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단요의 '피와 기름'을 읽고앱에서 작성

유로지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01 13:31:32
조회 60 추천 0 댓글 16

일단 들어가기에 앞서, 내가 신학이란 소재에 대해 무지하며 성경조차 읽어본 적이 없다는 점을 말해두어야 할 것 같다. 마치 셰익스피어를 읽지 않은 영문학 전공자와 같은 신세로 언젠가는 읽어야한단 것은 느끼지만 아직은 그 때가 찾아오지 않은것 같다. 그러므로 이 글에 대해 쓰는 것 역시 내가 약간이나마 알고 있다고 믿는 부분에서만 쓰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오늘날의 극도로 자본적, 체계적이 된 사회를 보고 누군가는 물질적 풍요로 인해 더 나아질 미래를 말하고 누군가는 이 풍요가 개개인의 정신과 사회에 황폐화를 가져왔다고 말할 자가 있을 것이다. 피와 기름은 후자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렇다면 이 타락한 세계에 대한 답이 무엇인지를 묻는 이야기기도 하다.

이 세계를 끝내는 종말을 불러올 것인가, 그 종말을 단지 미루고 현세를 살아갈것인가, 혹은 이 세계의 사람들이 조금 더 구원에 가까워지기 위한 새로운 법을 세울것인지에 대한 논쟁. 다만 피와 기름이 진지한 신학적인 논쟁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며 이 논쟁 자체가 현실을 마주하는 자세에 대한 실존적인 이야기고, 글 자체도 미스터리 스릴러에 가까운 충실한 장르적 문법을 따라가기에 이 부분만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에 장르적인 재미에서는 충실한 편.

신학적인 부분을 곁다리로 간주하면 결국 개인의 삶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겠지만, 현대에서 아득히 멀어진 종교적, 기적적인 소재를 넣어 신화적인 부분을 현실로 끌어올려 무대 위에 올려놓는단 점에서는 어반 판타지의 향기도 좀 느끼지 않았나.

사실 작중에 등장한 여러 인물들의 갈등이 작가 내면의 고민들의 표출이 아닌가 싶은데,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에서도 이런 절대적 존재가 행하는 심판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왔기 때문에. 피와 기름은 그런 부분에서는 조금 더 익숙한 플롯을 차용하여 독자가 글을 따라가기 좋았다는 점에서 알기 쉬운 레일을 깔아줬다고 할 수 있을듯.



추가1) 제목을 보면서 피와 철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는데,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것이 이제는 진실로 기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것과 동시에 2000년 전이나 150년전이나 오늘날이나 여전히 피를 요구해왔다 생각한다면, 몇 낙관주의자들이 말하는 밝은 미래에는 피를 요구하지 않는 미래가 올 수 있을것인가? 이 부분은 개인적인 거부감이라서 튀어나온 이야기지만, 역시 아닐거라 생각한다.

추가2) 본문 중에서 사탄의 혈육이란 표현을 읽었을 때, 웃음이 나오는 것은 차마 참을 수 없었지만 잠시 후 이 표현의 소스가 진실로 그곳일거란 생각도 들었다. 세상이란 참.

