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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문) 붕괴챈에서 본건데 이거 필력 좋네앱에서 작성

버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21 15: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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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바꾸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브로냐 자이칙 씨. 혼자만의 사업이 아니잖습니까.]


 도시의 겨울바람은 찼다. 어릴 적의 그녀의 뺨을 얼리던 러시아의 혹독한 겨울에 비하면 훨씬 고요했으나, 이 콘크리트 정글의 추위는 기온이 아니라 그 무정함에 있었다.


 천궁시의 바람은 피부가 아니라 마음에 몰아치는 것이었다. 아무리 옷을 싸매고 불을 지핀다 한들 추호의 동정도 없이 그녀의 가슴을 후벼 파내는 이 한파는 피할 방도가 없었다.


 “3만 5천 수정이라…….”


 문장의 끝에 김이 서렸다. 겨울 거리를 걸어가던 브로냐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녀는 이 추위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해봤다.


 몇 년 전, 붕괴와 투쟁하던 시기에도 겨울은 있었지만 이렇게 추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브로냐의 머리에는 오늘 오갔던 이야기들이 서리처럼 내리고 있었고, 그녀는 가죽 백을 고쳐 매며 회의실의 싸늘하던 공기, 무감정하던 숫자들, 그리고 부드러움의 탈을 쓰고 무엇보다도 차갑던 한 사업가의 비서의 목소리를 곱씹었다.


 그들에겐 용서가 없었다. 있는 건 오직 욕망과 유열뿐이었다. 아마 그들의 옆에서 갑자기 사람이 쓰러져 죽는다고 해도 그들은 그 죽음을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지만 생각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문득 발걸음이 무거워지는 걸 느끼고 브로냐는 걸음을 멈췄다.


 바로 옆에는 거리에 세워진 커다란 황색 거울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람들과 바람의 손길에 더럽혀진 거울에는 브로냐 자이칙이라는 여인의 표상이 맺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브로냐는 불투명한 표면에 비친 한 여인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괴롭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뒤늦게 브로냐는 이 추위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아픈 것도, 힘든 것도 아닌 괴롭다는 이 감정이야말로 그녀의 목을 죄는 혹한의 근본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인지하자 속에서 무언가가 북받쳐 오르기 시작했다. 붕대로 닫아놨을 뿐, 속에서 고이고 가라앉고 서로 엉켜서 다시 부풀어 오른 시커먼 괴로움이 그녀의 심장을 움켜쥐고 당장 이걸 해결하라고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브로냐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 거리에서 도망가고 싶었다. 그녀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방법을 몰랐다.


 일단 따뜻한 곳으로 가자. 어딘가 따뜻하고 쉴 수 있는 곳으로 가자.


 그곳이 어디인지는 모르는 채 그녀는 눈 내린 거리에 무수히 많은 발자국으로 난잡한 곡선만을 새겼다.


 어느새 어깨에는 눈이 소복히 쌓였고, 발가락은 꽁꽁 얼어버렸다. 그녀의 하얀 머리카락은 눈과 뒤엉켜 서로 구분이 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목적도 없는 길을 걷다가 걷다가 브로냐의 핸드폰 진동이 자정을 알린 뒤에야, 그녀는 앞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다.


 “……우연이네요, 함장님.”


 차가운 뺨에 처음으로 온기가 돌았다.


 “술 한잔하시겠습니까?”


 브로냐의 발이 간신히 있을 장소를 찾아냈다

 “사업이란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대비를 해도, 얼마나 조사를 해도, 항상 예상치 못한 일은 발생하기 마련이죠. 브로냐도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브로냐의 회사로 도착하기가 무섭게 그녀는 넋두리를 놓기 시작했다.


 그녀가 회사 응접실 의자에 앉아, 가는 길에 산 싸구려 보드카를 글라스 잔에 담아 홀짝이는 동안 함장은 그녀의 옆에 앉아 얼어붙은 머리를 정성스레 닦아 주었다.


 “함장님이 보시기에도 브로냐의 게임이 그렇게 별로였습니까?”


