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하지만 이 감동도 곧 끝이로군요.

판타지 갤러리

1/1

판갤러 일동은 고닉 '코코아볼'의 수능을 응원합니다. (판갤러들의 축하메시지) 감사합니다. 작성자 : 헤

“하아, 하지만 이 감동도 곧 끝이로군요.앱에서 작성

진극한알록달록(211.234) 2024.11.10 06:29:02

조회 51 추천 1 댓글 0

7beb8975b68060f123e68490479c706440f2cb8e0f3e311f0141ed61ece128db3a0f6502b77662dcc428689042eaa50ecf1431

그녀가 서랍에서 작은 앰풀 하나를 꺼내며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것을 보자 심하게 인상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저 앰풀은 ‘그녀’를 떠오르게 한다.

그녀는 피를 똑 닮은 물약이 들어 있는 앰풀을 따며 씁쓸하기 그지없는 미소와 함께 읊조리는 것이었다.

“당신은 모를 거예요, 이 약이 얼마나 지독한 것인지.”

“……알아요.”

나는 조그맣게 중얼거리며 그녀가 그 약을 입속에 털어 넣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잠깐 눈을 감은 채로 고개를 젖히고 있었다.

나는 그런 텔레레이디를 바라보며 내 10대를 함께했던 그녀가 떠올라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잠시 후 그녀의 몸이 엷게 떨리며 감은 두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저 약을 먹으면 눈물이 흐른다고 한다.

그리고 이윽고 정신을 차린 그녀가 손가락으로 계속 쏟아지는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이것으로 텔레마코싱이 끝났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나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조금 숙여 인사했다. 그 약이 무엇인지 궁금한가?

그녀가 말했다.

“몇백 번을 해 봐도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끔찍해. 아, 죄송합니다. 혼잣말이에요.”

그건 지금까지의 통화 내역을 모조리 그녀의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는 약이었다.

사람들은 텔레마코스를 통해 아주 비밀스러운 통화를 할 때가 많고 그 때문에, 그것을 연결해 주는 텔레레이디들은 기밀 유지를 위해 통화가 끝난 후, 약을 마셔 통화 기억을 머리에서 지워야 했다

이제 그녀는 자신이 이자벨 님을 봤다는 것도, 내가 동료를 구하기 위해 곧 마키시온 제국으로 가야 한다는 것도 모두 망각했으리라. 그때 그녀가 말했다.

“저어, 저는 지금 기억이 지워져서 당신이 땀투성이로 이곳에 들어왔을 때의 모습까지만 기억하지만요. 당신 참 멋진 사람이네요.”

“예? 그걸 어떻게 알죠?”

“이것 보세요, 이 손가락.”

눈물로 얼룩진 그녀가 왼손을 보여 주며 방긋 웃었다. 그녀는 새끼손가락부터 세 개의 손가락을 굽히고 있었다.

“그게 무슨 의미죠?”

“비밀이지만, 저는 기억을 지우는 약을 마시기 전에 이렇게 표시를 해 둬요. 제가 텔레마코싱해 드린 분이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면 하나를 굽혀 놓고, 제법 멋진 사람이라면 두 개를 굽혀 놓고, 아주 마음에 들었다면 세 개를 굽혀 놓거든요. 그래서 기억을 잃은 뒤 제 손가락을 보고…… 아아, 내 손가락이 두 개 굽혀 있으니까 이 사람은 멋진 사람이었구나 하고 짐작하는 거예요. 무슨 통화를 했고 이름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최소한 제가 통화를 연결해 준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는지는 알고 싶은 거예요. 보세요, 이렇게 당신은 세 개나 굽혀 있으니까 아주 좋은 사람이에요.”

그녀가 약의 후유증으로 계속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그렇게 말했다.

나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왕궁 마구간이 있는 곳을 향해 줄기차게 내달리는 와중에도 내 머릿속은 예의 텔레레이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그녀 역시 텔레레이디였다.

그녀가 했던 말이 있다.

“기억을 지우는 약 따위는 없어.”

그녀 역시 그 약을 몇천 번은 마셨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깨달았다. 그건 기억을 지우는 지우개가 아니라, 기억 위에 새카맣게 덧칠을 해서 볼 수 없게 하는 검은 물감이라는 것을.

텔레레이디는 보통 20대에 그만두게 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약의 부작용 때문에 그 이상 텔레마코싱을 계속하면 정신이 돌이킬 수 없을 부서져 버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불행하게도 너무 일찍 정신이 붕괴했다.

아직도 내 몸 구석구석에 그녀의 눈물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아아, 이제 기억이 났다. 그 약의 이름은 므네모시아(Mnemosia), 어원은 ‘소중한 기억’이라고 한다.

S.K.T. 1권 | 김철곤

[예스24 eBook]

http://www.yes24.com/24/goods/119285085

[전자책]S.K.T. 1권 - 예스24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호스트 엔디미온 키리안.기사가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천직도 때려치우고 부푼 꿈을 안고 상경해 드디어 스왈로우 나이츠에 입단한다.그런데 이 기사단...어딘가 수상쩍다?기사가 된 전직 호스트 미온 군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www.yes24.com

- m.blog.naver.com/hello4851

섬짓하고, 기이한 이야기가 다수 있습니다.

