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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LPL을 가로막았던 그 갈리오! 또 다시 중국을 좌절시킨 '페이커'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03 03: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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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11월 2일,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의 결승전에서 LCK의 티원(T1)과 LPL의 빌리빌리 게이밍 드림스마트(BLG)가 맞붙게 됐다.

'제오페구케'로 3년 연속 월즈 결승 무대에 오른 T1은 승리할 경우 팀과 함께 페이커의 월즈 통산 5번째 우승(V5)을 비롯하여 동일 로스터의 2회 우승, LCK 최초의 외국인 용병 월즈 우승과 같은 다양한 기록들을 역사에 남길 수 있는 상황에 있다. 

특히 월즈에 한하여 5전 3승의 다전제에서는 T1이 중국을 상대로 매치 패배를 기록한 적이 없으며. 로얄 네버 기브업(RNG)을 상대로 벼랑 끝에 몰렸던 17년도에는 5연속 갈리오라는 과감한 수로 승리를 쟁취한 바 있어 기대감이 높다.

한편, BLG의 기세 또한 만만치 않다. 월즈 공식 글로벌 파워랭킹에서 최유력 우승후보로 꼽힌 것과 별개로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는 듯이 경기력을 회복하여 결승전에 진출했으며 핵심 플레이어로 꼽히는 빈(천쩌빈)의 경우 국제전에서 한국팀을 만날 경우 매우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LPL 입장에서는 무려 10여년의 시간을 넘어 한국인 용병이 없는 순혈 중국팀의 우승을 노리고 있어 필사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높다. 

T1의 제우스(최우제)는 빈 못지않게 '칼챔'으로 칭해지는 공격적인 챔피언 활용 능력이 좋은 선수인데, 만약 서로 칼 대 칼의 매치업이라면 탑에서의 진검승부 결과가 경기 승패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 티원 vs 빌리빌리 게이밍 드림스마트

- 1세트



BLG가 요네를 풀어주고 바루스를 금지처리한 뒤 애쉬-스카너를 선점하여 전반적인 바텀 라인전과 다이브 개입을 강하게 가져갈 것을 천명했다.

T1 측에서 나르와 세주아니를 고르자 요네 상대로 약열세의 상성이 잡혀있었지만 상체의 궁극기 3개가 전부 밸류가 좋다는 것을 근거로 나이트(줘딩)의 사일러스가 튀어나왔고 T1이 애쉬의 대항마로 케이틀린을 꺼내들면서 밴픽을 마무리했다.

BLG는 지난 경기들보다 굉장히 빠른 템포로 게임을 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T1은 BLG의 인베이드를 어느 정도 의식하여 인원을 배치하는 모습이었으나, 과감하게 드래곤 둥지의 벽을 넘어서 크게 회전한 나이트가 구마유시(이민형)의 뒤를 잡으면서 엘크(자오자하오)에게 퍼스트 블러드가 들어갔고 그대로 롱소드 1개가 추가되면서 애쉬가 확실하게 바텀 주도권을 잡는 환경이 갖춰졌다.

탑에서도 쉰(펑리쉰)의 스카너가 개입하여 라인을 밀고 귀환 타이밍을 재고 있던 제우스를 처치했고 첫 유충에서 최대한 자원을 끌어다 써서 빠르게 오브젝트를 사냥하고 도주하려던 T1이었으나, BLG는 인원 배분을 통해 시야를 잡는 척 블러핑을 유도하던 케리아(류민석)를 확실하게 포커싱하여 처치했고 나머지 인원들도 힘으로 밀어내면서 유충 또한 전부 쓸어담는데 성공한다.

13분경, 불리한 와중에 제우스는 탑에 라인 스왑을 건 BLG의 바텀 듀오를 혼자 드리블하여 벽꽝각을 만드는 슈퍼 플레이를 선보였고 엘크와 온에게 잡힌 현상금이 제우스와 페이커(이상혁)에게 들어가는 호재가 있었으나 여전히 골드와 레벨 차이는 벌어져 있는 상태였다.

결국, 전령을 치는 BLG의 움직임을 보고 먼저 상대의 미드 1차 포탑을 밀어내고 운영에 들어가려는 액션을 취했으나 바텀에 있던 빈이 라인을 이퀄라이저 미사일로 지우고 먼저 올라오며 인원 공백을 커버했고 엘크가 쏜 마법의 수정화살을 시작으로 CC 연계가 매끄럽게 들어간다.