 브로냐는 투정을 부리듯 물어봤다.


 그녀는 지금 드물게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상태였다. 나이가 듦에 따라 함장에게도 거의 하지 않게 된 3인칭을 이렇게 스스럼없이 사용하고 있는 게 그 증거였다.


 “…….”


 함장은 조금 생각을 하다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이 게임의 숨겨진 장점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번 실패는 단지 운이 좋지 않았으며, 브로냐의 사업에는 아직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브로냐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좋은 대답입니다. 자, 함장님도 한 잔 드십시오. 브로냐가 사는 겁니다.”


 술을 따르는 손길에 조금 더 생기가 들어갔다. 자기가 마시던 것과 마찬가지로 생 보드카를 얼음이 담긴 잔에 따라줬지만 함장은 몇 모금 마시기가 무섭게 기침을 했다.


 그에겐 너무 독했던 걸까? 브로냐는 자기 잔을 다시금 마셔봤지만, 그 정도로 독하단 느낌은 들지 않았다.


 “뭐, 그렇다고 해도 실패는 실패입니다. 언제나 실패에는 대가가 있기 마련이죠. 그리고 사업이라는 건 홀몸으로 하는 게 아닌지라 브로냐는 우리 회사의 직원들까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아마 함장님도 어떤 의민지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함장이란 자는 브로냐가 알기로 책임감이란 면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물이었다. 히페리온의 수많은 동료들과, 그리고 어쩌면 모든 인류까지 함께 짊어졌던 사이로서 그녀는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혹시나 함장이라면 그녀의 선택을 받아들여 줄지도 모른다. 그녀가 짊어진 것들에 대해 공감해줄지도 모른다.


 그녀는 잔에 남아 있던 꽤 많은 보드카를 한 번에 들이켰다. 목구멍과 배가 뜨거워지며 가볍게 기침이 나왔다. 그녀는 이제야 아까 술을 마시던 함장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다.


 “크음, 그래도 괜찮습니다. 브로냐는 절대 이 회사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브로냐는 각오하고 있습니다. 일도, 직장도, 직원들도 너무 좋으니까, 그러니까 지켜 보일 겁니다. 이런 것쯤, 목숨이 달려 있었던 붕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시 한번 술을 따르고 이번엔 함장과 건배를 했다. 함장이 술을 두 모금 마시는 동안 그녀는 잔을 통째로 비웠다. 석 잔을 연달아 마시니 드디어 취기가 올라왔다.


 뇌가 찌르르 울리고 몸이 두둥실 떠오르기 시작했다. 쇼파에 몸을 기대고 천장을 보자 간신히 외면하고 있던 고통스러운 기억들과 차가운 목소리, 그녀가 처한 현실이 비눗방울처럼 떠올랐다. 브로냐의 고운 미간이 찌푸려졌다.


 “3만 5천 수정…….”


 그녀는 양손으로 글라스 잔을 다소곳이 잡고 중얼거렸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때아닌 거금에 함장의 시선이 고정됐다.


 “함장님은 3만 5천 수정으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아십니까?”

“…….”


 함장은 잠시 고민을 시작했다. 브로냐는 그런 함장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녀는 이런 순간에 진지해지는 함장의 태도와 고민하는 그의 표정을 좋아했다. 예를 들어 기억 전장에 출전해야 할 발키리들을 짤 때 그는 이런 표정을 지으며 한참을 생각하곤 했다.


 이윽고 함장이 장고 끝에 3만 5천 수정으로 히페리온의 전력 강화를 위해 고용할 수 있는 발키리들과, 그녀들이 낄 장비에 관해 이야기하자 그녀는 실소를 터트렸다.


 이 어찌나 건실한 남자란 말인가.


 “예, 함장님의 말이 맞습니다. 3만 5천 수정이면 많은 걸 할 수 있습니다. 함장님 말대로 전력을 보강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브로냐가 좋아하는 게임으로 방 하나를 가득 채울 수도 있습니다. 세계 어디로든 호화로운 여행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브로냐는 술잔을 매만지며 3만 5천 수정이 얼마나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지 떠들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다양한 예시들에 함장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그리고 말입니다.”


