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 "오늘 여기 오기 전에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너하고는 접점이 있을거야'라고 충고하더군요.
그 말대로입니다. 어떤 식으로 접점이 있냐하면, 전학련이 사상을 통해서 육체로부터 폭력에 이르기까지를 논리적으로 연결 시켜내는 것을 너도 인정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접점에 대해 너하고 뭔가 이야기 할 건더기가 있을거라고 해서 나는 여기에 온 것 있습니다."
"그리고 나하고 제군들의 정치사상은 정반대라고 합디다. 정말 반대겠지만, 단지 나는 지금까지 일본 지식인들이 사상과 지식에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만으로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모습이 지긋지긋하게 싫습니다.
전학련 제군이 한 일들을 전부 긍정하지는 않지만 다이쇼 교양주의로부터 유래하는 우쭐대는 지식인의 콧대를 꺾었다는 공적은 절대적으로 인정합니다."
"말라르메가 '모든 책을 읽었노라. 아아 육체는 슬프다. 모든 책을 읽었노라'라고 했을때 말라르메의 허리가휘었는지 곧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식인의 탄식이란 '모든 책을 읽었다'는 곳에서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일본에는 탄식하지 않는 지식인이 너무 많습니다. 모든 책을 읽지 않고 100권, 1000권의 책을 읽었다고 안심합니다. 여기에도 안심해버리는 죄악이 있습니다. 나는 일본인의 안심해버린 눈속에서 뭔가 불안을 읽어내려 합니다. 테레즈 데케루는 여자지만 남자에게도 그런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군들과 나 사이에 어떤 공감이 있을까 하고 이야기 하러 왔지만 나는 결코 제군들의 지지자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서로 상대를 이해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고 오늘은 이야기로 한판 붙어보고 싶습니다."
전공투 - "우선 미시마 유키오 씨께 저희 쪽에서 첫번째 질문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미시마 유키오 씨는 문학가, 소설가이면서 왜 그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 속의 자기육체라는 문제를 제기합니까?
현실에는 주간지 따위에 사진을 게재하거나 영화를 찍고 있으신데 그런 짓을 하는 감각의 원점은 도대체 무엇인가를 묻고 싶습니다."
미시마 - "감각의 원점이라 뭐 이런일은 별로 정치와 관계없는 일인데, 나는 어릴 떄부터 몸이 좋지 않아서 문학을 했습니다. 나는 문학이란 몸이 약한 놈이나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죠. 소설가는 삼라만상과 연관을 가져야만 한다, 다재다능은 아니지만 인간성의 모든 것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뭔가 이해하고 접촉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것이 내가 육체에 의문을 가진 동기입니다.
정신은 육체 밖으로 나올 수 있을까, 이것은 내가 항상 생각해온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자기 육체 밖으로 1밀리미터도 나오지 못하니까요. 이런 불합리한 일 또 있을까? 우리 육체 밖으로 나오는 것은 하품이라든가 기침이라든가 침이라든가 배설물이라든가, 몸에 필요 없게 된 것뿐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는 자기 육체의 피부 밖으로 단 1밀리미터도 자아를 확장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꽉 막힌 육체 속에서 정신의 자아만이 무한하게, 이상하게 암세포처럼 증식하여 퍼져 나갑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말하는 문학가는 육체를 무시한 정신의 증식 작용에 평생을 걸고, 마치 자기가 정신에 의해 세계를 포괄하고 지배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 있습니다. 도대체 왜일까? 나는 육체의 확장을 꾀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해본 결과, 육체란 어떤 의미에서 정신과 비교하여 아주 보수적이라는 사실, 그리고 정신이란 얼마든지 첨예하고 진보적이 될 수 있느 반면 육체란 단련시키면 시킬수록 동물적인 자기 보존 본능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 이것이 육체에 대한 흥미로운 발견이었습니다.
육체란 그렇게 존재 자체 이외와는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며 존재 외부의 것은 아무것도 터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육체의 모서리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나는 그 보더라인, 바운더리에 강한 흥미를 느꼈습니다.
우리들 피부가 여기 있죠, 피부 밖에 세계가 접하고 있습니다. 그 접촉점에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이것이 내가 생각한 최초의 의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단지 머리만 갖고 생각할 때 우리는 그런 의문을 완전히 넘어서서, 어디라도 경계 없이 가버리기 떄문입니다. 내가 현재 갖고 있는 아주 래디컬한 보수적 정치 사상이란것은 어떻게 보면 육체에 대한 사유 방식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 생각 해도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청중 웃음)
이사람들 왜 팬미팅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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