어떻게든 미드 1차 포탑을 파괴하는 것은 성공했으나 결과적으로 교전을 대패했고 역으로 전령이 별다른 저항 없이 미드 포탑 2개를 전부 받아버리면서 T1의 미드 라인에는 고속도로가 뚫리고 만다.

T1에서는 차선책으로 바텀에 인원을 추가 분배하여 빈을 잡고 사이드 운영의 활로를 열고자 했으나 아슬아슬하게 생환하는 듯 싶었던 페이커가 엘크의 초장거리 궁극기에 적중하여 전사해버렸고 BLG는 바텀 2차를 두드리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T1의 탑 라인을 초토화하여 역으로 사이드 주도권까지 가져간다.

결국 BLG는 T1을 상대로 바론 시야를 먼저 잡고 집요하게 낚시를 걸면서 구마유시를 마킹했고 마법의 수정화살을 정화로 받아낸 것을 보고 나이트가 측면에서 진입하여 빙하 감옥 클린히트 후 억압 콤보로 케이틀린을 터뜨렸고 내셔 남작 버프를 두른 BLG는 그대로 진격하여 27분만에 1세트 승리를 가져간다.

 

- 2세트



다시 블루팀에서 게임을 시작한 T1이 요네를 지우면서 미드를 열어두고 칼리스타와 애쉬가 선픽 카드로 나오면서 양 팀 모두 바텀 라인전 구도를 굉장히 신경쓰는 밴픽 기조를 보여준다.

애쉬, 럼블을 확인한 T1에서 사일러스를 꺼내들면서 BLG 측에 밸류가 높은 궁극기 조합을 쓰지 말 것을 강제했고, 라칸을 살려두는 대신 시야를 꺼서 선공권을 확실하게 가져갈 수 있는 오른-녹턴을 고른다.

결과적으로 T1은 1세트보다 확실한 콘셉트의 돌진 조합을 완성했고 BLG는 갈리오-신 짜오를 중심으로 받아치는 플레이에 특화된 조합을 선보인다.

2세트에서도 과감하게 초반 인베이드를 들어간 BLG가 기분 좋게 선취점을 먹기는 했지만, 라인스왑을 걸고 바텀에 내려온 제우스에게 3인 다이브를 시도했다가 온(러원진)이 교환되는 결과가 나왔고 반대로 탑에서는 T1이 빠른 미드 정글의 합류전으로 끌고 가서 빈과 나이트를 전부 잡아내고 전원 무사 생환하여 큰 이득을 봤다.

럼블과 갈리오가 크게 넘어지면서 상체의 주도권이 완전히 기울었고 T1은 이를 토대로 6마리의 유충은 물론 전령까지 섭취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전령 교전에서는 페이커가 바텀을 수성하던 갈리오를 강하게 압박하여 밀어낸 뒤 먼저 합류, 라칸의 궁을 강탈하며 유리한 위치를 점거하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인원수 배분에서 압박을 느낀 BLG는 시야가 없는 수풀로 마법의 수정화살과 매혹의 돌진을 날리는 도박수를 선보였다. 

운 좋게도 이것이 페이커와 케리아를 맞추면서 BLG는 갈리오를 불러와서 대규모 교전을 유도하고자 했지만 시의적절하게 오너(문현준)이 피해망상으로 불을 꺼버리면서 후진입한 쉰의 신짜오가 실수로 페이커를 방생시키는 미스플레이가 나왔고, 포커싱이 흐려진 틈에 케리아의 적대적 인수가 초대박으로 들어가버리면서 T1이 손실 없이 상대 3명을 잡아냈다.

주도권을 완벽히 잡은 T1은 칼리스타를 들고 오브젝트 타이밍마다 상대를 불러내면서 역습은 강해도 선공권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BLG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줬다. 특히 시야를 완벽하게 잡은 T1 측에서 제우스가 상대 뒤를 잡은 뒤 뿔피리를 불면 동시에 오너가 불을 꺼서 엘크를 폭사시키는 세트 플레이를 선보여 BLG의 전의를 꺾어놓았다.