추가3) 속물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역시 이자카야에서 사케와 안주를 비싼 값을 치르고 먹는 삶과는 가까워지기 어려움을 느낀다. 내가 향유하지 않는 사치에 대해서는 특히나 엄격해지는 것이 사람 마음인가 하는 생각.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예능 속 모습이 오히려 이미지 반감 시킨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1/27 - -
7168889 옛날에 디포시가 보던 노피아 ts신체교환 그거 [2] 상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21 0
7168888 Open AI 진짜 어매 뒤진 놈들이네 [6] mse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72 0
7168887 노피아 그냥힐러 재밌네..... [5] 인터네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50 0
7168886 이딴거 보여주려고 1100화를 넘게 질질 끈거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48 0
7168884 근데 러시아 기갑 싹 갈려나간거 보면 ㄹㅇ 먼가먼가임 [5] goza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48 0
7168883  2025 1월호 보그뉴진스 엘르코리아 샤넬민지 엘르재팬 디올해린  ㅇㅇ(223.39) 02.01 57 0
7168882 한 방에 이해하는 제세동기의 원리 [4] ㅇㅇ(211.234) 02.01 46 2
7168881 살또빠졌네 [2] 레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13 0
7168878 우크라전은 기갑 갈려나간다고 가성비픽을 쓰는게 아님 [5] 썬컷1.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75 1
7168877 님들 아침인사 몇개국어로할수잇음? [13] goza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42 0
7168875  2025 1월호 보그뉴진스 엘르코리아 샤넬민지 엘르재팬 디올해린  ㅇㅇ(223.39) 02.01 57 0
7168874 미국 대형 코믹스는 너무 공장화되어 있어서 조금 맘에 안 드는ㄷ [5] 모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39 0
7168872 이거 나임 ㅇㅇ(218.144) 02.01 13 0
7168871 근데 판갤 정도면 좆목 ㄱㅊ은거 아닌가 [14] 크리스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59 0
7168870 협곡에서 나팔을 불기 전에 정해야 할게 있음 [4] backlo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24 0
7168869 이런 개변태 골반 드레스가 좋더라 [2] 재미교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54 0
7168868 조지 마틴 맨날 지 캐릭터들 통수맞는거 그리더니 [2] 워드페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49 0
7168867 나도 테슬라가 유행이라서 테슬라좀샀음 무명소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18 0
7168865 미국히어로 최근엔 이거 좀 멋있엇슴 [5] 아쿠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43 0
7168863 가난한 무직백수의 점심.jpg [3] 무직백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46 0
7168862 신용카드로 미래를 대가로 소니wf1000 구매했다 해연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14 0
7168861 배트맨 팬들이 경기 일으키는 책 [10] KYOUYA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51 0
7168860 중국 청년실업 조졌다는 소리가 자꾸 보이는구나 [5] 엘레베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65 0
7168858 커피 << 느끼한 뒷맛 싹 잡아줌 [11] 버러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50 0
7168855 나 동네 헬스장이란 공간이 너무 무서워 [2] 칩고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52 0
7168854 근데 전쟁에서 기갑갈려나간다고 아예 가성비픽 택하면 [2] 폭유밀프모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27 0
7168853 우러전 우크라이나가 이기면 한국도 전쟁특수 좀 받나 설아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16 0
7168851 어제 찌릿찌릿 치료도 그렇고 정신이 확 드네 ㅇㅇ(121.145) 02.01 13 0
7168849 ...닐 게이먼은 이제부터 포스트모더니즘 순문 작가다 [4] ㅇㅇ(211.36) 02.01 32 0
7168848 그래그래 페로로 오늘은 내가 졌어. [1] 김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22 0
7168847 최저임금법도 있는데 최고임금법은 왜 없는가 [2] 활활비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22 0
7168846 커피마시면 심장 뛴다는 거 진짜더라 [3] Embri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28 0
7168845 근데 미국히어로만화라는거 구조가좀이상함... [4] 슬렌더8.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50 0
7168844 근데 우러전 전쟁하는거 보니까 진짜그거네... [1] 무명소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47 0
7168843 아 실베마크 떼졌다 아쿠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13 0
7168841 레이싱걸이 골인지점에서 깃발흔들어주면 엠마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20 0
7168839 나 로갓고닉인데 알바가 자꾸 내 글을 칼삭한다 [1] ㅇㅇㅇ(211.36) 02.01 20 0
7168838 슬렌더 마망 ㅇㅇ(218.144) 02.01 26 0
7168836 러시아애들 중국산 골프카트(?) 사서 군사용으로 굴리는거 뭐냐 [8]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75 0
7168834 근데 히어로물은 못보겠더라 [6] Embri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40 0
7168833 애미씨발 타코츠보야 TS망가 야오이였노 ㅇㅇ(185.219) 02.01 21 0
7168831 커피는 진짜 맛있어서 먹는거임? [3] ㅇㅇ(220.89) 02.01 22 0
7168830 기가판갤 오늘 롱스톤 죽이기도 아팠어 [3] ㅇㅇ(121.145) 02.01 37 0
7168829 근데 ㄹㅇ 메랜에서 바람난거면 걍 빠르게 잘 거른 거 아닐까 싶기도하고 [1] 니라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48 0
7168828 왤케 인기 많은지 이해 안되는 게임 1위.JPG [1] ㅇㅇ(220.116) 02.01 63 0
7168826 여행대비해서 동전꽂이를 샀 아쿠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17 0
7168825 쿄야마는 소장 중인 dc 만화책 중에 망토 두른 십자군에게 무슨 일이 [5] KYOUYA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35 0
7168824 수영복 아리우스 스토리에 그녀석 끝까지 안나오는거 ㄹㅇ [2] 시온마츠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39 0
7168822 귀여운 속옷이 보고싶다 [5] 푸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66 0
7168821 1,500원 아메리카노는 ㄹㅇ 가게 미끼상품인듯 [3] ㅇㅇ(211.234) 02.01 40 0
뉴스 '중증외상센터' 정재광-주지훈-하영, 이들의 극중 관계는? 디시트렌드 02.0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