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는 엘더스크롤, 폴아웃 등 명작 오픈월드 게임을 다수 출시한 베데스다에서 무려 10년에 가까운 개발 기간 끝에 등장하는 신작 IP(지식재산권)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베데스다 인수 이후 처음으로 출시되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얼마나 엄청난 마케팅을 진행할지에 대해 전세계 게임 시장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의 공식 한글화도 없었던 베데스다의 작품답게 '스타필드'에는 한국어가 빠져있었다. 또다시 한국 패싱이 발생한 것. 대부분의 대형 시작들이 한글화로 출시되고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소규모 인디게임에서도 한글화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미국 시가총액 2위 회사가 현지화 비용이 아까워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더욱이 MS의 게임 서비스 발표 자료에서 한국이 전혀 다른 지역으로 표기되는 일까지 발생하며, 베데스다는 '혐한 게임사'라는 비아냥과 함께 거센 반발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대중의 많은 기대를 받은 작품에 한글화가 진행되지 않아 많은 비난을 받은 작품은 '스타필드' 이외에도 여러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발더스게이트3
올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인 '발더스게이트3'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2001년 출시된 ‘발더스게이트2: 바알의 왕좌’ 이후 무려 23년 만에 돌아온 '발더스게이트3'는 서양 롤플레잉의 근간이자, 판타지 세계관에 막대한 영향을 준 D&D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엄청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특히, 밋밋한 전투와 복잡한 룰을 가진 서양 RPG의 단점을 디비니티 시리즈를 통해 극복하며 신흥 RPG 명가로 떠오른 라리안 스튜디오가 개발을 맡아 ‘D&D’ 세계관의 뿌리는 유지하되, 현재 게임 시장에 맞는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해 더욱 큰 관심을 받았던 것이 사실.
발더스게이트3
다만 이제 출시까지 단 14일 남은 상황에서도 '발더스게이트3'의 한글화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많은 대사들이 등장하는 RPG의 특성상 한글화를 하려면 애 진즉에 진행했어야 했지만, 여전히 이렇다 할 이야기는 없다. 더욱이 라리안 스튜디오가 '디비니티2'의 한글화를 포기했다가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비공개 한글패치를 공식으로 인정한 전적도 있어 이용자들의 힘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한글 패치 이외에는 '발더스게이트3'를 한글로 즐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인저스티스 갓어몽어스
베타 버전까지는 한글이 지원됐지만, 정식 출시에서는 한글화가 빠진 황당한 사례도 존재한다. 2013년 발매된 ‘인저스티스: 갓어몽어스’(이하 인저스티스)는 북미 버전에는 지원되지 않던 한글 자막이 아시아 지역 버전에는 수록되는 기묘한 일이 발생했다.
이 아시아 지역 버전 데모에서는 초반부 스토리의 한글자막과 격투 스킬 소개까지 한글로 등장하는 등 상당한 수준의 한글화가 진행되어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 발매되는 북미 버전에서는 한국어 지원이 빠져있었고, 결국 국내에서 이 게임을 한글로 만나볼 수는 없었다.
이는 북미 버전을 계약하고, 디스크 생산까지 진행한 국내 유통사가 아시아 버전에 한글화가 진행됐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여 벌어진 일이었다. 이에 애꿎은 이용자들은 유통사의 사정으로, 개발사에서 제공한 한글판을 즐기지 못하는 황당한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다.
더욱이 개발사가 워너 브라더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는 공식 발표를 통해 정식 발매되는 아시아 버전 인저스티스에는 한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소문을 불식시키려고 했지만, 이는 오히려 역풍을 불러와 인저스티스는 2013년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게임으로 남게 되었다.
모탈컴뱃1
한국에서 나름의 인지도를 지녔지만, 출시 후 지금까지 단 한 번의 공식 한글화도 없는 작품도 존재한다. 바로 모탈컴뱃 시리즈다. 모탈컴뱃은 1992년에 처음 출시되어, 현재까지도 크게 사랑받고 있는 대전 격투게임 시리즈다. 특히, 시리즈의 리부트 작품이자 오랜만에 돌아오는 신작 ‘모탈컴뱃1’이 9월 출시를 앞두고 있어 전세계 이용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모탈컴뱃’ 시리즈는 국내 시장에서 한글화는 물론, 정식 판매 기록조차 찾기 힘든 작품이다. 그 이유는 게임이 가진 엄청난 잔혹성 때문.
젊어진 서브제로와 스콜피온
‘모탈컴뱃’은 체력이 다한 상대를 각종 기술로 처치하는 ‘Finish Him/Her!’ 콘텐츠가 존재했다. 문제는 이 기술이 단순히 상대를 짓밟는 것을 넘어 사지를 분해시키고, 뼈를 도려내는 등 수위가 엄청났다는 것이었다. 이에 그 자유로운 미국에서도 게임의 유통을 막아야 한다는 논란이 벌어졌고, 게임의 잔혹함을 이야기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했다.
국내에서 이 게임은 교보재로도 쓰이기도 했는데,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진행한 강연 중 예시로 인기 캐릭터 ‘라이덴’이 사람을 세로로 자르는 장면을 보여주며, 잔혹성 심의에 대한 기준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잔혹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모탈컴뱃 시리즈의 신작인 ‘모탈컴뱃1’은 진화한 그래픽으로 더욱 생생한 연출을 보여줄 것을 예고하고 있어 이번 작품도 국내에서 만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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