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사정은 모름.  미국의 경우에 한함.)

요즘 다들 경제 어려운 것 알지? 그래서 더더욱 안정적인 직업을 찾으려고 하는 거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안정적인 직업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약대가 인기가 많은 것 같아.  그래서 약사라는 직업이 정말 안정적이고 고소득이라고?  맞아.  그랬지.  약 2년 전까지만 해도.

예전엔 약사 정말 최고였어.  GPA 2.0으로 약대 졸업하기만 해도 온갖 큰 retail 약국들이 계약 보너스에 남들이 입 떡 벌릴만한 연봉을 약속했으니까.  인턴 시절 일하던 약국은 경쟁 약국에 약사 뺏기지 않으려고 더더욱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 (유급 휴가 기간 연장, 더블 보너스 등). 

요즘은 정말 아니올시다 야.  제작년부터 조금씩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지.  어려운 경제의 여파로 퇴직했던 약사들이 최전선에 뛰어들고 새로 생겨난 약대들이 약사들을 배출해 내는 통에 약사 부족의 현상은 거의 사라졌어.  게다가 약국들은 인원 감축을 시작했지.  예를 들어 3 full time pharmacists가 일 하고 있었다면 2 full time pharmacists, 1 part time pharmacist로 바꿔서 인건비를 낮추는 거야.  그러다 보니 새로 졸업한 약사들은 현 약사들과 경쟁을 해야 하고, seniority로 따지나 경험으로 따지나 누가 이기겠어..  큰 문제가 없는 한은 대부분 현 약사들을 쓰고 싶어 하지.  지금 졸업하는 애들은 도시에서 취업하기 정말 힘들어.  예전엔 농담으로 \'정 일할 곳이 없으면 알래스카나 가서 일해야지\'라고 했지만 이젠 현실이 되어 버릴지도 몰라.

아직도 약대들은 새로 생기고 있고, 약대에 합격하는 것 자체는 쉬워졌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후를 생각해야 해.  2+년동안 pre-pharm 공부하고 4년간 약대에서 쌔빠지게 공부해서, 그 다음엔 뭐?  사립학교를 다닌 경우에는 10만불 이상의 빚더미에 앉아 있을지도 몰라. 

정말 약사가 되고 싶어서 \'난 Residency도 할 수 있고 리더쉽이 강해서 리더 자리도 꿰찰 수 있고, 약사가 되는 것 만이 내 삶의 목표이자 평생의 추구야!\'  하는 사람들은 말리지 않겠지만 그저 부모님이 원하시니까, 약사가 돈을 잘 번다니까 돈이 탐나서 혹은 안정적인 직업이 좋아서, -  이런 애들은 다른 길을 찾는게 현명할 지도 몰라. 

오늘 아는 약사가 인원 감축으로 해고당했다는 소리를 들어서 그냥 한 번 써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