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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멘마하 성의 여자들5

스티스니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9.30 01: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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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멘마하 성에 처음 온 날은 대부분을 나와 에안나의 방을 꾸미는데 써버렸다. 방에는 침대 하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우선 추가적인 침대를 요구해야 했다. 더해진 침대를 여자인 에안나와 폭칸이 쓰게 하고 다른 침대를 나 혼자 쓸 것인가 아니면 가족인 나와 에안나가 한 침대를 쓰고 폭칸을 따로 자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약간 고민을 했지만 나의 고민은 스티스니아의 한마디로 해결되었다.

나는 추가적인 요청은 스티스니아에게 부탁하라는 엣사의 말에 따라 그녀의 방으로 찾아갔다.

“뭐? 침대?” 내가 요청하자 그녀는 내 안경을 벗기면서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내가 거짓말을 하는지 아닌지 확인해보는 눈치였다. 잠시 입을 다물더니 진지한 생각에 빠져있는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내게 답을 주었다.

“침대는 줄 수 없어. 폭칸은 애완동물이니까 바닥에서 재워.”

“예”라고 대답은 했지만 내 머릿속으로는 애완동물을 에안나가 껴안고 자는 구도가 그려지고 있었다. 나는 아무리 애완동물이라고 해도 인간인 폭칸을 바닥에 재울 수는 없었다.

그 외의 나머지 가구들에 대해서는 별 문제 없이 받을 수 있었다. 그것은 스티스니아가 어린이의 일이라면 불쾌하다며 신경  고 싶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말에서 나는 스티스니아가 에안나를 불청객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왜 그렇게 느끼는지는 알 수 없었다.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점심은 에안나, 엣사 그리고 폭칸과 함께 식당에서 먹었다. 식사는 엣사가 준비해준 것이었다. 우리는 식당 가운데에 있는 호화로운 식탁을 두고 식당 구석에 있는 허름한 나무 식탁에서 먹었다. 그것이 주인에 대한 예의라고 엣사는 말했다. 엣사는 자이언트답게 거대한 식기를 이용해 많은 양의 밥을 준비했다. 또 하나 특이했던 것은 폭칸이 정말 개처럼 밥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식탁에 앉지도 못하고 손발도 바닥에 붙인 채 오직 입과 혀를 이용해서 개밥 그릇에 담겨진 밥을 먹고 있었다.

“이건 역시 스티스니아 아가씨의 지침인가요?”

“그렇기도 하고 스티스니아 아가씨뿐만이 아니라 모든 아가씨들이 그래요. 애완동물로 귀여워해주지만 그만큼 애완동물의 도를 넘는 짓은 허락하지 않으시죠. 행여나 당신도 폭칸에게 인간 취급을 하지 말아요. 그러다간 호되게 혼나니까.” 엣사는 마치 자신이 그렇게 혼난 적이 있다는 듯이 말했다.

잠시 밥을 먹다가 다시 떠오른 게 있어서 엣사에게 물었다.

“저기, 다른 아가씨들은 식사를 안 하시나요?” 식당에 오직 나와 에안나, 엣사 그리고 폭칸 뿐이었던 게 마음에 걸렸던 내가 물었다.

“아직 성의 예절에 대해서 모르시는 거 같네요.” 엣사가 먹던 것을 마저 삼키고 말했다. “성에서는요, 주인 되시는 분들이 먼저 식사를 하셔요. 그때 하인들은 그 옆에서 시중을 들어드려야하고요. 그리고 모두 식사가 끝나시면 그때 남은 음식들을 가지고 저희가 먹는 거죠.”

“그렇군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아가씨들은 아직 식사를 안 하신 거 같은 데요?” 식당에는 청소한 이후로 사용한 적이 없는 깨끗한 모습이었다.

“점심은 특수한 상황이에요. 아가씨들이 밥을 드시는 시간이 모두 다르시거든요.”

“왜죠? 다들 무언가 일을 하고 계시는 건가요?” 숟가락을 입안에 넣는 엣사에게 재차 물었다.

“스티스니아 아가씨의 경우에는 그렇죠. 성내 관리를 하실 테니까요. 그런 점에선 다른 분들에 비해서 정기적인 시각에 식사를 하시죠. 다른 아가씨들의 경우는 매일매일 달라요. 샤르트 경비대장과 은색늑대 아가씨는 서로 치고 박고 싸우다가 둘 다 지치고 쓰러지면 함께 식사를 하러 오시죠.”