 그러나 다음 순간에 브로냐는 순간적으로 말을 멈췄다.


 가시가 걸린 것처럼 말문을 트기가 어려워 입가를 움찔거리다 새 술을 따서 목을 축였다. 알코올 섞인 한숨이 응접실의 공기를 데웠다.


 브로냐는 다시금 한기를 느꼈다. 그녀는 이제부터 아주 잔인한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3만 5천 수정이 있다면, 꽃을 꺾을 수도 있습니다.” 


 브로냐의 말이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던 걸까, 함장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조금 더 기다려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눈치였기에 그녀는 함장을 바라보고 빙긋 웃었다.


 “함장님이 보시기에 브로냐는 아름답습니까?”


 함장의 고개가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위아래로 흔들렸다. 브로냐는 기분이 좋아져 조금 더 얼굴을 가까이했다.


 “구체적으로 어디가 아름답습니까? 좀 더 자세히 말해주십시오.”


 브로냐의 끈질긴 재촉에 함장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려줬다.


 무뚝뚝한 듯하면서도 순해 보이는 눈이라든가, 하얀 피부라든가, 오똑한 코와 크고 맑은 눈망울, 그리고 그녀의 몸매가 그리는 우아한 곡선에 대해서도 에둘러 표현해줬다. 그럴수록 브로냐의 입꼬리는 올라가서, 나중엔 헤실헤실하기까지 했다.


 “그렇습니까? 그러습니까? 그렇게나 장점이 많습니까?”


 어린 아이와 같은 그녀의 모습에 함장은 어찌할 바를 모르는 눈치였다. 그러다 불쑥 브로냐는 갑자기 표정을 바꿔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 함장님은, 브로냐가 갖고 싶습니까? 소유하고, 평생에 남을 흔적을 새기고 싶습니까?”


함장의 눈이 동그래졌으나 쉽사리 고개를 끄덕이진 않았다.


 그는 아마도 브로냐의 질문의 의중을 파악하고 싶었겠으나, 브로냐가 빤히 그를 계속해서 바라보자 이내 어렵사리 고개를 끄덕였다. 브로냐의 뺨이 붉어졌다.


 “후후……. 신기합니다. 같은 말이라도 누구한테 듣느냐에 따라 기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함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조금 생각에 잠겨 있다가, 아직 물기가 남아 있는 브로냐의 머리카락과 그녀가 쉴 새 없이 비웠던 술병을 바라보더니, 조심스럽게 혹시 아까의 꽃 이야기와 관련이 있는 건지 물어봤다.


 그 순간 컵을 쥐고 있던 브로냐의 손이 흠칫 움츠러들었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작게 중얼거렸다.


 “……바보 함장.”


 그러더니 창가를 바라봤다. 바깥은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고, 인기척도 조명도 없었다.


 온기라곤 보이지도 않는 풍경을 커튼을 쳐서 가린 뒤 브로냐는 보일러 온도를 조금 올리고 돌아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요함이 내려앉은 밤에 브로냐의 목소리가 물방울처럼 떨어져 내렸다. 그녀는 아직 눈에 젖어 있는 코트로 몸을 감싸며 어깨를 움츠렸다.


 너무나 추워서 잠깐이나마 함장이 자신을 몸으로 감싸주는 모습을 상상해봤다.


 “남이 소중히 가꿔온 꽃을 꺾으려는 사람들 말입니다.”


 “……?”


 “아마도 꽃이 소중해서, 소중히 간직하려고 꺾어가는 것도 아닐 겁니다. 그저 남에게 주기가 싫은 거거나, 망가뜨리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거죠.”


 브로냐는 함장을 바라봤다. 불현듯 함장의 속마음을 알 수가 없어서 무서워졌다.


 떨리는 손으로 잔을 가득 채우고 단숨에 들이키길 두 번 반복하자 브로냐도 드디어 새빨갛게 취기가 올라왔다. 그녀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처녀를 말하는 겁니다.”


