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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퓌인데 신작 5화썼다

ㅈㅅㅋ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25 22:54:02
조회 64 추천 0 댓글 5

분명히 마지막으로 만남의 광장을 봤을 땐 분위기가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도대체 무슨 자랑글을 썼길래 이렇게 된 거야?

서둘러 게시판을 쭉 내리며 여우가 쓴 글을 찾아본다.


[자기가 인간이라고 주장하던 얘 직접 만나고 왔다]

-짐승

(친구 목록에 손님 1 계정 하나만 존재하는 캡처 사진 첨부)

ㅋㅋ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이번엔 진짜더라 ㅇㅇ

찐하게 데이트 즐기고 왔다 ㅋ


[댓글(81)]

-나리

진짜라고??? 진짜라고???? 진짜라고??

ㄴB.C

진짜겠냐고. 걍 인증 하나도 없는데. 짐승년이 헛소리 하는 게 한두번 있던 일이냐?

-롱충이

아니 인미새가 인증한 거면 진짜 아니냐? 진짜 인간이라고?

ㄴB.C

걍 언제나의 발작이라니까?? 왜 이렇게 반응이 좋아?

ㄴ롱충이

저 미친년이 인간 가지고 거짓말하진 않잖아;;;


“...아.”


이건, 불탈 수밖에 없네.

날 만난 걸 자랑하고는 싶고 그렇다고 선을 넘고 싶진 않고.

제대로 된 인증 없이 저런 글을 올리면 당연히 말이 나올 수밖에 없지.

그 뒤로 이어진 반응은 뭐, 다들 예상할 수 있다시피.


[인증없으면짐승년진짜미친걸로판단하고신고때림 ㅇㅇ]

-롱충이

평소에 발작글쓰는거 참아줬는데 이건 선넘었음 ㅇㅇ


[아 진짜 내가 제이ㄹ 먼저 댓글달았는데]

-나리

난 왜 걍 보기만 했지? 아 아 아 아 아 아 아 

[댓글(1)]

-B.C

걍 주작글인데 얜 왜 또 우울발작하냐???


[걍 짐승년이 미쳐서 주작글 싸지른거임 ㅇㅇ]

-B.C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지금껏 탄생하지 않던 인간 초월자가 지금 탄생한다? 말이 안 되지.

애초에 아직도 인간이 남아있는 세계가 있는지 아무도 모르잖아?? 

그 긴고아처럼 분탕치려고 주작한거지.

일단 확실한 건 진짜 인간 초월자 탄생해도 저 짐승이랑은 데이트 안해줌 ㅇㅇ

[댓글(3)]

-롱충이

글은 길어서 안 읽었는데 막줄 보고 박수침.

-나리

글 내용엔 동의 안 하는데, 마지막은 인정함.

-짐승

 ㅋ.


주작이라는 반응 절반.

일종의 자랑글을 올린 여우를 욕하는 반응이 절반씩 섞여서 올라오고 있었다.

대충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한 난, 쓴웃음을 지으며 여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손님 1]

-;; 이건 그냥 자업자득 아님?

[짐승]

-한 번만 도와줘 ㅠ 이대로면 관리자가 와서 밴할 거 같단 말이야.

[손님 1]

-관리자가 있어, 여기?

[짐승]

-ㅇㅇ 규정 어기면 밴하거나 와서 물리적으로 처벌함.

[손님 1]

-무섭네...


물리적으로 처벌하는 관리자가 존재한다니, 무섭네.

솔직히 이건 여우의 자업자득이지만, 이대로 여우가 밴당하는 것도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단 여우는 내게 무척 호의적이니 말이다.


[손님 1]

-그럼, 대충 내가 인간이라는 것만 인증하면 되는 거야? 사진 같은 걸로?

[짐승]

-애초에 사진은 거기 못 올려. 그냥 인간이라고만 말해주기만 해도 돼. 관리자가 밴 안 하는 게 가장 큰 증거니까.

[손님 1]

-그래?

[짐승]

-응. 개인 정보는 함부로 남에게 주면 안 된다고 했잖아.


뭐, 사진 같은 것도 없이 그냥 글만 올리면 된다면야 부담 가질 것도 없지.

그렇게 생각한 난 빠르게 불타는 게시판의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글을 작성했다.


[짐승님 덕분에 탑 1층 무사히 깼습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손님 1


탑 처음이라 진짜 너무 떨렸는데, 짐승님 덕분에 무사히 클리어할 수 있었어요.

등반 꿀팁도 많이 알려주시고, 검 휘두르시는 모습이 진짜... 너무 멋졌습니다!

