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처음 만났던 그 날.
널 보자마자, 난 너가 날 좋아하게 될거라 알고 있었어.
너가 날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이던지 난 상관하지 않아.
네 마음이 진심이든 아니든, 네 앞에서 울면 넌 또 사과할 테니까.
널 무릎꿇게 하기보단, 네 앞에서 내가 무릎꿇고 싶었어.

 널 앉혀놓고, 춤을 추는 내 모습을 보는 네 눈빛에
난 알고 있었어. 너가 날 아주 많이 좋아하게 될거라는 것을.
내가 가진건 아무것도 없었어.
줄 수 있는건 나 자신뿐.
아무런 것도 바라지 않았지. 네 앞에서 울면 넌 또 미안해 질테니까.
네가 내게 울며 메달리게 되기를 바랐지.
그때 창문밖에 넘실대던 파도가 난 좋았는데...
넌 그건 뒷전이고, 내가 더 좋았겠지.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을때, 네 표정을 잊을 수가 없어.
무슨 상상하는건지. 새우가 맛있다며 좋아하던 내 표정이 좋았을까.
날 쳐다보던 그때 네 눈빛이 나에 대한 어떠한 관심이었건...
니가 날 그렇게 쳐다보는게 난 너무 좋았어.
널 계속 응시하며 수돗물맛이 나는 그 물을 마셔댔지.

 내 앞에선 참지않아도되. 난 날 무기로 네게 맹세를 얻어내고
난 날 선물로 네게 몇푼안드는 선물을 받아내고 그런 여자가 아니니까.
내 앞에선 좀 더 솔직해도되. 난 원하는건 꼭 하니까.
말도안되는 약속도, 희망도, 달콤한 말도 듣기 싫었어.
어차피, 그날 이후면 우리 사이에 비밀은 없어질걸 난 알았지.

 너와의 첫만남에서, 어색하게 내 손을 잡던 네 손을 꽉잡아주던 난.
네가 떨려하던걸 알면서, 더 널 떨리게 하고 싶었어.
나도 두려웠는데. 우리 사이에 놓인 그 두려움이 미칠만큼 좋았어.
내가 먼저 무릎을 꿇었으니, 다음번엔 네 차례야.
내가 먼저 눈물을 삼켰으니, 다음번엔 네 차례야.
난 널 묶어두고, 말도안되는 약속과, 희망과, 달콤한 말을 늘어놓겠지.

 니 몸과 마음 다 할퀴고, 아프게하고, 도망칠지도 몰라.
그렇게 말도안되는 약속과, 희망과, 달콤한 말에 넘어와.
긴 말은 필요없고. 나에게 하고싶은 모든걸 해도되.
너가 내게 했던걸, 또 해도되. 더 해도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