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youtube.com/watch?v=eK-dwEUx0vs&feature=related

 문득 내가 지향했던 삶의 방식을 놓고 한 발자국 두 발자국, 걸어왔던 내 길을 돌아보면...
나는 정말 무얼 향해 끌려 가고 있었던 걸까, 웃음만 나온다.
초연의 내 모습과 진심은 잃어버린채로, 난 힘겹게 그렇게 걷고 있었다.

 나는 한 사람이 믿고사는, 의지같은 믿음의 힘을 믿는다.
내게는 꿈만 같을 것 같은 일들이 일어날때...난 다시 한 번 확신을 했다.
사진 속에서만 보던 거리에 내가 또박또박 걸어가고 있었을때...
마치 영화속에나 나올 법한 대단한 사람들과 한 마디라도 말을 건네 봤을때...
내가 상상했던 이상형의 남자가 내가 좋다고 해주었을때...

 정말 원하는것을 손에 얻었을 때...
신데렐라가 신은 유리구두는 일지...
아니면 숲속까지 춤을 추며 빙글 돌던 빨간구두일지...
내가 신은 이 신발이 어디로 날 데려갈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난 자연을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하고, 또 나를 사랑한다.
얼마전, 영화 로제타를 보고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마치, 내 모습을 찍은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가끔, 글을 쓰고는 싶은데 무얼 쓸지 잘 모르겠다.
친구를 만나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지만, 그냥 같이 있어주는게 고맙고.
날 바라봐주고, 날 믿어 주고, 날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주는 존재라는게 고마워서...
같이 묵묵히 밥 한 끼 마주하고 먹는, 그게 좋아서 만나자 그러듯이.
내가 돈이 많아서, 몸매가 좋아서, 학벌이 좋아서, 타고다니는 차가 좋아서,
그냥 인맥이 넓어서 나를 만나주는게 아니라.
내가 실패한 이야기, 내가 또 좌절하고 낙담한 이야기, 갈 길을 잃어버려 헤매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게 참 고맙다.

 어디를 걷게 되고, 가게되든...이것만은 잊지 말아줘.
내가 처음 본 그 샤갈의 그림. 이건 무슨뜻일까 궁금해 하던거.
처음 load less traveled by 라는 문구에 설레였던 거. robert frost가 제일 조아하는 시인이라고 떠들고 다니던거.
내 운명의 사람을 꼭 만날거라고 여행길에 올라서, 날아가는 비둘기가 내 운명인가 했던거.
운동꾸준히하고 욕심내지말고 나 자신을 위해 노력하라던 아빠의 편지.
크리스마스날 나 온다고 소나무에 장식하고 눈사람 만들어주던 할아버지.
설레임에 잠못들었던 수도 없이 많은 밤들을.
엄마 몰래 전공을 바꾸고 신나서 어드바이저 찾아가서 reconsider라고 다시는 그딴데 안가는것도.
냉장고에서 딸기 요구르트를 꺼내먹는 어느 여자 주인공.
그냥, 가장 진실이라고 믿는 내 우습고, 바보같고, 나약하고, 길잃은, 숨기고싶은, 부끄러운 내 모습을. 내자신을.
늘 놓지말고 걸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