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룸의 로망 -

삼촌 차를 타고 꾸벅꾸벅 졸며 어언 3시간을 달려 도착하니 나의 학교가 보였다.
 이곳에서 새로운 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될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묘했다. 잠시 지나가면서 보니 여러 가게들이 눈에 보였다.
 가장 걱정했던 것들 중 세 개가 치과 (사랑니 때문에 지금도 잇몸이 부어있음 ㅠㅠ ),
 미용실 (머리를 한 달마다 주기적으로 꼭 잘라야 하므로, 덥수룩해 보이는게 너무 싫어서 ㅎㅎ),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마켓 (마켓만 있어도 걱정 없을 듯 ㅎㅎ)


 근데 다행히 이 세 개가 모두 가까이 있었다.
삼촌 차에서 내려 미리 체크인을 하고 짐을 방에 갔다 놓으러 내 방을 찾아갔는데
내가 생각하던 것 이상의 만족이었다. 부엌에(오븐, 냉장고, 씽크대),
화장실 2개 (두 명이 같이 쓰는), 그리고 네 명이 각각의 방에서 생활하는 구조였다.


 짐을 풀고 삼촌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내가 캘리포니아에 와서 가장 먼저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in-n-out 버거를 먹어보는 것이었다.
왠지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못 먹을 것 같아서 먹으러 가고 싶었는데 이 주변엔
인 앤 아웃 버거가 없단다 ㅠㅠ. 그래서 그냥 중국식당 가서 밥을 먹었다.

앞으로 밥이 그리울 때면 여기서 볶음밥 같은 거라도 먹으면 좀 나을거란다.

밥을 먹고 삼촌과 작별인사를 하고는 방에서 한숨 자려고 누웠다.

얼마쯤 지났을까, 잠에서 깨어 시계를 보니 이런!!!!! 5시까지 집합인데 5시 5분이었다.
 대충 정리하고 옷을 걸쳐 입고는 뛰어나가니
저쪽에 한 무리가 보여서 우리 일행인줄 단번에 알았다.

애들 짐 정리하는걸 좀 도와주다가 친한 형과 저녁을 먹으러 길을 나섰다.

아까 차 타고 오면서 길을 잘 봐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가도가도 상점들이 안 나왔다.

한 참을 가다가 이상한 집들이 나오길래 아무나 붙잡고 물어봤더니 길을 잘 못 들었고,
돌아가야 한단다 ㅠㅠ
옆에 있는 형은 계속 불안하다고 징징거렸는데
나는 왠지 모르게 자신이 있었다.

앞으로 미국 생활을 하면서 이런 어려움들을 많이 겪을 것이기에.

간신히 상점을 찾아 Q 가게에서 sub (햄버거랑 비슷한 개념인데 약간 샌드위치 같기도
하고, 하여튼 나는 햄버거는 거의 안 먹는데 sub은 참 좋아함 ㅋ)

그렇게 저녁을 먹고 형과 헤어진 후 방에 돌아왔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우리 방은 나, 중국인, 영국인, 독일인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미국에서의 둘째 날이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