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시장은 이전부터 많은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진출했다가 고배를 마신 지역으로 유명하다. 결제 시스템이 체계화되지 않은 탓에 매출 확보가 용이하지 않은 탓이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태생의 디지털 결제 서비스 EBANX(이뱅스)가 한국 콘텐츠 기업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EBANX
EBNX는 95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브라질 태생의 남미 최대 결제 서비스로, 2023년 디지털 거래액은 80억 달러에 달한다. 게임 부문은 EBANX의 사업 중 큰 비중을 차지하며, 플레이스테이션, 유비소프트, 에픽게임즈 등 글로벌 공룡들과 협업하고 있다.
EBANX에서는 29개국에 100가지 이상의 결제 수단을 제공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라틴아메리카 진출 시 현지 지사 설립 없이 현지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지 지사에 현지인들로 구성된 협업팀을 운영해 리얼타임으로 한국 기업들의 니즈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EBANX 마케팅을 총괄하는 재클린 바르첸(JaQueline Bartzen) CMO와 Wei Duan EBANX 아시아 태평양 지역 커머셜 담당 부사장을 만나 국내 게임사들에게는 비교적 생소한 지역인 라틴아메리카 시장 현황과 EBANX가 어떤 부분에서 협력할 수 있는지를 직접 들어봤다.
Wei Duan EBANX 아시아 태평양 지역 커머셜 담당 부사장
재클린 바르첸(JaQueline Bartzen) CMO
Q: 먼저 EBANX 서비스에 대한 소개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재클린 CMO: 저는 6년 동안 EBANX에서 일했고, 글로벌 마케팅 헤드직을 맡고 있습니다. EBANX는 전자 결제 분야에 뛰어든 지 12년 된 기업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각 국가에 새롭게 진출할 때 나라 별로 현지에 맞는, 현지 통화로 결제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회사가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진출할 때 현지 방식의 결제 수단으로 결제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것이죠. 라틴아메리카 현지 화폐로 결제해 입금하도록 하고, 한국기업에게는 달러나 원화로 제공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운영하며 느낀 것이, 글로벌 기업이 라틴아메리카 현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결제 수단, 현지 화폐를 통한 결제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현지의 소비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글로벌 신용카드의 보급율은 매우 낮습니다.
저희 EBANX는 지난 12년 동안 라틴아메리카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미국, 유럽, 아시아 기업들과 협력해 왔습니다. 아마존, 스포티파이를 비롯해 알리바바 등 유통사, 스트리밍 기업들과 협력해 왔고, 게임회사 중에서도 SIEK, 유비소프트 등 많은 회사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에 진출하고 싶은 많은 기업들이 현지 사람들에게 지불할 수 있는 페이먼트 시스템을 지원하면 고객으로 맞아들일 수 있게 될 겁니다. 오랫동안 글로벌 신용카드가 없어서 글로벌 브랜드에 접근하지 못하던 라틴아메리카에서 저희가 결제수단을 제공하며 12년 동안 그런 고객들과 글로벌 브랜드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서 최대한 지원해 온 것이죠. 그 결과 글로벌 기업들, 미국과 유럽만이 아니라 아시아 기업들도 우리와 함께 라틴아메리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Q: 라틴 아메리카의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 특히 게임 시장의 현황을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A: 재클린 CMO: 저희는 현재 라틴아메리카에 6억명 이상의 디지털 커머스 소비자가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실제 5100억 달러 정도의 결제금액을 처리했습니다. 그 중 5% 정도가 게임, 스트리밍, 엔터테인먼트 고객으로 추정되며, 이 분야에서 처리한 금액만 250억 달러(약 33조 6500억원) 이상입니다.
게임 이용자 수를 보면, 3억 3500만 명 정도의 게임 이용자가 라틴아메리카에 존재합니다. 이 숫자는 점점 더 증가할 것이라 예상하며, 그들 모두가 우리 소비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장 별로 살펴보면 브라질이 가장 큰 입지를 갖고 있고, 전체 시장의 50% 정도를 차지한 채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성장중입니다. 그 뒤를 멕시코가 바짝 쫓고 있고, 디지털 마케팅 허브로 기능하는 칠레와 콜롬비아, 페루도 빼놓을 수 없는 시장입니다. 특히 이 세 나라는 디지털 커머스 시장은 크지 않지만 게이머 숫자가 상당히 큰 시장으로 잠재력이 있는 나라들입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게임산업은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라틴아메리카 전역의 디지털화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습니다. 디지털화가 진행되며 라틴아메리카의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에 접속 가능해졌고, 그 중에서도 젊은 층은 게임에 더 우호적입니다.
