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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멘마하 성의 여자들 7

스티스니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10.06 05: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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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때였다. “잠깐”이라는 스티스니아의 목소리가 식당에 퍼졌다. 나는 당황하여 그녀를 쳐다보았다. 나뿐만이 아니라 식당의 모두가 놀란 듯이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의례적인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이 나를 크게 긴장시켰다. 오직 에안나만이 무엇을 먹을지 눈을 크게 뜨며 고민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닥터.” 스티스니아가 냅킨으로 입을 톡톡 닦으며 나를 불렀다. 영주도 그렇고 이 여자도 나를 닥터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어느새 모두가 나를 그렇게 부르기로 결정한 것 같았다. 내 생각이야 어쨌든 그녀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더 이상 당신의 무례를 참을 수 없군요.” 스티스니아를 제외한 모두가 그녀를 이상하게 보는 눈치임을 알았다. 하지만 나 또한 그녀를 그렇게 볼 수는 없었다.

“무례를 지었다면 당장 사과 드리겠습니다.” 나는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그래요. 그래야겠지요. 하지만 닥터, 당신은 지금 당신이 어떤 무례를 지었는가도 모르지 않나요?” 스티스니아가 은근히 비꼬는 듯한 말투로 내게 물었다.

나는 그녀의 말대로 내가 무슨 무례를 지었는지 몰랐기 때문에 잠자코 허리를 숙인 채 가만히 있었다.

“그럴 줄 알았어요. 당신이 저지른 무례는 2개에요. 하나는 나에게 감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

나는 허리를 숙인 채 고개만 들어 스티스니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당신을 이 식사 자리에 부르자고 한 것은 영주님이 맞아요.”

“응! 내가 닥터도 같이 냠냠 하자고 불렀어! 닥터도 이제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잖아?” 영주가 자연스럽게 스티스니아의 말끝을 이었다.

“영주님! 제가 말하고 있잖아요!” 스티스니아가 말을 마친 영주에게 거칠게 말했다. “명심하라고 했죠! 영주님이 공무를 보는 공관에서는 영주님이 제 위에 계실지도 모르지만 영주님이 저희 가문에서 생활하시는 이곳에서는 장녀인 제가 위라고요!”

“네.......” 영주는 그녀의 다그침에 코맹맹이 소리로 수그러들었다.

“그러니까 아시겠어요? 비록 영주님의 부탁이 있었지만 닥터를 동석하게 한 건 저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저에게는 감사를 안 하고 영주님에게만 감사를 표할 수 있죠? 지금 저를 무시하시는 건가요?”

“아, 아닙니다. 저는 단지 영주님의 명령인 줄 알고......”

“엣사!” 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녀가 다시 다그쳤다. 엣사를 부르는 그녀의 말에 엣사는 차렷 자세가 되어 꼼짝없이 얼어붙었다.

“당신 똑바로 가르치지 않고 뭐한 거에요! 이곳에서의 생활은 당신에게 맡겼을 텐데요!?”

“죄송합니다”라고 기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엣사를 잠시 노려본 뒤에 스티스니아는 나를 보고 다시 말했다.

“그리고 두 번째. 저 꼬마를 당장 이 식당에서 내보내세요.” 스티스니아는 턱으로 에안나를 가리켰다. “전 닥터만 불렀을 텐데요? 누가 저 꼬마를 식사에 동석하라고 명했죠? 엣사!”

스티스니아의 부름에 맞춰 엣사는 에안나를 식당에서 내보내기 위해 에안나의 양 어깨를 잡았다. 그러자 에안나는 울 것만 같은 표정으로 엣사를 바라 보았다. 상식에 벗어난 가혹한 대우와 불쌍한 처지의 에안나를 앞에 두고 엣사는 주인의 명령에 따라야할지 망설이게 되었다.

“에이사! 당신! 제 명령에 거부하는 건가요!? 제 말에 따를 수 없다고!? 좋아요! 다음에 똑바로 교육 시켜드리겠어요!” 자이언트 메이드의 이름이 에이사였다는 것을 나는 잠시 까먹고 있었다. 보통 엣사라고 부르는 그녀를 정식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은 그녀의 분노가 상당함을 뜻했다. 엣사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한채 고개를 숙여 바닥만을 쳐다보았다.

“샤르트! 당신이 내보내도록 하세요!?” 엣사 대신 스티스니아가 지명한 것은 경비대장 샤르트였다. 집안내 모든 업무를 스티스니아가 맡고 있는 것이라면 샤르트는 그녀와 계약을 맺었음이 틀림이 없었다. 즉 둘은 주종 관계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엣사 대신에 그녀에게 명령을 한 것이리라.

