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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덕연구소] 400만 원짜리 최강의 게임 CRT 모니터를 구해서 수리했다.. 게임할 맛 난다!

게임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0.17 10:49:57
조회 3871 추천 28 댓글 26
(해당 기사는 지난 2023년 2월 16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400만 원 상당의 최고 사양 NEC CRT 모니터, XM29 PLUS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레트로 게임을 원한다면, CRT 모니터는 필수!]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반갑습니다. 오늘은 무려 레트로 게임용 모니터 NEC XM29 시리즈에 대해서 다루게 되었습니다. 입수부터 수리, 배치까지 다룬 포스팅이 될 것 같습니다.



검떠: 그렇죠. 기존에는 다른 고수분들을 찾아가서 여러가지 내용을 들었지만, 이번에는 조기자님이 직접 수령해서 결과까지 낸 것이니..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NEC XM29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해주시죠.



조기자: 네에. 사실 레트로 게임을 즐기면 CRT 모니터로 즐겨야하는데요, NEC XM29 시리즈는 여러 제품군 중에서도 소니 방송용 모니터를 제외하면 끝판왕! 최고급!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모니터입니다. 아주 기능이 엄청난 모니터죠. 그냥 이 모니터 하나 있으면 세상 종결이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NEC XM29의 모습. 29인치로 옛날 오락실 화면 크기 그대로다




최고의 RGB 모니터를 논할때 꼭 등장하는 모니터이기도 하다. 진정한 끝판왕이라고 할만하다




이 스캔라인을 보라! 어마어마하다





조기자: 이 NEC XM29 시리즈는 일단 국내에서 출시가 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해외에서 공수해올 수 밖에 없죠.

그런데 29인치 CRT라 무게가 어마어마하겠죠? 당연히 배송비만 100~150만 원 정도 들어갑니다.



​유럽이나 북미, 일본에서는 가끔 나오는데, 가격 자체가 200~250만 원이 넘어가거든요. 그럼 국내에 들어오면 세금에 배송비 포함해서 보통 350~400만 원 정도 들어가게 됩니다. 그만큼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모니터입니다.



검떠: 음.. CRT 모니터가 400만 원이라.. 웬만한 매니아분이 아니면 상상도 못할 것 같습니다. 그정도의 돈을 투자한다는 게;;

이제 곧 최신 100인치 TV가 그정도로 넘어가게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조기자: 사실 완전히 정신나간 경우 아니면 쉽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_);;;



다만 매니아분들, 좋은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스피커에 1억 원을 지르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런 분들 기준으로 하면 그렇게 비싼 금액은 아니죠. 40대 유부남이 하나쯤 구입해둬도 괜찮은 제품이기도 하거든요.



일단 성능 자체가 넘사벽입니다. 해상도를 보시죠. 국내에 한 매니아분이 적어놓은 글입니다. NEC XM29가 총 5종류가 있거든요.

​​









조기자: 이게 무슨 얘기냐, 다양한 기종에 다양하게 대응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대응되기 때문에 ​이 모니터 하나면 끝난다는 거죠.



게다가 브라운관은 검증된 토시바의 브라운관!! 일본 세가의 블라스트시티나 아스트로시티 등에 쓰이는 최고급 브라운관이 탑재되어서 아주 가공할 박력을 뿜어내주는 겁니다.



검떠: 그러니까 이 모니터를.. 조기자님이 영입하셨다는 거죠?



조기자: 네 그렇죠. 저는 5개 모델 중에 NEC XM29 PLUS 모델을 영입했습니다. 일본 옥션에 올라온 것을 낙찰받아서, 현지 배송 업체를 시켜서 국내에 들여오게 되었죠. 그 과정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일본 현지 픽업 업체를 통해 나무 박스로 포장을 해서 국내에 들여왔습니다. 들여온 비용은 당연히! 비밀입니다.​​











조기자: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나무 포장을 뜯는 것 부터가 일이었습니다. 얼마나 포장업체에서 잘 포장을 해줬는지 공구를 가지고 낑낑거리며 분해했네요. 분해한 장소는 아는 업체 대표님 창고입니다. 애초에 모니터 덩치가 너무 커서 이 업체 사장님 창고로 받았네요.




분해된 나무상자는 아파트에 투척. 주민센터에서 폐기물 스티커를 구입해 붙여서 처리






이렇게 나무 박스에 포장되어서 안전하게 들어온 NEC XM29 PLUS







조기자: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정크 제품을 들여와서.. 켜지지 않는 거였죠. 2대 다.. 정말 마음이 찢어지더군요.



검떠: 아니 애초에 2대를 다 들여온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닌 것 같은데..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조기자: 험험.. 일단 저도 반은 그렇다고 생각했죠. 여튼 힘들게 가져온 제품이 고장인데 어쩌겠습니까? 당연히 수리를 해야겠죠?



그래서 이 모니터를 실어서 대림상가로 갔습니다. 대림상가에 CRT 모니터를 아주 기가 막히게 수리해주시는 사장님이 계시거든요.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대림상가로 이동중! 치료를 받으러 가자!




아름다운 뒤태를 보라





조기자: 이렇게 수리를 시작하게 된 NEC XM29 PLUS 형제들. 그런데 수리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일단 모니터가 너무 크다보니 사장님이 썩 좋아하진 않으셨습니다. 오래 거래해왔기에 받아주셨지만 이제 웬만하면 20인치 이하만 하시고 싶다고...