이런 기회가 또 있을진 모르겠지만, 다음에 또 도와주신다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직 초보라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ㅠㅠ...


음, 대충 이 정도면 충분하려나?

뭔가 갑자기 게시판의 타겟이 나로 바뀌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글을 올리니.


[댓글(86)]

-나리

짐승년 답장 받아라. 보고 있는 거 안다.

-활활활

평소에 글에서 인간 냄새난다고 하던 게 뭔가 싶었는데, 이젠 뭔지 알겠네. 흐흐흐...

ㄴ나리

ㄹㅇ ㅋㅋ

-B.C

얘들아 정신 차려. 인간 초월자?? 그딴 건 없으니까. 짐승이랑 손님 1 둘 다 주작임. 조금 있으면 둘 다 밴 당할거라고 장담함 ㅇㅇ

ㄴ롱충이

님 진짜 왜 이렇게 이 악뭄???

-유유히

일단 짐승년은 밴하는 게 맞는 듯?

-세모삼각세모

혹시 검술에 관심이 있으면 연락하세요. 친절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


“어... 괜찮은 건가, 이거?”


인증글이라고 해야 할까, 여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을 뿐인데 정말 폭발적인 반응이 돌아온다.

근데 그 반응의 대부분은 어째 여우에게 부정적인 반응인 것이, 제대로 수습한 거 맞아?


[손님 1]

-어. 이대로 괜찮아? 뭔가 더 욕먹는 거 같은데.

[짐승]

-ㄱㅊ. 이대로 며칠 좀 욕먹고, 스파링 상대 되어주면 잠잠해짐. 긴고아급으로 사고 친 것도 아니니까.

[손님 1]

-괜찮다면 다행인데. 더 뭔가 글 같은 건 안 써도 되지?

[짐승]

-ㄴㄴㄴㄴ 지금 더 글쓰면 나 진짜 몰매 맞음;;


“음...”


댓글들이 여우에 대한 질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보이지만,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든다.

여우가 나를 만난 게 부러우면 그냥 자기들도 나한테 연락하면 되는 게 아닌가?

이상하게 여우를 욕하는 댓글만 잔뜩 달리고 나에게 개인 메시지가 오지는 않는다.

여우처럼 먼저 메시지를 보내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 난 여우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본다.


[손님 1]

-근데, 댓글은 활발한데. 메시지는 하나도 안 오네. 다들 주작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짐승]

-아 그거? 긴고아라고 사고 친 애가 만든 규칙 때문에 그래.

[손님 1]

-긴고아? 사고?

[짐승]

-분신으로 다중 계정을 만들어서 분탕치고 다녔거든. 그래서 이제 신규 회원은 대화방을 하나밖에 못 만들어. 

[손님 1]

-아...

[짐승]

-10층 도착하면 제한이 풀리니까, 다들 그때만을 기다리는 거지. 뭐. 


여우의 이야기를 듣고 프로필을 다시 확인하니, 내 프로필 옆의 새싹 마크가 보인다.


[손님 1]

-인간, 20대 남자. 

-본인만의 특색있는 프로필을 꾸며주세요!

-신규 회원입니다. (등급 상승까지 1/10층)


한 가지 의문이 풀렸지만, 그보다 더한 의문이 내게 남는다.


[손님 1]

-하나만 더 물어봐도 돼?

[짐승]

-ㅎㅎ 뭐든지 물어봐. 뭔데?

[손님 1]

-그. 초월자들 대부분이 다 인간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왜 그런 거야?


아무리 뉴비가 반갑다고 하지만, 이 매칭 앱의 초월자들 대부분은 내게 호의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 호의의 이유 대부분이 내가 인간이어서인 것 같은데 왜 그런 거지?

그러한 내 의문에 여우는 시원스럽게 내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짐승]

-뭐, 일단 아직까지 인간 초월자가 없어서 그런 게 크긴 해.

[손님 1]

-...난 초월자가 아닌데?

[짐승]

-곧 초월자가 될 사람이니까. 넌. 그리고...

[손님 1]

-그리고?

[짐승]

-인간은 호감 종족이니까. 응.

[손님 1]

-호감 종족은 또 뭐야?

[짐승]

-호감 종족은 호감 종족이야!


호감 종족이라니, 다소 어이없는 네이밍에 웃음을 터트린다.

그러고 있으니 여우가 다소 얼렁뚱땅 이야기를 끝맺는다.


[짐승]

-슬슬 일일 제한 한도에 걸릴 거 같아서,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하자! 내일 또 봐!

[손님 1]

-아, 오늘 도와줘서 진짜 고마웠어.

