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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 레닌-스탈린 시기 현실사회주의 (2/3)
1917년 2월 차르 체제가 무너졌다. 10월에는 레닌에 의해 임시정부가 무너졌다. 12월에는 레닌에 의해 민주적 헌법을 만들려던 제헌의회가 해산되었다. 그 결과, 레닌과 소련 공산당이 권력을 장악했다. 곧이어 적백내전이 벌어졌다. 적군과 백군, 지역의 전제 군주들, 일본군, 미국 원정대, 전쟁 포로 출신의 체코 군대 등 온갖 세력이 참전했고, 전쟁은 3년간 지속되었다. 적군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옛 차르 군대의 장교들을 활용해야 했지만, 그들을 신뢰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트로츠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장교에게 정치장교를 배치하였다. 모든 명령은 정치장교의 서명이 필요했고, 정치장교는 군인들에게 사회주의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이중 행정' 체제는 군대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영역에 도입되었으며, 이는 소련 행정 체제의 기원이 되었다.레닌 정권이 생각했던 최우선의 과제는 소유주를 경영에서 배제하고 사유 재산을 국유화하여 자본주의를 철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기업에 소유주가 사라진 상태로 경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자신의 소득과 사회적 지위가 회사의 성패와 직결되기에 회사의 이윤을 증대시키려 들 만한 동기와 권력을 가진 이가 있어야 회사가 굴러가는 게 아닌가? 레닌이 내놓은 답은, 경제를 군대처럼 조직하는 것이었다. 즉, 경제 통제 기관이 소유주 대신 관리자를 임명하고, 이들이 기관에서 하달한 임무를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에 따라 승진, 해고, 굴라그행이나 처형이 결정되는, 하향식의 위계적인 조직이었다.내전이 한창이던 절박한 상황에서 레닌은 '전시 공산주의'를 도입하여 경제를 군사적으로 동원하는 체제를 구축하려 했다. 레닌은 1차 대전 동안 독일이 보여준 경제 통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독일이 단일 중앙기관을 통해 6,600만 명의 경제생활을 지휘한 것처럼, 계급의식을 갖춘 노동자들도 경제를 지휘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가졌다. 그렇다면 1차 대전 당시 독일의 전시 경제는 어떻게 작동했을까? 발터 라테나우의 원자재부가 운영했던 독일 전시 경제는 국채를 팔고 화폐를 찍어내어 이를 통해 전쟁 물자를 사들이면서 시작되었다. 이에 물가가 오르자, 정부는 지불하는 돈의 상한선을 정해 가격 통제를 시행했다. 이에 정부가 원하던 물자들이 민간 부문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정부는 배급제를 강제했다. 정부는 상품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우선순위가 낮은 상품의 생산에 중요 물자가 투입되는 것을 제한했으며, 생산 설비의 용도를 결정하고, 공장 확장과 건설을 지시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이 과정에서 화폐의 흐름은 단순한 회계 도구가 되었다.이러한 독일의 전시 경제는 소련 전시 공산주의의 영감이 되었다. 전시 공산주의는 산업을 국유화하고, 원자재를 고정된 가격으로 공급하고, 배급제를 도입하고, 우선순위가 낮은 상품의 생산에 중요 물자가 투입되는 것을 제한하였다. 이렇게 중앙계획경제가 출범했다. 공장 관리자들에겐 중앙으로부터의 요구가 날아들었고, 공장 관리자들은 암시장에서 거래하든, 구걸하든, 훔치든, 어떻게든 부족한 자원을 충당하여 요구된 생산량을 최대한 맞추어야 했다. 지극히 비효율적이고 지극히 부패했다.전시 공산주의는 여러 참사를 낳았는데, 그중 가장 큰 참사는 농업이었다. 볼셰비키는, 초기에는 농민들이 알아서 토지를 재분배하도록 하여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도시에 보낼 식량이 필요해졌다. 농민들은 사치품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에 식량을 거래하려 하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식량을 징발하였고, 농민들은 곡식을 숨기기 시작했다. 수많은 이들이 굶주렸다. 도시 노동자들은 식량 부족으로 인해 시골의 농장으로 돌아갔고, 그 결과 도시의 공장은 제대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이처럼 전시 공산주의는 비효율적이고 부패했으며 여러 참사를 낳기도 했으나, 전쟁에 필요한 자원 생산과 통제에 성공하였고, 볼셰비키는 내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적백내전의 결과, 약 1,000만 명이 사망했다. 