24분경 탑 라인을 단독 압박하는 페이커를 이판사판으로 물어보려는 BLG였지만 이번에도 피해망상으로 불을 끄고 역습하는 T1의 합류전으로 인해 페이커가 살고 적측 4명이 전사하는 동시에 바론 버프까지 T1에 넘어가는 결과가 나왔고, 27분만에 T1이 BLG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1세트의 패배를 제대로 되갚아주는데 성공한다.

 

- 3세트



칼리스타를 빼앗아간 BLG를 상대로 T1은 잭스 선픽으로 빈의 캐리력을 견제했고 페이커가 다시 한번 사일러스를 고르자 나이트의 갈리오와 함께 조합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쉰의 시그니쳐 픽 킨드레드가 등장했다.

킨드레드를 가져온 BLG는 작정하고 쉰을 키워주려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T1이 스왑 심리전을 통해 바텀에서 이득을 보기는 했지만, BLG는 적극적으로 레드 진영 캠프에 와드를 설치하며 바이의 동선을 파악했고 상체 전원이 점멸을 끌어다 쓰면서까지 바이를 처치하여 킨드레드의 성장을 도왔다.

블리츠크랭크와 레나타의 매치업에서 칼리스타와 같은 세이브 수단이 없는 T1은 시야 장악에서 한계를 드러냈고 오히려 BLG가 T1식의 로밍 플레이를 벤치마킹한 것인지 온이 온 협곡을 뛰어다니며 어시스트를 올렸다.

이 과정에서 킬을 잔뜩 몰아먹고 카운터 정글까지 성공한 쉰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표식을 쌓아 오히려 자야를 사정거리로 압박할 수 있는 7스택에 도달했고, 양의 안식처-영웅출현의 연계로 완벽한 역습 수단까지 갖춘 상태였기 때문에 수시로 앞점프를 뛰면서 T1을 압박했다.

21분경 나이트의 갈리오를 잡아내고 내셔 남작 주변의 시야 주도권을 잡기 위해 T1이 순간이동까지 동워하는 큰 범위의 포위망을 형성했으나 성장차가 심하게 나는 탓에 화력이 부족했고, BLG의 다른 인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갈리오의 체력을 채 절반도 깎아내지 못하며 오너를 제외한 4명이 전사하여 게임이 급격하게 기울어졌다. 

바론 파워플레이를 포함하여 글로벌 골드가 1만 3천에 달하는 상황에서 T1은 도저히 BLG의 공세를 버텨낼 수 없었고 이번에도 27분 만에 넥서스가 파괴되며 벼랑 끝까지 몰린 상황에 이른다.

 

- 4세트



바루스가 잘리고 바텀을 강하게 가져갈 수 있는 카드 중 애쉬-칼리스타가 남은 상태에서 BLG가 고민 끝에 칼리스타를 자르고 T1은 애쉬를 선점하는데 성공한다.

BLG는 3세트까지 럼블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직스-스몰더의 쌍포 체제로 전환하면서 탑에 나르를 배치했고 녹턴, 블리츠크랭크 등 이전 세트들에서 상대의 플레이메이킹을 원천봉쇄하는 픽들을 주로 잘라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BLG가 극초반 4인 바텀 다이브를 비롯하여 수 차례에 걸쳐 제우스를 집중견제했지만 다른 라인에서는 백중세를 기록하며 성장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는 않았고, 10분경 탑에서 대치하고 있던 페이커의 사일러스가 거리 조절에 실수한 엘크의 직스를 솔로킬 내면서 쌍포가 무난하게 성장하는 시나리오에 제동을 걸었다.

안그래도 스몰더를 끼고 있어 초반이 약한 BLG는 T1의 공세에 진영을 뒤로 물리는 판단을 하며, T1이 대부분의 오브젝트를 챙길 구실이 생겼고 서서히 시야를 장악하며 BLG를 조이기 시작한다.

결정타는 20분경 벌어진 미드 교전이었다. 개활지에서 포킹을 시도하는 BLG였으나 라칸의 궁극기를 강탈한 페이커의 사일러스가 과감하게 사이드를 점멸로 뚫고 들어가서 상대를 전부 도발로 묶어놓는데 성공했고, 그 위로 이퀄라이저 미사일이 제대로 꽂히며 BLG의 핵이었던 쌍포가 전부 터져 T1이 미드 2차 포탑과 내셔 남작까지 가져갔다.

