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걷고 또 걸었다.

별가루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04.27 14:30:12
조회 35 추천 0 댓글 0


 혼자서 낯선 곳에 뚝 떨어졌을때. 내가 원해서 자처해서 온 것 이었지만,
그래도 무서운 기분이 먼저 들었다. 나는, 유로의 개념이 별로 없어서,
무조건 근처의 슈퍼마켓같은 곳에 가서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달라 했다.
그리곤, 지하철역에 있는 공중전화기로 내가 아는곳에 전화를 했다.
"나 여기 잘 모르겠어. 아무데도 몰라. 나 여기가 싫어.
다시 돌아갈래. 나 여기가 너무너무 싫어. 나 빨리 갈래 그냥."
미친사람 처럼 울었다.
어른들은, 어려서부터 우는 나를 별로 예뻐하지 않았다.
재수없다고 운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도 같다.
울면 해결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건, 난 잘안다.
장례식장에서 몇박 며칠을 울다가 눈이 팅팅 부어서
그날 먹었던 해장국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우는건, 마법이나 주문이 아니다. 우는건, 내 안의 강함의 패배와
나약함의 승리다. 우는건, 내가 약하다는걸 인정하는 것이다.
난 울고있어. 내가 우는것좀봐. 그러니까 어서 뭣좀해봐. 하고 말이다.
결국 나는 다시 민박집 안으로 돌아갔다. 외국까지 나와서
무슨 민박집이냐 싶었다. 그 집의 주인들이 주는 아침상이 너무나 싫었다.
그 집에 묵었던 이들은, 회사에서 같은 동료끼리 온 팀.
남편 잘만나서 홀로 여행을 즐기던 아주머니 한분 이 다였다.
난 미국에서 온 어린아이여서, 그냥 아무도 관심을 안가져줬다.

 아침부터 콩나물국에 돼지고기를 먹자니. 가득히 쌓인 쌀밥이
어질어질해보였다. 내가 이 밥상을 얻어먹고자 이 먼 여행길에 올랐나.
나는 정말 보기만해도 토가나올 것 같아서, 먹는둥 마는둥 했다.
그래도, 돈이 부족했던 터라, 배가 부르게 먹었다.
머리도 안말리고, 그 집안에서 나와서 무작정 걸었다.

 어디로 갈진 난 잘 몰랐다. 그냥, 사람들이 많은곳을 찾아서 갔다.
어디선가 길을 잃으면, 난 무조건 차들이 많이 가는 곳을 따라간다.
그러면 대부분은 큰 길이 나오더라.
걷고 또 걷고 또 걸었다.
더우면,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먹었고. 배가고프면
슬러쉬같은것 하나와 소세지빵 같은것 하나를 사먹었다.
큰 광장에 나아가니, 해질무렵까지 인파가 끊이질 않았다.
사람구경 하는 재미도 있거니와, 나처럼 홀로 온 사람들이
서로를 관찰하면서, 신경안쓰는척 하는 그게 더 재미났다.

 겁도 없는 나는, 어느 벤치에 누워 낮잠도 자고 책도 읽고 했다.
누군가 와서 말을 걸기도 했지만, 난 그 나라 말을 잘 못해서
그냥 떠나가게 하였다. 콜라 한잔이라도 사들고 왔다면,
하루종일 친구가 되어줬을지도 모른다. 배고픔 앞에서 약해지는게
나라는 인간의 자존심인가.