“싸워요? 둘이?”

“네. 경비대장으로서 이 성안에 자기보다 강한 사람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샤르트 경비대장이 에린의 그림자 영웅인 은색늑대 아가씨에게 매일 같이 결투를 신청하는 거죠. 샤르트 경비대장이 이멘마하 성의 챔피언이라면 은색늑대 아가씨는 전 에린에서 알아주는 챔피언인데 상대가 되겠어요? 매일같이 샤르트 경비대장이 져요. 그래도 매일 같이 도전해요.”

“재미난 관계네요. 그렇게 서로 둘이 발전해가면 좋을 텐데.” 나는 별다른 의도 없이 순수하게 말했다. 엣사가 나의 의견에 대해 아무 말도 안하고 식사를 계속하자 나는 요루치 아가씨에 대해 물었다.

“요루치 아가씨요? 지금쯤이면 꿈나라에 계실 거에요. 그 아가씨는 귀족답지 않게 뭐랄까, 뒷골목 여자라는 분위기가 많이 풍기거든요.”

엣사는 남이 듣지 못하도록 얼굴을 내게 가까이 대며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말했다.

“아마 당신이 평소대로 상활하면 가장 뵈지 못할 분이에요. 월요일 아침 조례를 빼고는 항상 저녁에 나가셔서 아침에 들어오시거든요.”

“항상이요? 무슨 일을 하시길래 그래요? 뒷골목 여자라니.” 나도 최대한 목소리를 줄여 엣사에게 속삭였다. 이것은 에안나가 듣지 못하게 하려고였다.

“그게 말 그대로에요. 늦은 밤 술집에 가셔서 스트립쇼를 하신다고 해요.”

“풉!” 나는 스트립쇼라는 말에 그만 먹던 것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덕분에 엣사는 신경질을 내며 얼굴과 옷, 그리고 자신이 먹던 것까지 정리를 해야만 했다.

그것으로 점심은 끝이었다.



점심 후 저녁때까지는 내 주치의실과 방을 오가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열중했다. 정보라고 해봤자 방의 위치라든가 방 안에 있는 물건을 알아두는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것은 해도 안 해도 상관없을 정도의 평범하고 하찮은 정보였단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실을 꼽으라고 한다면 에안나가 폭칸을 상당히 마음에 들어 한다는 점이었다.

내 방과 주치의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내 방에 들어갈 때면 에안나는 항상 폭칸과 무엇을 하고 있었다.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것과 동질감을 느끼는 것인지 에안나는 폭칸과 함께 하려고 했다. 그들은 소꿉놀이를 해본다든가 가만히 껴안고 있는 다든가 쎄쎄쎄를 해본다든지, 주로 에안나의 나이대의 소녀들이 할 만한 놀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에안나가 일방적으로 폭칸에게 행하는 것들이어서 교류가 성립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폭칸은 그저 가만히 앉아 에안나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가끔 혀로 손등을 핥는 것이 폭칸이 보이는 행동의 전부였다.

내가 만지면 뭔가 행동을 보일까해서 폭칸의 얼굴이나 등을 내 손으로 만져보기도 하였지만 폭칸은 어슬렁거리는 개처럼 자리를 옮겨 다시 앉을 뿐이었다.

폭칸이 코르에서 이 성에 온 것은 5년쯤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언어를 구사할 수 있지 않을까?

“폭칸.” 나는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러나 이름의 주인은 그것을 못 알아듣는 지 아무런 낌새를 보이지 않았다.

“혹시 내 말을 이해할 수 있겠니?”

나는 말을 하며 동시에 폭칸의 앞에서 몇 가지 제스쳐를 취해보았다. 만약 코르의 언어만을 배우고 이곳으로 왔다면 언어 능력은 있지만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폭칸은 나의 과도한 행동에 부담을 느끼는지 몸과 시선을 나로부터 돌릴 뿐이었다. 그렇다. 이것은 분명한 나의 말에 대한 거부이다. 폭칸은 언어를 이해하고 있다.

그런 확신을 가지게 됐을 때, 엣사가 내 방에 찾아와 저녁을 먹으라고 일러주었다. 하인은 주인들의 식사가 다 끝나고 먹는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그녀가 직접 찾아와 식사에 초대하는 것은 예상 밖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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