T1은 페이커의 사일러스가 탑에서 바론 버프를 끼고 단독 압박을 가하고 나머지 4명은 바텀을 밀었다. 대치하던 중 쉰의 세주아니가 빙하감옥으로 먼저 교전을 열고자 하였으나 이미 케리아의 적대적 인수가 깔리면서 BLG의 본대에서는 후속타를 이어줄 수 없었고, 오히려 탑 2차 포탑을 밀고 순간이동으로 합류한 페이커가 빈을 끊어내고 난장판을 만들면서 T1이 이득을 최대한 당겨온다.  

화학공학 드래곤의 영혼을 완성한 T1은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 1선에 서는 쉰이나 온을 끊어내는 것에 자원을 아끼지 않았다. 시야를 잡던 온을 오너의 뽀삐가 벽꿍으로 캐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측면을 배회하던 빈의 나르는 페이커가 처리했고 이퀄라이저를 깔고 BLG의 본대를 추격 끝에 전부 잡아내며 진격한 T1이 승전보를 울리며 런던 O2 아레나에 실버 스크랩스를 울린다.

 

- 5세트



잭스를 풀어주는 대신 바텀에서는 결국 바루스, 애쉬, 칼리스타가 모조리 잘려 나갔고 잭스를 상대로 걸어잠그는 픽인 그라가스를 제외하면 각각 아리, 갈리오, 카이사, 자야 등 선수 개개인의 시그니쳐 픽이 대부분 등장하는 진검승부 구도가 나왔다.

쉰의 자르반이 본인의 성장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최대한 아군을 키우는 갱킹 위주의 동선을 밟으면서 선취점이 BLG쪽에 들어가긴 했으나 그럼에도 페이커가 나이트를 상대로 최대한 라인 압박을 강하게 가져가면서 쉰이 바텀에 개입할 여지를 최대한 줄여놓았다.

덕분에 구마유시의 자야가 라인전에서 CS 차이를 2배 가까이 내고 채굴까지 뜯어가며 격차를 벌렸고 라인을 끼고 체력 압박을 준 다음 케리아가 벽꿍으로 듀오킬을 뽑아내는 등 T1의 바텀이 라인전을 상수로 이겨주는 승리 플랜이 가동된다.  

첫 유충 싸움에서 BLG는 라인 관리를 일부 포기하고 달려와서 먼저 교전을 열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적절하게 수정초를 켜서 이를 파악한 오너가 깔끔하게 회피하고 재진입하여 페이커가 영웅출현으로 합류할 수 있는 각을 열어줬고, 진영이 붕괴된 BLG가 후퇴하면서 T1이 드래곤 뿐만 아니라 유충과 전령 주도권까지 확실하게 가져온다.

미드 1차 포탑을 필사적으로 수성하는 BLG였지만 T1의 사이드 운영으로 인원 배분에서 공백이 생기면서 결국 내주고 말았고 이판사판으로 온이 걸었던 이니시에이팅은 제우스가 가볍게 피하고 술통폭발로 배달하여 처치하는 등 T1이 공세를 이어갔다.

그나마 자르반이 점멸과 대격변을 총 동원하여 자야를 무는데 성공했고 잭스가 이를 잡는 것까진 좋았으나 스펠과 궁극기를 과투자한 탓에 남은 인원들을 잡아낼 화력이 부족했고, T1의 상체 3인방이 유지력으로 이를 전부 잡아먹어버리면서 대승을 거둔 후 내셔 남작까지 손에 넣는다.

탑에 있던 제우스의 그라가스를 자르기 위해 BLG가 단체 행동에 들어갔으나 케리아의 뽀삐가 나이트의 순간이동 합류를 끊어냈고, 페이커의 갈리오가 영웅출현 이후 추적자의 팔목보호대 액티브 효과로 시간을 끌며 아군의 합류 타이밍을 벌어주며 끝내 생존하여 웨이브를 끌고온다. 

결국 나이트를 제외한 BLG를 전부 정리한 T1이 바론 버프를 두른 웨이브를 끼고 BLG의 본진에 입성했고 넥서스를 파괴하는데 성공, T1은 2022시즌 디알엑스처럼 4시드로 결승 무대에 올라 패승패승승이라는 드라마틱한 스코어로 승리했고 페이커의 월즈 500킬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통산 5번째 소환사의 컵을 손에 넣는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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