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야?” 봉투에 적힌 글을 읽으면서도 나는 물었다. ‘펜이 죽으면’. 펜의 필체였다. “그녀가… 나에게 편지를 썼다고?”

“응.” 아마릴리스가 말했다. “나는 말렸어. 그녀는 죽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해서 나에게 잠시 기다렸다가 너에게 주라고 했지만, 너에게는 이미 일주일이 지났고, 나는 들어가야 하니까… 거기에 뭐가 적혀 있는지는 모르지만, 도움이 될지도 몰라.”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방 안으로 성큼 들어갔다. 발렌시아와 솔라스가 그녀를 따라갔고,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곧 보자.” 아마릴리스는 문을 닫으며 말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편지를 응시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주니퍼에게,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나는 죽은 거야. 아마 슬픈 일이겠지.

마리는 내게 이 편지를 쓰지 말라고 했어. 왜냐하면,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네가 죽은 후에 열어볼 편지를 쓰면 체호프가 무덤에서 일어나 직접 널 쏠 거야.’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내러티브에 몰두하고 있고, 난 그게 말이 안 된다는 네 의견에 동의해. 내가 죽으면 그녀는 '내가 그랬잖아’라고 한 번 더 말할 수 있겠지.

‘네가 죽은 후에 열어볼 편지를 쓰면 체호프가 무덤에서 일어나 직접 널 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