 응접실이 조용해졌다.


 아까와는 다른, 찬물을 끼얹은 듯한 고요함.


 말하지 않아도 함장의 동공이 떨리고 있었기에 브로냐는 그의 동요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최대한 담담하게 표현해보려고 노력했다.


 “참 이상하지 않습니까? 바보 같은 사람들입니다. 고작 그런 데에 3만 5천 수정이라는 거금을 쓴다니 말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는 점점 잠기려고만 했다. 그녀는 크게 심호흡을 했으나 내쉬는 숨이 파르르 떨렸다.


 “위험한 일도 아니고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브로냐는 이런 기회를 놓치는 바보가 아닙니다. 그냥, 생각만 바꾸면 됩니다. 생각만…….”


속으로는 계속해서 그녀의 직원들과 회사의 미래에 대해 다짐하고 있었다. 그녀 하나의 안위를 위해 버리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었다.


 브로냐는 이 회사를, 그녀의 가족들을 지켜내야만 한다.


 그런데도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누군가 심장과 폐를 움켜쥐고 쥐어짜는 기분이 들어 숨을 헐떡였다.


 브로냐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천히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울고 있나 싶어 고개를 들어보니 고인 물이 뺨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울고 있는 건 그녀 자신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울 거라고는 정말 상상조차 못 했다.


 “그래야 하는데…….”


 한번 눈물이 흐르자 참을 수가 없었다. 차마 소리를 낼 수 없어 억지로 닫은 입 위로 구슬처럼 떨어지는 눈물방울들만 비집고 들어왔다.


 참아야만 하는데, 이겨내야 하는데, 브로냐는 결국 견뎌내지 못했다.


 “왜 이렇게 돼버린 걸까요…….”


 어쩌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상품으로 내걸어야만 하는 처지가 되어버린 걸까.


 어쩌다 그녀는 수많은 사람의 생명줄을 쥐게 된 걸까.


 어쩌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린 걸까.


 “두렵습니다. 싫습니다. 도망가고 싶어집니다. 죄송합니다, 함장님. 브로냐는 이기적인 여자인가 봅니다…….”


 브로냐가 더는 참지 못하고 함장의 품으로 무너져 내렸다. 그녀의 세상이 완전히 망가져 버리는 것 같았다. 오열하며, 울부짖었다.


 그녀가 그려왔던 꿈이 찢어진다. 그녀의 마음과, 순수함이 부서진다. 그녀가 꿈꿔왔던 처음의 청사진이 더럽혀진다…….


 날이 풀린 어느 봄날에, 함께 바이크를 타며 아직 약간은 차가운 바다에서 데이트를 즐기다 파도에 떠다니며 사랑스럽게 껴안게 되는,


 젖은 몸을 말리며 호텔 베란다에서 뭇별이 펼쳐진 은하수를 함께 바라보는,


 그러다 눈이 마주치고, 슬그머니 동시에 멋쩍게 웃으며 두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고 점점 다가가는,


 그런 식으로 소중히 건네줘야 할, 애틋한 꽃이, 현실 앞에 무력하게 꺾이게 된다.


 브로냐의 손가락이 함장의 옷소매를 더 깊이 파고들었다.


 “함장님……부탁이 있습니다…….”


 브로냐의 입이 바르르 떨렸다. 그녀의 마음은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잘 알고 있었다.


 지금부터 하는 말이 얼마나 이기적인지도.


 이 말을 해버리면 모든 게 파탄 난다는 것도.


 이 말을 하는 순간 브로냐의 마음은 영원히 전달되지 못한 채 물질적이고 속물적인 것으로 변질되어 버린다는 것도.


그럼에도 그녀는 말해야만 한다.


 원래는 그에게 선물하려고 했던 하나뿐인 봄을, 그녀는 이제 가격을 매겨 팔아야만 한다.


 “부디……함장님이 브로냐의 꽃을 사다 주셨으면 합니다…….”


 비참하고,


 처참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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