[짐승]

-흐흐. 내일 또 봐!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그대로 여우는 더 이상 메시지를 보내오지 않았고, 나는 조용히 폰을 내려놓는다.

여전히 한참 살벌한 분위기인 파트너 서비스를 더 구경할 생각도 들지 않는다.


진짜, 오늘은 뭔가 엄청나게 일어났다.

딱 30분, 그 정도만 탑에 있었을 뿐인데.

대통령이 갑자기 나를 콕 집어서 담화문을 내놓질 않나, 초월자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질 않나.


오늘 있었던 일은 앞으로 일어날 일의 예고편일 뿐이라는 걸 잘 안다.

난 계속해서 탑을 오를 것이다. 

그리고 끝엔 믿기지 않지만 내가 초월자로 초월하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지만, 여우가 말한 대로 익숙해져야겠지.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으니까.


하지만 그 전에, 반드시 해야 할 게 있다.


“...가챠. 돌려볼까?”


잠을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오늘 탑을 클리어하고 얻은 보상을 사용해 본다.


[무작위 보상 티켓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예.”


손안의 티켓이 번쩍이며 빛을 발하고, 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모습을 지켜본다.

과연, 여기선 뭐가 나오려나?

제발 괜찮은 게 나와서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속으로 빌며 눈앞에 빙글빙글 돌아가는 룰렛을 바라보고 있으니.


[메두사의 빗]

-머리카락, 혹은 털을 깔끔하게 다듬기 좋은 도구다. 필요가 없어졌어도 계속 지니고 있던, 누군가의 애착이 깃든 물건.


“빗? 아, 유물인가...”


유물.

뭔가 특별한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딘가 써먹을 데도 없지만, 탑의 설명이 붙은 물건들이다.

특별한 건 없지만, 일단 탑 출신이다 보니 따로 그것만 모으는 수집가도 있다고 들었다.

당장 미국의 유명 등반가, 토니 머스크가 유물들을 무한 수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니까.


“꽝이긴 한데, 그렇게까지 꽝은 아닌가...?”


뭐, 스킬북 같은 게 안 나온 건 아쉽지만 유물이라면 그렇게 나쁜 건 아니다.

수집가들에게 판매해서 돈으로 교환할 수도 있으니, 뭔가 이상한 저주가 붙은 장비가 나온 것보단 났지.


“...얼만지 나오나?”


혹시, 가격이 꽤 나가는 유물이 아니려나?

그런 기대감을 품고 슬쩍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확인해본다.

어디 보자, 토니 머스크가 따로 유물들을 모으기 위해 만든 사이트를 확인해 보면.


찾았다.

메두사란 이름이 붙은 유물 가격이?


“일, 십, 백, 천, 만, 십만?”


유물은 탑을 오르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도 않는 단순한 골동품이다. 

그런데도 기본적인 가격이 십만 달러 단위에서 시작한다니.

지금 박살난 환율을 생각하면, 거의 유물 하나당 3억원을 기본으로 잡고 시작하는 셈이다.


“와...”


이거 하나만 팔아도 3억이라니?

예상치 못한 소득에 기분이 좋아진다.

뭐, 내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이런저런 준비를 하긴 해야겠지만 말이다.

음, 여우가 알려준 가면을 쓰는 걸로는 좀 불안한데 뭔가 더 준비해야 할까?

소설 같은 데에서 보면 대리인 같은 걸 준비하던데, 나도 그런 사람을 구해야 하나?


기분 좋은 상상을 하고 있으니, 천천히 잠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원래 알바를 끝내고 돌아오면 내일이 오는 게 싫었는데, 이젠 아니다.

오히려 내일이 오는 게 기다려지지.

그렇게 길었던 하루가 끝난 다음 날.


[짐승]

-안녕~ 좋은 아침. 난 준비 다 됐어! 부르고 싶을 때 불러! 바로 갈게!


아침부터 온 여우의 메시지에 실실 웃음이 나온다.

어제 있었던 일, 내 망상이나 꿈이 아니구나.


[손님 1]

-아침밥만 먹고 바로 갈게. 얼마 안 걸릴 거야.

[짐승]

-(대충 여우가 따봉 날리는 이모티콘)


여우와 대화를 나누며 아침밥을 간단하게 먹으며 잠시 파트너 서비스의 상황을 살펴본다.


[AB-7 구역에서 같이 싸우실 분 구합니다.]

[정기 연금술 교류회 개최 알림]

[아직도 글 안 쓰는 그 새끼 좀 화나네...]