그중 약 100만 명은 적군, 200만 명은 백군이었으며, 나머지 700만 명은 민간인이었다. 러시아의 경제 규모는 3분의 1로 축소되었고, 산업 생산량은 5분의 1로 감소했으며, 기대수명은 20세로 하락했다. 수많은 제정 러시아의 장군과 관료, 자유민주주의자, 사회민주주의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러시아의 대부분은 소련으로 재편되었고, 권력은 레닌의 손아귀에 들어왔다.20세기 초 러시아는 그 누구도 사회주의가 처음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지역이었다. 하루 4달러가 일반적인 생활 수준이었고, 기대수명은 30세에 불과했다. 부유하고 교육받은 계층의 대부분은 귀족이었으며, 인구의 대다수는 영주제와 봉신제의 봉건적 지배 아래 있었다. 사유 재산, 프롤레타리아나 부르주아의 통치 같은 개념은 그야말로 먼 나라 이야기였다. 무엇보다 러시아는 서유럽의 산업혁명을 거의 공유하지 못했다. 사회주의가 작동하기 위한 산업 발전 단계까지 러시아는 아직 너무 멀리 있었다.이러한 상황에서, 레닌과 그의 추종자들은 원조에 대한 기대를 품었는데, 그 기대의 근거는 신앙이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적 유물론에 따르면, 곧 서유럽의 산업 국가에서 공산주의 혁명이 발생할 것이 분명했다. 이 국가들이 공산주의 국가가 되어 가난한 농업국인 러시아에 원조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마르크스가 말한 사회주의가 작동하는 산업 발전의 단계로 러시아를 이끌겠다는 계획이었다. 레닌은 특히 독일에 기대를 품었다.실제로는 어땠을까? 공산주의 정권은 헝가리에서 잠시 정권을 잡았고, 독일 남부 바이에른에서도 잠깐 등장하긴 했다. 그러나 1차 대전이 끝난 시점에서 현실사회주의 국가는 레닌이 이끄는 러시아 하나뿐이었다.원조는 없었다. 결국 전시 공산주의에서 신경제정책(NEP)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가격이 변동하고, 물건을 사고팔며 부자가 될 수 있으며, 공장 경영자들은 이윤을 창출하고, 상인과 중개인 계급이 성장할 수 있는 경제. 자본주의이지만 국가 통제 아래에 있고, 이윤 기반으로 운영되지만 사회화된 국가 기업들. 그것은 편의적 조치이자 편법이었다. 이러한 편법이 가능했던 이유는 소련 정부의 장악력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1930년대 중반 기준으로도 소련의 계획 당국이 자재 잔고를 추적할 수 있었던 품목은 100개 정도에 불과했다.물론 이러한 상품들의 유통은 계획 당국에 따라 이루어졌다. 계획 당국은 공장 관리자들에게 목표를 할당하고, 달성치 못하면 처벌을 내렸다. 계획을 초과해 만들어진 상품들은 블라트(blat), 즉 권력을 가진 거물과의 연줄에 따라 거래되었다. 그렇기에 인맥이 중요했다. 기업들이 중앙정부, 블라트로도 필요한 원자재를 구하지 못할 때에는 톨카치(tolkachi)라는 비공식 물물교환 중개업자들에게 의존했다. 톨카치는 원재자를 누가 보유하고 있는지, 그 가치는 얼마인지,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의 정보를 갖고 있었다. 사실 대부분의 자본주의 기업 내부 조직은 소련 계획 당국의 자재 잔고 관리 방식과 매우 비슷하게 작동한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목표를 할당하고, 달성 여부에 따라 승진부터 해고까지가 결정된다. 직원들은 호의를 주고받으며, 업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인맥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는, 자본주의 기업은 훨씬 더 큰 시장경제에 있으므로 '만들 것인가, 살 것인가'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어떤 자원을 기업 내에서 인맥을 통해 확보할 것인가, 아니면 예산 부서에 요청하여 외부에서 구입할 것인가를 효율성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이는 자본주의 기업 주위를 수많은 중개상들이 감싸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결정권의 존재는 기업들을 효율적으로 유지하는 강력한 요인이다. 하지만 소련의 개별 공장들 주위에는 폭넓은 자본주의 시장도, 수많은 중개상들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비공식적이고 제한적인 톨카치만이 존재했다. 그 결과 소련의 경제는 매우 비효율적이었다.자재 잔고 통제는 비효율적이지만, 전시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사회가 이를 채택한다. 전시와 같은 총동원의 시간에는 아마도 그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우리가 과연 언제나 총동원의 시간 속에서 살길 바랄까?-「20세기 경제사: 우리는 유토피아로 가고 있는가」(브래드퍼드 들롱)를 읽고 작성함.
