판을 깔아 비바람이 몰아쳐도 그 길을 지나다닐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후에 인간은 걷는 게 느리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바퀴를 만들고, 마차를 만들어, 그 위를 달렸습니다.

제 생각에 인간은 길을 창조하는 자입니다. 그러니 천하의 대도도 원래부터 정해져 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이 창조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진목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옥천왕이 계속 말했다.

"후에 인간은 마차가 느리다고 느끼고는 하늘을 비행하는 배를 만들어냈습니다. 비록 지금의 현동과 현금은 아니지만, 광석에서 제련해낸 동과 금을 이용해 그것들을 만들었지요. 또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멀리 떨어져서 살게 된 사람들이 서로 소식을 전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비서와 전신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니 저는 인간의 창조에 따라 천하의 대도도 바뀌거나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목은 옥천왕의 말을 듣고는 자신의 앞에 우뚝 서있는 성수를 바라봤다. 성수에게는 하나의 몸통밖에 없었지만, 성수는 위로 갈수록 수많은 가지가 되어 갈라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옥천왕이 계속 말을 이었다.

"과거 북방에서는 겨울이 오면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먹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행선이 며칠 만에 남방의 식품을 북방으로 운반해주지요. 과거 황폐한 산과 더러운 강에는 요마가 날뛰었습니다. 지금은 법술로 지리를 바꾸어 이를 푸른 산과 깨끗한 강으로 바꾸었죠. 과거 토지는 메말라 많은 곡식을 생산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메마른 땅도 법술을 사용하여 비옥한 토지로 바꿀 수 있지요."

옥천왕이 숨을 고르고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비, 바람, 번개는 기상현상이었습니다. 현세의 사람들은 이미 비, 바람, 번개를 다룰 수 있게 되었죠. 교주, 우리는 이미 천하의 대도를 바꾼 게 아닐까요?"

우둔하기는 개뿔

말하는것만 들으면 현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