“헤이~ 헤이!” 샤르트는 쓴 웃음을 지으며 먹던 손을 멈추고 제자리에서 일어났다. 샤르트라면 분명 에안나를 강제로 의자에서 뽑아 식당 밖으로 쫓아낼 것이었다. 아직 어린 에안나에게 그런 수모를 맛보게 할 수는 없었다. 나는 당장 스티스니아에게 그것만은 참아달라고 분노를 참으며 빌어야만 했다. 분노로 후들거리는 다리를 굽히려고 했을 때였다.

“어이, 멈춰.” 말을 꺼낸 것은 은색늑대였다. “언니, 아무리 장녀라지만 너무 하는 거 아냐? 막내라고는 하지만 영주님이라고. 장녀이면서 영주에 오르지 못한 언니보다는 훨씬 위대한 분인데, 지금 그렇게 해도 되는 거야? 영주님이 닥터와 함께 꼬마를 이 성에 살게 했으면 둘 다 똑같은 위치잖아.”

“그 말이 맞아요. 정말 밥 먹는데 밥맛 떨어지게 무슨 주책이에요.” 요루치가 한손에 집은 포크로 스티스니아를 가리키며 거들었다.

“둘 다, 지금 제게 따를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스티스니아는 최대한 평온한 어조로 말하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관자놀이에 솟아오른 핏줄까지는 속일 수가 없었다.

“애초에 이 저를 내버려두고 언니가 거기 앉아 있는 게 잘못된 거에요. 성 안에서만 지낸 언니가 어떻게 저보다 뛰어날 수가 있다는 거죠? 가문의 주인되는 자는 가문에서 가장 능력있는 사람 아니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에린의 그림자 영웅인 제가 지금 그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잖아요? 언니는 제가 성을 떠난 사이에 잠깐 그 자리를 차지하신 거 뿐이라고요.”

은색늑대가 말하는 자리란 단순히 식탁의 상석만이 아니라 이 성 안에서의 위치를 말하는 것 같았다. 즉 자신이 당주 뿐만이 아니라 영주가 되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큰 언니가 지금 쟤 보고 나가라는 건 그저 순전히 심술 아니야~? 난 알아. 큰 언니 원래는 그렇게 키가 크지 않았잖아. 딱 저 꼬마만큼 키도 작고 가슴도 작았던 큰 언니잖아. 그래서  키와 가슴을 크게 해달라고 매일 밤 기도한 거 모를 줄 알아? 뭐 그 소원은 이루어진 거 같은데 지금 쟤를 보고 큰 언니의 옛날 모습이 떠올라서 화가 나서 심술을 부리는 거잖아? 정말 유치하다. 몸만 컸지 머리는 아직 애라니까?” 요루치가 특유의 미끄러지는 말투로 스티스니아를 공격했다.

두 명의 공격을 받은 스티스니아는 인내의 한계가 다다른 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꼭 다문 채 자리에서 일어나 은색늑대와 요루치를 마주 보았다. 은색늑대도 자리에서 서있었기 때문에 둘은 서로 같은 눈높이에서 마주 보았고, 요루치는 여전히 앉은채로 비스듬한 얼굴로 스티스니아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스티스니아가 내려보고 있는 모양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그들의 눈싸움 가운데 영주는 양 손을 양 무릎위에 놓고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을 뿐이었고 샤르트 또한 계속 얼굴에 쓴웃음을 지으며 착잡해하고 있었다. 누군가 한 명이 폭발할 때까지 이 분위기는 멈추지 않을 것만 같았다.

이 분위기를 폭발함으로써 멈춘 사람은 다름 아닌 에안나였다. 서로 자신을 두고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안 에안나는 참다 참다 이윽고 큰 울음을 터뜨렸다. 에안나의 울음에 모두가 잠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으앙! 잘못 했어요! 죄송해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를 에안나가 모두를 향해 죄송하다고 외치고 있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에안나. 너는 하나도 잘못이 없어. 모든 건 이 여자들이 나쁜 거야. 너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지금까지 약하게 살아온 내가 잘못했어. 어째서 공주 같은 네 얼굴에서 울음이 나와야 하니. 착하게 살아온 건 에안나인데 왜 너 자신을 탓하는 거니. 착하디 착한 에안나야, 못난 건 나니까 나를 탓해주렴.

나는 에안나의 울음을 듣고 잠시 솟아오르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숙여야 했다.

내가 너를 반드시 이 여자들로부터 지켜줄게.

나는 재빠르게 에안나에가 달려가 그 몸을 안고 식당 문으로 달렸다. 식탁을 향해 짤막하게 “실례했습니다”라고 말한 뒤 나는 그대로 나와 에안나의 방으로 뛰어갔다. 식당 문이 닫히기 전, 요루치가 말하는 것을 나는 똑똑히 들었다.

“정말 재수 없다니까. 칙칙한 회색 옷과 머리라니. 아~ 정말 쟤 때문이야. 내 성에 불행을 가져왔어.”

죽여버릴 거야. 난 내 눈물을 에안나로부터 감추며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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