작성자 : 땅콩쓰고정닉
10만원으로 일본 가기
요즘 일본 여행을 못 가서욕구불만이 가득 쌓여있었는데얼마전 10만원에 일본에 다녀왔다내가 이래서 일본을 좋아하지역시 현지가 좋구나 싶더라오뎅야(おでん屋) 타이키(太輝)신스나(新沙)에 있는 업장으로생긴지 얼마 안 되었다는데벌써 입소문이 퍼져서 손님이 드글드글하더라오뎅 다시 내음이 그윽하게 퍼진다다시통에는 무를 포함한 각종 재료들이출격 대기 중이다안주 메뉴판한국인들이 많이 오는지한국어 메뉴판이 따로 있더라주류 메뉴판주인장 한글 잘 쓰시네다이콘역시 일본의 맛이다무 안쪽까지 다시가 잘 배어서가츠오부시의 풍미와 감칠맛이끝까지 잘 이어진다무가 부드럽게 물러지는 것은 당연하고아츠아게와 고보텐특이하게 여기는직접 오뎅을 다 만들어 쓴다고 하더라우리나라에서는 만날 수 없는일본 특유의 수제에서 비롯된 맛이 좋다크로와상우리가 아는 그 크로와상이 맞다이걸 오뎅으로 낼 줄이야괴식을 내다니 객기인가 싶었는데오뎅 다시와 이렇게 어울릴 수가 없다역시 현지 마스타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네카모킨슈(加茂金秀) 쥰마이 시보리타테(しぼりたて) 나마(生)요즘은 사계절 양조가 흔해져서일년 내내 나마자케(生酒)가 나오지만겨울의 신슈(新酒)가 주는 매력은 각별하다운이 좋게 새 보틀이여서 컨디션 훌륭했다호우카(豊香) 카라구치(辛口) 토쿠베츠쥰마이 시보리타테(しぼりたて) 무로카나마(無濾過生)요즘 상한가를 거듭하는나가노(長野)현의 지자케(地酒) 중 하나호우카(豊香)가 요즘에는 가벼워지고청사과 뉘앙스가 많아졌다고 생각했는데이건 또 가슬한 배향과 풍만한 감칠맛이 좋네바틀 차이인지 댓병이라 다른지 오픈하고 나서 달라졌는지 신기하다제조일자가 1년전 물건이던데탄산감도 살아있고 프레시해서 좋더라역시 사케는 보관이 제일 중요하다세이텐(盛典) 토쿠베츠쥰마이 아라바시리(あらばしり) 나마겐슈(生原酒)아라바시리(あらばしり)라는데작은 양조장의 물건이라서 그런지거의 우스니고리(うすにごり)에 가깝더라탄산감과 쌀맛이 좋고 보슬한 앙금이 더해져서쌀로 만든 드라이한 칼피스 느낌이다쌀맛 베이스라서 오뎅하고 궁합이 참 좋네절반 정도 남은 술이었는데 컨디션 좋네일본 사케바 중에도 관리 엉망인 곳이 많은데여기는 마스타가 신경 많이 쓰더라시치다(七田) 쥰마이긴죠익숙한 양조장 술에는아무래도 손이 안 가기 마련인데추천을 하길래 오랫만에 마셔봤다 어라 이렇게 맛있었나?예전에는 쌀맛이 주를 이루면서도톰한 감칠맛과 신맛이 어우러진 딱 사가(佐賀)현 지자케 느낌이었다면지금은 대도시 지향으로 많이 바뀌었네기본형이 1회 열처리로 알고 있는데그래도 신선한 과실감이 살아있고감칠맛을 말끔하게 다듬어냈더라다들 열심히 하고 있구나마셔본 술이라고 다 안다고 자만하지 말고틈틈이 복습도 해야겠구나 느꼈다오뎅 몇가지 다 먹고 보니만엔 정도 밖에 안 나왔더라고보통 오뎅을 잘 하면 술이 부족하고술이 괜찮으면 오뎅이 딸리는데여기는 둘 다 훌륭하더라조만간 또 티켓 끊어서 다녀와야겠다눈치 챈 갤러도 있겠지만신스나 = 신사즉 