[벌레 잘 잡는 사람 구함]


어제는 말 그대로 여우에 대한 성토만 가득했던 게시판이 이제는 조금은 진정된 모습이다.

여전히 여우를 질투하는 글들이 안 보이는 건 아니지만, 맨 처음 봤던 분위기가 돌아왔다.

여우 말대로 며칠만 더 놔두면 진정될 느낌이네.


“좋아. 그럼 슬슬 들어가 볼까?”


[현재 등반 중인 탑 목록]

-초월의 탑(대한민국)

-입장하시겠습니까?


“예.”


상태창을 켜고 탑 입장 버튼을 누르니, 순식간의 주위의 풍경이 살풍경한 회색빛으로 뒤바뀐다.

다시 탑에 들어온 것이다.


맨 처음 들어왔을 땐 그저 두려웠을 뿐이지만, 이젠 아니다.

든든한 아군이 함께한다는 걸 이젠 아니까.


[손님 1]

-지금 들어왔어. 소환 신청 보내줘.

[짐승]

-(여우가 뛰어가는 이모티콘)


[짐승에게서 소환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들어온 소환 요청에 응답하자, 어제와 마찬가지로 번쩍이는 빛이 터지더니.


“안녕~ 잘 지냈어?”

“덕분에.”


활기찬 목소리와 함께,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여우가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흐흫. 흫.”

“...?”


내 얼굴을 본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오는지, 여우는 날 만나자마자 헤실헤실 웃음을 흘렸다.

그리곤 곧장 내게 다짜고짜 익숙한 형태의 병을 내밀었다.


“자, 받아.”

“이건... 엘릭서?”


지난번, 파트너 서비스의 상점을 둘러볼 때 엘릭서를 사지 말라고 했던 게 괜한 소리가 아니었던 걸까?

여우는 말 그대로 품에 한가득 엘릭서를 가지고 와서 내게 선물하고 있었다.

내가 알기로 엘릭서는 개당 수십억은 기본인데, 그게 이렇게나 많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상황에 내가 할 말을 잃고 얼어붙자, 내 반응을 안 좋은 쪽으로 해석한 걸까?

여우는 당황하며 내게 변명을 내뱉었다.


“그. 원래는 검을 선물해주고 싶었는데. 내가 소환권 레벨이 그리 높지 않아서. 괜찮아! 조금만 기다리면, 소환권 레벨 높여서 올 테니까!”

“...소환권 레벨?”

“그. 소환 요청하려면 필요한 건데, 그냥 루비 많이 내면 높일 수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어, 응.”

“솔직히 너 만날 줄 알았으면, 진작에 미리미리 레벨 높여놨지!”


여우는 진심으로 억울하다는 듯 그렇게 소리치곤, 그대로 내 품에 엘릭서를 넘겨줬다.

그러한 여우의 모습에 난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괜찮아. 나한테 딱 필요한 거 같은데.”

“그, 그래?”

“응. 완전 고마워. 내가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고맙네.”

“뭘 이 정도로. 엘릭서는 많으니까, 필요하면 언제든지 부담 갖지 말고 부탁해!”

“정말 고마워.”

“흐, 흐흠.”


엘릭서를 받은 내 감사 인사에 여우가 헤실헤실 음흉한 미소를 다시금 짓더니, 이내 고개를 흔든다.


“크흠. 아무튼! 오늘은 시간도 많으니까, 후딱 2층 클리어하고 검술 연습이나 하자.”

“검술 연습?”

“응. 내가 검을 알려준다고 했잖아. 일단 오늘은 기초부터 알려줄게.”

“어... 내가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괜찮아! 하나도 안 어려우니까. 엄청 쉬워!”

“그, 그래?”


으음, 검술 연습이라.

여우는 무척 이해하기 쉽다고 하는데. 

아무 마력도 없이 공간을 가르는 검사의 수업이 따라가기 쉬울까?

그것도 아무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로?


“그럼, 노력해볼게.”

“좋아. 그 자세야!”


내가 제대로 여우의 강의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일단 어떻게든 노력해보자.

검으로 초월자가 된 사람의 수업이라니,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기회잖아?

그렇게 각오하며 난 여우와 함께 2층으로 향했고.

잠시 후 이어진 여우의 수업은.


“자. 그래서 문제. 지금 어디를 찔러야 하는지 알겠어?”

“어. 으음, 그림자의 끝?”

“정답! 완벽히 이해했네!”


내가 걱정했던 것만큼 이해하기 그리 어렵지 않았다.

뭐야.

검술이란 거, 생각보다 쉽잖아?


#



대충이렇게쓰면되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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