고정닉 1

원본 첨부파일 1

66933287-92E1-49A0-93E1-09AAF481FEF9.jpg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축의금 적게 내면 눈치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1	-	-
6778553	동덕여대...gif [7]	올고빔.	01:31	123	1
6778552	근데 송재림이 누구냐	gozaus	01:31	56	0
6778551	이기고 싶으면 걍 미드나 정글을 해 [3]	ㅇㅇ(121.145)	01:31	18	0
6778550	근데제가bl시장은잘모르는데여성향음지시장은리디북스로옮겨진거같던데 [3]	쌍니은(순결한처녀만좋아함)	01:31	28	0
6778549	...나유타 죽은거 확정이냐 [2]	까름칙	01:31	37	0
6778548	나도 옆으로 누워서 팔에 상체가 눌려서 잠이 잘 안오나	퓌캬륀	01:30	8	0
6778547	오늘 그림은 걍 자고 점심에 재업하는 걸로...ㅠ [3]	김태만	01:30	26	0
6778546	아 근데 조아라 나이트노벨 광고 날라왔더라 [4]	alembic	01:30	27	0
6778545	개좆니케 좀 많이 돌아가긴 했지만 성공적으로 끝났다... [1]	도도봉	01:30	35	0
6778544	나는뭐지 [2]	우므	01:29	13	0
6778543	쿠소가키한테 성상납 <- 꼴림 [1]	폭유밀프모락	01:29	31	0
6778541	늦은밤의 하트튠 <<< 요즘 럽코 작화력 1황임 ㅇㅇㅇ [2]	alembic	01:28	29	0
6778540	다이나믹 마이크라는 걸 샀는데 이거 많이 복잡하네 [9]	군다	01:28	23	0
6778539	체인쏘맨 솔직히 재밋는듯?	저지능	01:28	20	0
6778538	오늘도 롤 원딜 탈출 포변 계획은 실패했다 [3]	backlot	01:27	37	0
6778537	커피를 두잔이나마셧더니 수면유도제 먹고도 잠이안옴 [2]	gozaus	01:27	16	0
6778536	유부녀와 금태양....manwa [8]	엘레베스	01:27	85	0
6778535	예전그라가스 ㄹㅇ 말도 안 됐는데	ㅇㅇ(121.145)	01:26	23	0
6778534	너희들 누가봐도 비처녀인 짤을 올리고 홈즈라고 음해하지 말란 말이다	쌍니은(순결한처녀만좋아함)	01:26	12	0
6778533	오랜만에 노피아야설이 보고싶은날이군 [4]	어사일럼	01:26	31	0
6778531	오늘도 또 공부못하고취미안하고 야한거만봤어 [2]	재미교쓰리	01:26	22	0
6778529	잘자요 여러분	소일렌트그린	01:25	8	0
6778528	롤 스태틱 디게 이상해졌더라 [2]	외티.	01:25	44	0
6778527	세상이증오스러움 [1]	뇽룡이	01:25	14	0
6778526	아카의 머릿속이 궁금하다	루잭	01:25	9	0
6778525	모두들 마케도니아 왕국 대역 꿈 꾸면서 잘자룽... [3]	ㅇㅇ,(58.29)	01:24	22	0
6778524	유키노라는 캐릭 왤케 좋지......	유동성까마귀	01:24	11	0
6778523	우왓 향긋한 홈즈냄새 [3]	ㅈㅅㅋㅇ	01:24	28	0
6778522	오등분의 신부 요츠바 엔딩 나만 좋았냐? [4]	지름코드	01:24	26	0
6778521	버러지가 내 붕스 계정에 들어간지 1시간 30분째 [2]	(모리어티)	01:24	26	0
6778519	아 섹스 [1]	gozaus	01:24	12	0
6778518	목요일이 수능인가	홈즈,	01:24	15	0
6778517	다나가주세요	당빠	01:23	11	0
6778515	약간 원래 극혐하던 상관이나 정적한테 능욕 당하는류도 좋은듯 [2]	ㅇㅇ,(58.29)	01:22	31	0
6778513	내가 재미교쓰리는 아닌데 이거 트위터에서 좋아서 주워옴 [11]	Dante	01:22	55	0
6778511	미드 그라가스는 이제 못쓰나 [11]	backlot	01:21	56	0
6778510	그먼본이 좋아하는 약간은 포동한 그립감.Pixiv [3]	홈즈,	01:20	41	0
6778509	ts)이화여대에 신입생으로 입학한 10년차 디시인이 되었다. [1]	쌍니은(순결한처녀만좋아함)	01:20	32	0
6778508	자취하고싶군	루잭	01:20	19	0
6778507	수리남 ㅅㅂ 다봣다 ㅋㅋㅋㅋㅋ [2]	ㅎ^	01:20	34	0
6778506	나 우울증약 먹고 탈모가 많이 나은것같음 [1]	STGM	01:20	20	0
6778505	야스오의 암울한 체급에 눈물이 나는구나 [9]	친필사인	01:20	37	0
6778504	성상납 좀 꼴잘알이긴 함 [4]	지평선,	01:20	34	0
6778503	나나쿠사 하즈키는 왜 야한가?	ㅇㅇㅇ(126.159)	01:20	10	0
6778502	체인소맨 2부 제발 안 망했으면 좋겠다 [3]	이매량망	01:20	28	0
6778501	근데 난 사실 철야검도만화 << 전생물이길.바랐음	alembic	01:19	31	0
6778500	에식 근데 애니부분이 딱 하이라이트라며	밤나무	01:19	10	0
6778499	셀레오브 엔딩곡 풀버전나왓내	뇽룡이	01:19	11	0
6778498	성상납이라는거 약간 중세 판타지랑 현대가 느낌이 다른듯	ㅇㅇ,(58.29)	01:18	21	0
6778496	금요일에 폭우내리면 좋겟네	ㅇㅇ(218.144)	01:18	1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