 마지막 날, 한없이 걸었던 바닷가가 생각난다.
나중에 컴퓨터로 찾아보니 19.5km나 되는 길을 새벽까지 걸었다.
방파제를 따라서 걸었던 그 바닷가는, 인적은 아무도 없었고.
단지, 문을 닫은 카페들과 푸르게 불켜진 술집들 밖엔 없었다.
그마저도 으슬으슬했던게, 지나가던 찻길의 차들이 다 조용히 지나갔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걸었나는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딱히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빈털털이에 가난하고 할게 없어서 그랬지 싶다.
가이드북을 사간게 후회될만큼, 그 곳에 유명하다는 곳은
내가 다 걸어버리는 바람에 찾아보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철없이 걸어다니는걸, 아빠가 보신다면
무어라 혼을 내실진 모르지만. 나는 그래도 벤치에 누워 낮잠을 자도
어느 하나 건드리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톰보이가 아닐까싶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기 세보여도 실제로는 멘탈 약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04 - -
이슈 [디시人터뷰] 라이징 스타로 인정받은 걸그룹, ‘리센느(RESCENE)’ 운영자 24/11/08 - -
AD 얼리버드 111만원 할인! 해커스로스쿨 전강좌 패스 운영자 24/07/24 - -
AD 메가로스쿨 2026 LEET 올패스! 기간한정 혜택제공 운영자 24/10/01 - -
126056 궁금한게 있는데 말야.... [2] 지킬과하이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3 160 0
126055 우리문화재 찾기 애국장학생 모집공고 (대상: 유학준비생) 다시한번(121.128) 12.01.13 97 0
126054 진짜 후회밖에 안남는다 [2] 나으그이(180.11) 12.01.13 395 0
126053 클로이 힘내랏 12월31일인데(99.17) 12.01.13 58 0
126052 문레기 새끼들만 한데 모아놓고 핵 떨어트리자 [3] 파스(118.216) 12.01.13 168 0
126051 이공계의 이점 [1] Chloë Moretz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3 148 0
126050 이번에 원서쓰는데 정말 부탁할게 있어.. 나으그이(126.207) 12.01.13 75 1
126048 야 나 대학 결정하는것좀 도와줘라 [5] ■x(71.231) 12.01.13 266 0
126047 공징징 새끼들은 사람이 아니다. Chloë Moretz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3 65 0
126046 여기가 NYU랑 UCLA가 한국 전문대수준으로 까이는 외갤임? [5] (68.175) 12.01.13 391 0
126045 1년쉬고 대학갈려고하는데 많이넣었음 봐주세요! [1] 긍정적으로(98.212) 12.01.13 160 0
126043 임페 바이오메드는 다른과보다 힘든가?? [32] 잉글랜드(92.233) 12.01.13 363 0
126042 형님들 저메이지법학부붙엇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택용(115.22) 12.01.13 208 0
126040 션택 병신아 [4] ㅎㅅㅎ(67.170) 12.01.13 195 0
126039 ㅆㅃ 미국깡촌살다가 도쿄갔다왓는데 완전 신세계네 짤 투척 [1] 개씹미겔(119.192) 12.01.13 437 0
126035 여기에 매국노가 그렇게많다며??? [7] ㅇㅇ(183.106) 12.01.13 228 2
126034 대학와서 gpa 3.5도 못넘기면 운지하는게 답 아니냐 [2] 12월31일인데(99.17) 12.01.13 231 0
126032 우리시니어 2학기 한번 잘보내보자는 뜻으로 써봅니다 [12] Prettysuperm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3 198 0
126029 니지갑디펜스하는글>> 텍스트북 존나 비싸서 고민이니???? [16] 12월31일인데(99.17) 12.01.13 204 1
126028 SUNY Binghamton 정도면 몇점정도임? ㅇㅇ(69.114) 12.01.13 122 0
126027 새벽에 왜갤 질문좀 칰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3 41 0
126025 텍스트북 [7] EE(24.7) 12.01.13 124 0
126024 대학 원서를 모두 제출했습니다. 저 대학 어디 붙을 수 있을까요? [18] oKAY?(173.165) 12.01.13 693 0
126023 갑잉여가 나에게 모욕감을줬어 [4] 김생물(115.139) 12.01.13 199 0
126019 영겔러 아무나 없음??? 디게 급함 ㅠㅠ 헤이헤이(193.61) 12.01.13 75 0
126018 원서 다 끝낸 시니어가 할수있는 시간 때우기 쉬운 잉여짓들 추천(1/2) [4] 뉴욕대현빈(204.11) 12.01.13 235 0
126017 왜갤 챗방 오픈 미래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3 65 0
126016 게이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1] 미래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3 270 0
126014 형들 cc에서 편입 [3] 쿠쿠하ㅏㅁ(211.204) 12.01.13 226 0
126013 소다성님다시소환 ㅋㅋ(114.201) 12.01.13 34 0
126012 미갤러 분들 이것좀 읽어봐주세요 [5] sadfsdfsdf(173.166) 12.01.13 66 0
126011 ucla랑 서울대랑 학과빼고 비교해도 당연히 ucla가 떡치지? [13] asdasdasd(125.133) 12.01.12 676 0
126010 커트라인 공개 홎돠ㅐㅏ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2 55 0
126009 갑잉여는 보라 [1] =ㅅ=(59.13) 12.01.12 116 0
126008 미국 4천여개 대학중에서 몇위권 안에 들면 괜찮은 대학이라고 생각하나요? [9] ㅂㅈㄱ(123.212) 12.01.12 305 0
126007 커트라인 공개 홎돠ㅐㅏ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2 47 0
126006 게이오 면접 몇시부터? [2] 시간아(211.246) 12.01.12 184 0
126005 아 씨123발 밴더빌트 가고싶다.... 난 갈수있을까ㅇ [2] 엔와유현빈(204.11) 12.01.12 143 0
126004 상학부 리츠랑 도시샤중에 어디가 낫냐? [5] ㅁㄴㅇ(27.1) 12.01.12 314 0
125992 방금스탠포트 출신 재미교포와 대화했지만..미국내 조선인은 정말 최악이구나 [3] 楽しみにしてて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2 444 0
125991 옛날에 건대다니고 식갤러 새끼는봐라. ㅇㅇ(128.42) 12.01.12 65 0
125989 딱하나만 물어 봅시다. NYU의대(MD) 들어가면 병신이냐? [5] 왜구(200.251) 12.01.12 356 0
125985 피직스 질문이여 ㅠ [1] asd(69.255) 12.01.12 54 0
125982 대학 기숙사에서 한국 p2p로 다운받으면 기록에 안남냐? ㅂㅈㄷ(129.128) 12.01.12 184 0
125981 공익 산업체및/소다 소환 [1] ㅇㄴㅁㅇ(114.201) 12.01.12 93 0
125980 외갤은 여전하네 [1] ㅓㅏㅓ(211.246) 12.01.12 93 0
125979 할꺼없는애들 아프리카방송에 유신이라는넘꺼 바바라ㅋㅋㅋㅋ [3] dsfd(165.124) 12.01.12 111 0
125975 우리집 사정, 대학교 학비좀 바줘.. [54] Prettysuperm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2 881 0
125974 케이오1차됬넹 [2] I헬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2 301 0
125973 게이오 경/상 1차 무사히합격!! [18] -Lipto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12 65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