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토광에 쓴 글이지만 정지 먹으면 게임 홈페이지도 볼 수 없기 때문에 여기서 본문 다시 올림.

님들은 잘못 없다. 힘내라.

이 사건은 아래와 같이 요약된다.

1) 공지사항은 대표 캐릭터에게만 지급으로 옳게 표시

2) 인게임 툴팁은 미표시

3) 실제 지급에서 오류 발생

4) 그렇다면, 받아서 쓴 자는 범죄자인가?

라는데 하지말라면 하지말라는 죽창무새(이제부터 죽무새라고 하겠다)들이 그렇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사안이 제재까지 나아가게 되면 철저히 비윤리적이고 도덕적으로 악한데다가 유저 전체의 이득도 아니다.

첫째. 책임소재의 전체, 혹은 최소 일부는 확실히 개발사에 있다. 얘들이 코드 한 줄을 빼먹어서 일어난 사건인데 가장 크게 '정지' 먹어야 할 대상은 개발자 본인이다. 견책, 감봉, 퇴사 마음대로 고르고 그 자의 실명을 마지막만 마스킹해서 공지사항에 올려라. 유저를 정지시키려면 이 또한 같이 진행되어야 공평하다.

둘째. 최초로 '무한 통행증 복사'를 선동한 자도 사실 공지사항은 옳게 되어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선동한 본인조차도 못 읽은 공지사항을 누구나 보고 조심하라는 건 죽창에 머리가 오염되어서 보험회사 직원이 빙의해버린 것. 정작 자기들은 회원가입의 모든 약관을 읽는가부터 되돌아봐라.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짓이다.

셋째. 통행증을 줬는데 잘못 줬으니까 있으면 쓰지 말라 이거지? 그럼 폐기해주면 감사하고 써서 없다면 별 수 없는거지. 정 불만 나오면 사료나 풀라고. 여기서 정지를 바라는 것도 엽기적이고 해주는 것도 절망적이다. 이 정지의 의도 전부가 단지 민심 수습을 위한 것이니 결국 정지 제도 자체를 남용한 것이다.

넷째. 무한 아니고 복사도 아니다. 캐릭터 당 주간 1회 지급이다. 염색 앰플도 매주 무한복사되고 있다고 우기고 싶은가? 애초에 선동으로 불거진 이슈에 과몰입하지 마라.

다섯째. 정지 시원하다고 끝내면 개발사의 마인드셋이 내가 실수해도 정지 먹이면 되니까 괜찮다는 쪽으로 변질된다. 이 사건을 모두가 통행증 많이 주는 축제로 즐기고 무정지/사료로 가야 넥슨이 게임 경제 망가지고 사료 푸는게 두려워서 조심한다. 정지 옹호는 유저 권익 향상 전략으로써도 불합리한 선택.

여섯째. 어떠한 이용약관도 법 위엔 있을 수 없다. 민법적으론 거래는 신의성실하게. 형법적으론 책임 있어야 범죄 있다. 두 관점 모두에서 이번 사태의 정지는 자격 미달이다. 지가 줘놓고 썼으니 불이익을 준다는 게 민법적으로 신의칙 위반이라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고(선의 악의 과실 중과실을 괜히 구분하는 줄 아냐?), 사용자가 공지사항을 보고도 일부러 통행증을 썼다는 책임사항은 개발사가 증명해야지. 받았으면 알고 쓴거라고 간주하는게 어디서 온 버릇인가? 캐릭터당 지급하는 온타임 아이템이 한두개야? 까딱 잘못하면 다시 만난 밀레시안 타이틀 받아서 정지처먹을뻔했네.

일곱째. 다음 피해자는 이 글을 보는 당신이다. 이 사건에서 다계정, 다클라, 매크로, 기타 어떠한 부정행위도 없었는데도 처벌당한 유일한 근거는 결국 '눈치없음 죄'다. 이런 선례가 생겨버린다면 이제부터는 당신이 플레이하는 모든 컨텐츠를 의심해야 할테고, 다음 피해자가 당신이 되었을 때는 당신도 똑같은 조롱을 당하게 될 것이다. 너는 눈치도 없냐고. 당신이 받은 온타임 이벤트 보상 중, 지급 대상을 미리 읽어보고 받은 것은 몇 개나 되나?

여덟째. 하지말라면 하지말라는 사람들도 몇 장은 썼다는데, 똑같이 공지사항 안 보고 똑같이 부정수급사용했는데 이 사람들은 왜 안 잡아가나? 난 적게 쓰고 쟨 많이 썼잖아요 라는게 이들의 반론인데, 그러면 벌써 논리가 무너진다. 처음엔 분명히 공지사항 안 보고 부정사용해서 잡아가야 한다고 말했는데 말이 '많이 써서'로 바뀐 거잖아. 게다가, 그 기준이 몇 개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 아무도 없다. 이걸 우리는 내로남불이라고 하기로 했다.

아홉째. 제재 옹호론의 핵심은 '넌 눈치도 없냐?' 인데, 그럼 '눈치없는 죄'가 법보다 옳고 주먹보다 가깝다는 얘긴가? 군대나 좋소에서나 통하는 논리다. 니가 알아서 잘 했어야지, 아직도 그것도 모르냐, 넌 왜 그리 눈치도 없냐. 이런 말을 즐겨 쓰고 즐겨 듣는가? 그렇다면 파탄난 당신의 인간관계에 애도를 표한다.

이상이다. 원래대로면 이 사건은 제재 피해자들이 단합해서 트럭을 보내거나 소송을 걸어야 하고, 커뮤니티는 이들을 응원해야 했던 건이다. (개인적으로 트럭 출발시 비용 후원할 생각이다) 도대체 어떤 유저들이 자신의 간접적 손해가 억울하다는 이유로 유저 제재 권한을 휘두르려고 들고 또 어떤 게임사가 그걸 넙죽넙죽 다 들어주나? 게임의 몰락이 이런데서 온다. 조심해라. 이건 외부로 나갔다간 메이플보다 더한 정공겜 딱지가 붙을 위험한 일이다.

이렇게 에토광을 버젓이 이용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제재 대상자가 아니다. 왜냐면 작년부터 이 회사가 온타임 이벤트와 게임 이용정지를 연관시킨다는 걸 보고서 어떠한 인게임 이벤트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20주년을 축하하는 축제 자리에도 사람 하나가 빠져있었다. 축제의 취지에 참으로 걸맞는 일이다. 뭐 그래서 나는 안전하고 이번 일은 남 얘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사태가 너무나 추해서 몇 자 적었다. 이제 진작에 해야했어야 할 말로 마무리하겠다.

제재 대상자 여러분들은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전 어제도 마도카를 보면서 죽창 들자는 글이 드문드문만 올라오길래 이건 그냥 지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게임사가 기름을 붓네요. 확실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제재는 근거가 없고, 정의롭지 못합니다. 당신들은 잘못이 없습니다. 게임사는 잘못이 없는 사람을 제재했습니다.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