우리나라에 있는 업장이다직구나 리셀샵을 통해 구한 술을집에서 간단히 마시는 것도 좋지방해 받지 않고 술에 집중할 수 있고일단 싸게 먹히니까 말이지근데 사케는 기본적으로식중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술이다우리 사케는 식중주로 좋습니다 라고대부분의 양조장에서 이야기하는 것도우리 사케는 안주 없이 술만 드세요 라는양조장이 없는 것도 그런 이유겠지안주와 함께 했을 때사케는 가진 것 이상을 보여준다금손을 가진 갤러가 아닌 이상에야결국은 전문가, 즉 업장의 손을 빌려야지타이키는 요리도 훌륭하고사케 리스트와 컨디션도 뛰어나니한수 배운다고 생각하고 한번 가봐라10만원에 일본 다녀온 기분이더라- [시음기]요시다구라(吉田蔵)u 나마(生)주딱의 애정을 듬뿍받고 있는요시다구라(吉田蔵)와 테도리가와(手取川)다들 알겠지만 이시카와(石川)현요시다슈조텐(吉田酒造店)의 술들이다그 중에서도 요시다구라는 현재 토지(杜氏) 겸 쿠라모토(蔵元)요시다 야스유키(吉田泰之)씨가 런칭한 브랜드로모던 야마하이(山廃)를 지향한다고 한다모던 야마하이의 특징으로는 첫째 신선한 산미와 상쾌한 감칠맛둘째 발효 유래의 미발포감(미탄산감)셋째 음용성이 좋은 저도수의 무로카겐슈(無濾過原酒)이렇게 세가지를 내세우고 있다더라야마하이 제법 자체는 그대로 유지하되발효 중의 온도 관리와 가수 조절로위와 같은 특징을 갖는다고 하네젊은 양조가답게 여러가지 획기적인 시도를 많이 하고그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라인업을 낸다기본이 되는 술은 두가지로1회 열처리 버전이 연중 제품이고겨울에만 잠깐 나마(生) 버전이 풀린다요즘 사이트에도 자주 올라오더라요시다구라(吉田蔵)u 이시카와몬(石川門) 나마(生)서양배, 돌배 같은 가슬한 향미와산뜻한 청사과 같은 가벼운 쥬시함이 나고말끔한 감칠맛과 담백한 쌀맛이 중심을 이룬다이들이 드라이함과 얇지만 단단한 구조감 안에잘 뭉쳐져서 자리하기에 슬림하게 길게 이어진다고운 미탄산과 상큼한 신맛이 꾸준히 자리하는데둘 모두 은은하게 자기 색깔을 내는 정도에 머문다꼭꼭 눌러서 만든 누름 초밥처럼 분명한 드라이함과 탄탄한 구조감, 그것에 뭉쳐진 도톰한 맛이 특징이다요시다구라(吉田蔵)u 햐쿠만고쿠노시로(百万石ノ白) 나마(生)제철 딸기의 새콤달콤한 쥬시함과 더불어봉긋하게 부푼 가벼운 감칠맛과 보슬한 쌀맛이 나기에 초반부터 풍성하게 가볍게 머금어진다산뜻한 신맛은 맛 모음 전체에 잘 배어들어 이질감 없이 하나로 전해지면서 생생함을 준다드라이함이 은근하게 드러나는 중에 맛이 일찍 가벼워지면서 깔끔히 사라진다 가볍게 쥐어낸 주먹밥처럼 포근하게 부푼 맛 모음과 쥬시함이 초반에 분명히 나는 대신 일찍 사라진다뉴에이지 또는 뉴웨이브로 분류되는 요즘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한 물건이면서 그렇다고 다른 뉴에이지들과 완전히 같지 않다클래식의 요소가 기본을 이루되 이를 분해하고 뉴에이지 