하지만 비싼 돈 들여서 가져온 모니터인데 사정사정해서 요청을 드렸죠. ^^




2대 동시 수리에 들어간 모습






멀티 싱크를 지원하는 모니터이기 때문에 아주 복잡하다. 일반 TV를 생각하면 안된다




분해된 브라운관의 모습







검떠: 헐.. 상태가 심각한데요?



조기자: 크흑.. 이 XM29가 밖에서 좀 비맞으면서 방치되어 있던 녀석 같더라구요. 아주 오랜 기간...



그래서 기기 내에 거미줄도 많고 각종 오염물질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림상가 사장님이 올 분해를 해서 모든 기판을 다 세척을 하셨네요. 컴프레셔로 다 불어내고 거미줄과 오염물질 전부 처리를 해주셨습니다.



작업은 상당히 오래, 거의 한 달 넘게 수리 작업이 이루어졌는데요, 부품도 다 썩어버리고 해서 사장님이 회로도를 보면서 하나 하나 추적하여 살펴주시고 썩은 부품은 바꾸고 새 제품으로 만들어주셨습니다.




이런 부품들이 상해서 다 새로 구해다 드렸다




터져버린 콘덴서




부품 10개는 사다드린 듯







조기자: 그렇게 해서~ 드디어! 수리가 되었습니다!

와~ 이 화면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RGB 화면 다 이상없이 나왔구요, 수리하시는 사장님 포옹하면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렸죠.



검떠: 헐.. 그 상태 안좋은 부품을 전부 갈아내고 이렇게 정상화하다니.. 실화입니까. ㅋ



조기자: 사장님 말씀이, 그래도 비를 계속 맞은 건 아니고 창고에 오래 있던 제품이라서 부품은 일부 갈아냈지만, 무엇보다 관 상태가 좋다고 하셨습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으니 사용을 많이 안해서 오히려 관 상태는 아주 쨍쨍하다고요.



저도 CRT 화면을 보니 와 .. 화면이 상당하더군요.




수리가 된 화면! 이 화면을 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는지!!





조기자: 자.. 이렇게 2대 중에 1대가 먼저 수리가 되었구요, 기기를 들고 다시 이전의 일산 창고로 이동했습니다.



이동한 이유는 하나.. 브라운관에 상처가 있기 때문이었죠. 이 브라운관에 상처를 제거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최고의 환경이라고 할 수 없는 거죠.




브라운관의 모습. 가운데 상처가 보이는가?




저 화면 상처를 그대로 둘 순 없다!





검떠: 와 유리가 좀 깊게 파였는데요?



조기자: 네 그렇죠. 유리가 꽤 상처가 깊더라구요. 그래서 전문 유리 가공업체를 섭외했습니다.



검떠: 모니터 공수부터 수리.. 뒤이어 브라운관 가공까지.. 정말 노력이 많이 들어갔군요;;



조기자: 뭐.. 그렇죠.



그런데 유리 가공업체에서 왔는데, 보시더니 '와..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네요' 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사진으로 볼 땐 적당히 되겠다 싶었는데 지금까지 작업한 것 중에 가장 유리 상처가 크다고 합니다. 거의 1.5mm 정도는 패인 것 같다고.. 이게 CRT가 아니었으면 일반 유리였다면 이미 깨지고도 남았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이걸 작업하려면 일단 브라운관을 따로 분리해야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어쩔 수 있나요. 분해했죠..




XM29 뒤판을 열고 하났기 분해하기 시작




앞부분을 드러내어 브라운관만 남았다




겉 껍질이 없어지고




이렇게 브라운관을 하늘을 향해서 눕혔다







조기자: 아시겠지만 이러한 브라운관 분해 작업은 초보자분들이 하시면 안됩니다. 저도 초보자이긴 하지만 여러 번 분해해봐서 대충 위험성은 알거든요.



완전히 고압이 나오는 부분이라 충분히 조심하셔야 하고요, 또 브라운관의 약한 부분이 깨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다뤄야 합니다. 애초에 29인치 브라운관 무게가 50kg 정도로 엄청나기 때문에 꼭 보조로 잡아주실 분이 계셔야하고요.



또 하나, 분해할때 브라운관과 연결된 녀석들을 세부적으로 잘 찾으셔야 합니다. 핀이 어디 꽂혔는지 다 사진 찍어두세요.




드디어 작업 시작




위이이이이이잉~~~




조금씩 기스가 사라져간다




위이이이이이이잉




갈아내는 동안의 과정. 기스가 많이 사라졌다







조기자: 이 유리 가공이 절대 쉬운 작업이 아니더라구요. 일단 뭔가 보충제를 넣어서 굳히고 티안나게 갈아내는 줄 알았더니, 기스를 통으로 갈아내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아까 1.5mm 정도 홈이 패였다고 했잖아요? 그럼 이 브라운관 전체를 1.5mm 갈아내야하는 거였습니다;



유리 가공 사장님이 이렇게 깊은 상처는 처음 다뤄본다고 하셨고, 거의 3시간을 작업해주셨네요.




파리가 미끄러져서 떨어질 것 같은 결과물



검떠: 우어.. 3시간이요? 작업비는 어느정도가 들었나요?



조기자: 12만 원이요.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작업하시는 걸 보니 너무 감사하다는 마음 뿐이었네요;;



유리 브라운관이, 약간의 기스가 있어도 무지개빛으로 반사가 되어서 안좋게 나오기 때문에 굴곡없이 깔끔하게 작업을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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