게이머들은 전통적으로 인기있던 콘솔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빠르게 이동중입니다.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면 모두가 핸드폰 없이는 살 수 없을 정도로 행동양식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바일의 존재감은 더 커질 것이라 봅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한국 콘텐츠는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고, 한국 콘텐츠와 디지털 문화 콘텐츠를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 움직임이 강해 한국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게임산업의 성장 추이가 어떤 상황인가요, 최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은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오히려 축소경향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라틴아메리카 상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A: 재클린 CMO: 2가지 영역으로 나눠서 이야기해야할 것 같습니다. 먼저 전반적 디지털 커머스 시장을 살펴보면,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진 10년전 이미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디지털 커머스 시장이 시작되자마자 붐이 일어나 지금까지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데, 판데믹을 겪으며 다시 가속화된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이미 라틴아메리카 지역은 오래전 디지털 마켓이 통합되어 붐이 이미 일어난 상황이라 다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긴 힘듭니다. 성장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요.게이밍 분야를 보면 1세대 콘솔게임에서 지금은 모바일로 이동중입니다. 게임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 아닌, 붐이 일어나는 단계라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에서 말이죠.
2023년 라틴아메리카의 게임시장 성장률은 7% 이상이었는데, 세계적으로 평균 2% 정도에 그친 것에 비하면 매우 크게 성장한 것입니다. 성장률이 4배 정도로 나오고 있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아시아의 게임, 모바일게임들이 들어와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시장입니다.
인구학적으로 보면 매우 젊은 세대가 게임에 많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친숙한 디지털 세대가 많이 즐기는 문화라 할 수 있습니다.
Q: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스트리밍 시장 현황은 어떤지도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A 재클린 CMO: 스트리밍 시장은 판데믹 후 엄청난 붐을 겪었습니다. 소비자 행동에 기반해서 보면 판데믹 이전에도 대부분의 사람이 하나의 스트리밍 서비스 정도는 구독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판데믹이 끝나고 보니 한사람이 5~6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현상이 생겨났습니다.
대부분 플랫폼에서 콘텐츠 로컬화를 위해 전문적인 번역을 제공하며 경쟁을 이어갔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선을 넘어서서 너무 많은 플랫폼이 경쟁하다 보니 모두가 모든 콘텐츠를 다 갖는 단계까지 도달해서 성장 잠재력이 스트리밍 분야에서는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브라질, 멕시코는 어느 정도 포화상태이고 여전히 신흥시장인 중앙아메리카 지역에는 잠재력이 남아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스트리밍 붐이 일어나고 더 성장할 수 있는 지역은 아프리카 아닐까 합니다. 아프리카는 성장세가 이어질 뿐만 아니라 통합화도 아직 되어있지 않아서 시장 통합도 기대해볼만 합니다.
Q: 페이먼츠 서비스의 종류가 많고 남미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도 하나가 아닙니다. 다른 페이먼츠 서비스에 비해 EBANX가 갖는 장점은 어떤 부분인가요?
A 재클린 CMO: EBANX는 라틴아메리카에서 태어나 성장한 기업으로, 신흥시장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습니다. 29개 지사가 모두 신흥시장으로 성장중인 국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신흥시장들의 성장잠재력이 크다 강하게 믿고 있기에 그렇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신흥시장에 관심을 갖고 운영하므로 전문성 면에서 어떤 경쟁사보다도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현지 기업들과 밀접한 연결고리를 유지하며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었다 자부하고 있는데, 이미 100개 이상의 기업과 직접 연결고리를 갖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장에 맞는 페이먼트 옵션, 추천도 가능합니다. 경쟁사들은 서비스가 겹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겹치는 부분을 제거하고 간소하면서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지에 나가서 직접 일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아시아는 아시아의 같은 시간대 직원들이 현지에 근무하고 있어서 그분들을 통해 29개 국가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현지 직원들을 통해 더 많은 커버리지, 현지에 맞고 상황에 맞는 결제방법을 알려주고 권장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기업들이 결제방식 변화를 통해 더 큰 수익을 창출하도록 실적향상에 도움드릴 수 있고, 현지 시장에 오래 활동하며 얻은 지식들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Q: 라틴 아메리카 게임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지불 방식은 어떤 것인가요?
A 재클린 CMO: 디지털 커머스 전체적으로 보면 결제방식이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평균적으로 50% 이상은 카드로 일어납니다. 여기서 말하는 카드는 국제적 신용카드가 아니라 현지 로컬 카드를 이야기합니다. 신용카드에 이어서 직불카드도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카드가 인기있는 이유는 할부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 나머지 반 정도는 대체 결제수단을 활용합니다. 현금으로 사는 현금 바우처, 계좌 이체, 디지털 월릿 등이죠. 이렇게 지불 수단이 양분되어 있는데, 게임산업도 디지터 커머스의 그런 경향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신용카드가 가장 인기있고 그 다음은 직불카드입니다.