방식으로 재조립한 느낌에 가깝다향과 풍미는 물론 맛 요소들이 은은하게 자리하고 드라이함과 탄탄한 구조감 안에 맛들을 담아낸다후반에 맛이 풀어지면서 가볍게 나나 말갛게 나는 것이 아니라 밀도를 적당히 유지하는 중에 물맛과 바탕이 드러나 또다른 재미를 주더라 야마하이의 신맛이 있으나 아라마사(新政)의 아류들처럼 과하지 않고 맛에 잘 섞여들어간 것도 특징이다아라마사 좋아하는 사람은 아쉽다고 느낄 것이고별로인 사람은 오히려 좋아할 수 있는 부분이겠다주조미의 종류에 따라서 맛의 전개 방식, 두께감과 농도가 다르기에 둘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었다이시카와몬은 보다 클래식하게 풀어내서맛의 밀도감과 집중도가 좋다면햐쿠만고쿠노시로는 초반에 쥬시함과 감칠맛이풍성하게 나고 뒷맛이 가볍기에보다 직관적으로 맛있다고 느껴지더라내 취향은 첫번째에 가깝지만두번째를 맛있다고 느낄 갤러들이 많을 듯 하다구하기 어렵고 맛있는 술도 있지만오늘의 요시다구라, 테도리가와처럼 구하기도 쉽고 맛있는 술도 많이 있다P사케 구하느라 너무 고생하지 말고다른 술들도 다양하게 마셔봐도 좋을 듯 하다그럼 즐거운 사케 생활 누리길 바란다- [시음기]테도리가와(手取川) 가라구치(辛口) 쥰마이나름 사케에 대한 취향이 확고해서다른 사람 추천을 잘 받지 않는 편인데주딱이 추천한 술은 늦게라도 마셔보려고 한다현지에서 다양한 사케들을 접해서 그런지경험의 폭이 넓다는 느낌이 들더라내가 미쳐 마셔볼 여력이 없던 양조장이나숨겨진 술들을 소개해주니 언제나 고맙다지금까지 나에게 테도리가와(手取川)는 이시카와(石川)에서는 이인자 이미지였다사대천왕의 손이 닿은 기쿠히메(菊姫),텡구마이(天狗舞)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온순한 테도리가와는 후순위로 밀리더라주딱의 최애 양조장 중 하나라서 그런지갤에 그간 여러가지 술들이 소개되었다차기 쿠라모토가 토지로 들어와서기존에 계시던 고령의 토지와 함께 으쌰으쌰하면서 다양한 술을 빚나 보더라주딱의 후기를 바탕으로 추론해보면원래부터 기본기가 탄탄하던 양조장에새로운 피가 들어와서 포텐셜이 확 올랐나보다기쿠히메, 텡구마이의 경우 영향력이 여전하지만시대의 흐름에 조금 뒤쳐지는 느낌이라면 테도리가와는 유행의 선두로 치고나가는 듯 하다물론 스타일이 그렇다는 것이지셋의 우열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요시다슈조텐(吉田酒造店)이 빚는 술은테도리가와, 요시다구라(吉田蔵)로 나뉜다테도리가와는 기존의 토지가요시다구라는 젊은 토지가 주도한다요시다구라가 모던 야마하이를 바탕으로뉴에이지를 지향하는 것은 맞지만테도리가와라고 클래식하기만 하지 않다라벨에 따라 클래식, 모던, 뉴에이지까지다양한 스타일을 섭렵하고 있다더라오늘 소개할 술은가라구치(辛口) 쥰마이 시리즈계절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고겨울과 봄은 나마자케(生酒)여름과 