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게임메카=류종화 기자] 최근 나오는 일부 장르 게임들은 확률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주사위를 굴려 효과를 결정하는 TRPG에서 파생된 RPG류나 턴제 카드 게임 등은 확률을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몇몇 게임 대회에서 조작 대신 확률 대박을 바라며 기도를 올리는 선수들을 보고 있자면, 이게 게임인가 싶어 다소 씁쓸해진다.
반면, 실시간 대전 게임에는 이런 랜덤 요소가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대전격투게임은 철저한 계산과 전술, 반사신경과 정확한 컨트롤, 그리고 심리전으로 승부를 보는 장르다. 운이 개입할 요소 없이 철저히 본인의 실력만으로 승부를 보기에 많은 마니아를 거느린다. 그러나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 간혹 대전격투게임에서도 확률 뽑기를 해 대는 캐릭터들이 있다. 오늘은 랜덤뽑기 마니아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운빨 기술’들을 모아봤다.
TOP 5. 고기만두 굳 피자만두 우웩, KOF-시이 켄수
KOF 시리즈 중국팀의 영원한 일꾼, 시이 켄수. 등장 초반에만 해도 아테나와 함께 초능력을 사용하는 건실한 청소년 이미지였는데, 언젠가부터 만두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KOF 97에서 추가된 ‘고기만두 먹기’ 기술 때문이다. 대전 중 갑자기 품에서 고기만두를 꺼내 우걱우걱 먹는데, 도발기처럼 보이지만 엄연한 초필살기다.
이 기술은 기본적으로 만두를 먹고 체력을 소량 회복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지만, 일정 확률로 만두를 먹다 체해 기껏 채운 체력이 도로 깎이는 경우가 발생한다. 체하는 이유도 웃긴 게, 급하게 먹다 체한 게 전혀 아니다. 먹어보니 자신이 싫어하는 피자만두였기에 정신적 대미지를 입은 것인데, 그럴거면 대체 왜 품에 피자만두를 넣어가지고 다녔는지 미스터리다.
TOP 4. 1/2 확률 4번 성공시 원킬, 스트리트 파이터 EX-다란 마이스터
스트리트 파이터 EX 시리즈에 등장하는 다란 마이스터. 위 캐릭터들과 다르게 딱히 개그 콘셉트도 아니고, 게임 자체도 한없이 진지한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에 의해 결정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스트리트 파이터 EX 2 Plus에 추가된 메테오 콤보 ‘G.O.D’다.
이 기술은 다섯 번의 기술이 연달아 펼쳐지는 연속 잡기로, 발동 후 네 번의 추가 입력을 통해 피니시까지 이어진다. 다섯 번의 기술이 모두 들어가면 체력이 가득한 상대도 한 방에 K.O. 시키는 절명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 ‘운빨’이 붙는 이유는, 네 번의 추가 입력 시 상대방이 같은 커맨드(킥과 펀치의 1/2 확률)를 입력하면 기술이 풀린다는 점이다. 즉, 상대를 한 방에 처치할 수 있는 확률은 1/16이며, 운이 나쁠 경우 1/2 확률로 첫 잡기 이후 끝난다. 이 기술이 발동하면 걸린 상대방도 사용하는 유저도 한마음으로 기도를 올리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TOP 3. 번개가 어디에 떨어질까요~? KOF-폭주 셸미
오로치 팔겁집의 힘을 각성해 번개를 다루는, 미쳐 날뛰는 번개의 셸미. 일명 ‘폭주 셸미’는 상당한 인기 캐릭터다. 성능 자체는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약하지만, 인간을 깔보는 듯한 언행과 함께 주인공 팀 니카이도 베니마루의 안티테제와도 같은 기술을 사용하면서 전통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뭐, 각성 전 셸미도 인기 만점인 것을 보면 그냥 캐릭터 자체의 매력 덕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러나, 언젠가부터 폭주 셸미에게 개그 캐릭터 이미지가 붙었다. 이유는 KOF 2002에서 추가된 MAX2 초필살기 ‘운명의 화살’ 때문이다. 상대를 경직 상태에 걸리게 한 뒤 하늘에서 번개를 떨어뜨리는 꽤 멋진 기술인데, 문제는 이 번개라는 게 어디로 튈 지 모른다는 것이다. 적에게 맞을 수도, 빈 공간을 후려칠 수도, 심지어 나 자신에게 덮쳐올 수도 있다. 일본어 대사가 묘하게 ‘신나는 도박이요!’라고 들리는 몬데그린은 덤이다.
TOP 2. 제발 9 나와라! 대난투 스매시브라더스-Mr.게임&와치맨
닌텐도 뿐 아니라 각종 브랜드 게임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유쾌한 한판 대전을 벌이는 대난투 시리즈 최고참 캐릭터는 누굴까? 마리오? 초록옷 입은 젤다? 팩맨? 아니다. 정답은 바로 Mr.게임&와치맨이다. 최초의 휴대용 게임기인 게임&와치와 함께 탄생했으니 무려 1980년생으로, 팩맨보다 1달 먼저 태어났다.
Mr.게임&와치맨은 시리즈 최고 운빨 캐릭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다름아닌 그의 필살기 ‘심판’ 때문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무작위로 표시되는데, 이는 기술 효과 등급이다. 1이 가장 약하고 9가 제일 센데, 9가 뜨면 치명타와 함께 엄청난 대미지를 준다. 시리즈에 따라서는 상대를 일격에 보내버릴 수 있는 특급 기술이다. 반대로 1이 뜨면 상대방에게는 눈꼽만한 대미지를 주면서 그보다 몇 배는 아픈 대미지를 Mr.게임&워치 자신이 입는다. 그야말로 9발 짜리 리볼버로 펼치는 러시안 룰렛과도 같은 도박성 기술이다.
TOP 1. 존재 자체가 랜덤박스, 길티기어-파우스트
빵봉지를 뒤집어 쓴 말라깽이 변태 의사 파우스트는 길티기어 시리즈를 모르는 이들도 대충 생김새는 알 정도로 유명한 캐릭터다. 기괴한 언행과 기술로 길티기어 시리즈에 코믹함을 불어넣어 주는데, 그의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피격자들의 코믹한 반응으로 유명한 필살기 ‘똥침’이다. 이 기술은 발동 시 4개 컵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데, 선택 결과에 따라 대미지가 세지기도, 혹은 반대로 파우스트가 대미지를 입기도 한다. 실로 야바위가 따로 없다.
파우스트의 ‘운빨’ 기술은 똥침 뿐만이 아니다. 장풍계열 기술인 ‘뭐가 나올까나?’는 상대에게 아이템을 던지는데, 이 아이템이 완전 랜덤인데다 효과도 각기 다르다. 단순 타격 ‘망치/세숫대야’부터 폭발하는 ‘폭탄’, 체력과 텐션을 회복하는 ‘도넛’과 ‘초콜릿’, ‘오뎅’, 중독 유발 ‘독약병/독가스’ 등 다양한데, 낮은 확률로 강력한 효과를 내는 레어 아이템이 출현하기도 한다. 아이템의 종류는 하도 많아서 다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다. 물론 목소리만 변하는 ‘헬륨가스’ 등 꽝 아이템도 간혹 등장한다. 파우스트야 말로 랜덤박스 그 자체가 캐릭터로 변한 존재 아닐까?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