대체 결제수단도 활용되는데, 게임에 따라서는 아주 어린, 10대들이 하는 게임도 있고 이들은 신용카드 발급이 안돼 대체 결제수단이 필수적입니다. 현금 바우처나 계좌 이체, 디지털 월릿이 특정 게임에서 유독 인기인 것은 그런 유저 연령층과 관련된 것일 겁니다.
Q: 한국이나 아시아 시장을 보면 모바일로 크게 추가 넘어갔다 다시 콘솔 게임이 힘을 얻는 경향도 보입니다.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의 전망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A 재클린 CMO: 모바일게임이 아직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앞서 말씀드렸고 수치적으로도 그런 추세입니다. 다시 콘솔게임이 인기를 얻을 가능성은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제한적일 것 같습니다. 수입품이라 세금 등으로 너무 비싸져서 많은 라틴아메리카 유저들이 콘솔게임을 사기가 쉽지않은 상황입니다.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콘솔게임 트랜드는 단기간에는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Q: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콘텐츠 기업들에게 EBANX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A 재클린 CMO: 현지에서 우리 직원들이 직접 일하고 있고, 현지의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어 현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현장에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때 생생한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신흥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현지가 정말 중요한데, 결제가 어떻게 이뤄지는가 하는 결제 경험이 유저들에게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희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고, 콘텐츠 현지화, 고객 행위에 바탕한 전략을 짜기 위한 현지 이해가 중요한 신흥시장에서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생각합니다.
A Wei 부사장: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시장에 대한 이해입니다. 그런데 한국, 아시아 기업들에게 라틴아메리카 시장은 너무 어렵죠. 일단 물리적으로 멀고 문화적 차이도 큽니다. 그래서 현지에 대한 지식 없이 무작정 진출하는 것은 위험하다 봅니다.
저희 EBANX는 브라질 기업이라 남미에 대한 많은 지식, 현지 소비자에 대한 지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현지 시장의 전체 상황, 소비자 행태, 거기 덧붙여 이미 현지 시장을 경험한 기업들의 교훈, 경험도 공유할 수 있습니다.
Q: 한국의 어떤 콘텐츠 기업이 라틴아메리카 시장 진출에 적합하다고 보시나요
A Wei 부사장: 특정 회사를 거론하긴 힘들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가 크다고 봅니다. 최근에도 한 한국 게임사가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게임을 론칭했는데 기대 이상의 실적이 나와 놀랐다고 하던데, 한국 게임사들에게 시장으로서 잠재력이 엄청 큰 지역이라 생각합니다.
거기 더해 KPOP 팬베이스가 확고해서 KPOP과 관련해서도 무궁무진한 시장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미 많은 한국 기업들이 저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현재 협상중인 기업도 많습니다. 사실 꽤 놀라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다가올 줄 몰랐고, 그렇게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 덕에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라틴아메리카 진출에 대한 행사(포럼)를 열게 됐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콘텐츠 기업들에게 라틴아메리카 시장은 이런 시장이라는 소개와 함께 라틴아메리카로 오라는 추천사를 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A 재클린 CMO: 저는 라틴아메리카는 신흥시장으로 성장세가 가장 큰 시장이고, 디지털 커머스 분야에서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폭발적으로 성장중이고 성장세가 이어질텐데, 그런 라틴아메리카에 한국 기업, 한국 콘텐츠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다음으로 폭발적 성장을 보일 지역이 있다면 아프리카 아닐까 합니다. EBANX는 아프리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니, 한국 기업들이 라틴아메리카에 이어 아프리카에도 함께 나아가길 바랍니다.
A Wei 부사장: 추천이라기보다 경험을 공유하자면, 한국 기업들이 라틴아메리카라는 대륙에 오면 깜짝 놀라지 않을까 합니다. 지난 5년 동안 라틴아메리카 업무를 담당하며 중국, 아시아태평양 기업들을 진출시켜보니 하나같이 라틴아메리카에 더 빨리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더군요.
서구권은 이미 미국, 유럽 기업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기업들에게 라틴아메리카는 기회의 땅이 될 것입니다. 실제 이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고, 무엇보다 라틴아메리카에는 아시아에 대한 우호적 문화가 있고, 이미 진출한 기업들이 많은 보상을 얻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국 기업들도 동참해 좋은 기회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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