가을은 나마즈메(生詰)로 나온다테도리가와(手取川) 가라구치(辛口) 쥰마이 나츠(夏)깨끗하고 상쾌한 이미지로 맑은 물, 소다, 서양배, 시트러스, 청명한 알콜 내음이 순차적으로 나타난다얇고 맑은 물맛이 베이스를 이루고 맑은 개운함이 바탕으로 올라 경쾌함을 낸다산뜻한 신맛으로 시작해서 라무네 풍미와 상쾌함이 오르고 쌀가루의 보슬함이 아스라히 머금어진다 사과의 풍미와 말끔하고 투명한 감칠맛이 가벼운 톤을 유지하면서 적당한 두께로 이어지다가서양배의 풍미가 은은하게 머금어진 이후에 개운한 알콜이 살짝 드러나면서 깔끔히 사라진다여름이라는 이미지와 무척 잘 어울린다바탕의 상쾌함과 라무네 또는 소다의 풍미가한여름에 캔디바를 먹는 느낌을 주더라테도리가와(手取川) 가라구치(辛口) 쥰마이 아키(秋)산뜻하면서 부드럽고 풍만한 이미지로 사과, 설익은 열대 과일, 서양배, 살구 속살, 맑고 도톰한 다시, 말끔한 쌀내가 이어진다사과의 풍미와 산뜻한 신맛이 어우러진 맑은 감칠맛이 초반부터 풍만하게 부푼 상태로 들어와서 넉넉히 채워내기에 바로 충만감을 준다다시마로 내린 다시 또는 육수 같은 뭉근하고 매끈한 감칠맛이 이어지고 쌀가루 아이스크림 같은 풍미와 부드러움이 더해지면서 도톰한 두께감을 실어준다크리미함이 남음에도 가벼움을 유지하다가 깔끔하게 사라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쌀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분명 가을 느낌인데 산뜻하고 가벼워서 세련된 인상으로 전해진다클래식 기반이기라도 뉴에이지 색깔이 잘 버무러져 있어서 갤러들도 좋아할 듯 하다나츠(夏)와 아키(秋)의 비교재미있는 부분은주조미(야마다니시키 / 고햐쿠만고쿠),정미보합(50 / 60), 도수(15%),열처리 횟수(1회)까지 같은데이미지가 완전히 다르다같은 술을 겨울에는 니고리 또는 나마봄에는 우스니고리여름에는 나마즈메가을에는 히야오로시버전으로 내는 것이 일반적인 양조장의 계절 시리즈인데테도리가와는 양조 자체를 달리 한 느낌이다여름 버전은 가수를 해서 도수를 낮추거나양조 알콜을 더해서 경쾌함을 살리는데테도리가와는 그런 잔기술 없이술 자체를 산뜻하게 가볍게 빚어냈다가을 버전은 히야오로시 특유의 숙성감구수한 곡물의 풍미가 없더라맛은 풍만하고 부드러운 것을 보면아마 숙성을 하되 저온에서 한 듯 하다비싸고 맛있는 사케도 좋지만싸고 맛있는 사케가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시기만 맞으면 손에 넣기도 쉬우니 말이지겨울 버전이 주판점에 풀리기 시작했으니보이면 속는 셈치고 한번 마셔봐라테도리가와가 이 정도라고? 싶을꺼다그럼 다들 즐거운 사케 생활되길 바란다주딱은 앞으로도 좋은 술 열심히 추천해주고
작성자 : ㅍㄹ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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