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게임광고] 졸업, 실제 여고 교사는 이렇지 않습니다

게임메카

2020.12.29 18:34:51

조회 353 추천 0 댓글 1

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졸업 광고가 처음 실린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5년 8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게임메카=류종화 기자] 프린세스 메이커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의 시대가 열렸던 1990년대 초반. 꽤나 독특한 시도를 한 작품이 하나 등장했습니다. 딸 한 명을 키우는 것에서 벗어나, 여러 명의 미소녀를 키워보면 어떻겠냐는 취지에서 시작된, '졸업~Graduation~'입니다.

졸업 시리즈는 동급생 1, 2편 작화가이기도 한 타케이 마사키의 아름다운 그림과(사실 발매는 동급생보다 졸업이 먼저지만, 국내 소개는 역순이었죠), 여고 교사가 되어 다섯 명의 학생을 무사히 졸업시킴과 동시에 로맨스까지 꿈꾼다는 콘셉트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첫 발매는 1992년이지만 국내에 본격 소개된 것은 1995년이었는데요, 발매 당시 국내 게임잡지에 실린 광고들이 남아 있습니다.

타케이 마사키 원화가 인상적인 졸업1 PC판 광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5년 8월호에 실린 졸업 광고입니다. 7월 발매 예정이라는 문구와 함께 'Full mouse operation에 의한 emotional simulation game'이라고 쓰여있는데, 해석해 보면 그냥 마우스로 조작한다는 내용입니다. 당시만 해도 윈도우 95가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할 때였던 지라 마우스가 없는 경우도 수두룩했고, PC게임 중에선 마우스 없이 키보드만으로 조작하는 게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당시로선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한 셈.

사진에 나온 캐릭터들은 총 다섯 명.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로, 각기 다른 콘셉트를 갖고 있습니다. 병약한 모범생, 불량한 와일드 계열, 소녀 스타일, 운동부, 부잣집 아가씨 등 그야말로 모든 취향을 다 커버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이 같은 캐릭터 구성은 이후 출시되는 멀티 히로인 연애/육성 시뮬레이션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 됐습니다.

아무튼, 게임은 위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선도하고 일류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을 넘어 최종적으로는 결혼까지 할 수 있는 육성+연애 시뮬레이션으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를 답습한 2편과 스페셜이 차례대로 나왔으며, 1997년에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한 '졸업 크로스월드'가 새로 나옵니다.

제우미디어 PC챔프 1997년 9월호에 실린 졸업 크로스월드 광고입니다. 얼핏 보면 1, 2편과 스페셜을 합한 합본팩 같은 느낌도 들지만, 실제로는 관리자로서의 선생이 아닌 같은 학생 입장에서 히로인들과 만나 연애를 즐기는 본격 연애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아래쪽의 세계관 소개에서도 파일럿을 목표로 하는 고교생이 되어 12명의 소녀들과 만나 꿈과 연애, 사랑의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네요.

1+2+스페샬 이라는 문구는 다름아닌 히로인입니다. 1편과 2편의 여성 캐릭터들이 재등장하고, 오리지널 캐릭터들까지 등장하죠. 실제로 게임 제목 왼쪽 위를 보면 1편 주인공이었던 아라이 키요미(파란머리), 시무라 마미(초록머리), 나카모토 시즈카(갈색머리)가 재등장합니다. 앞서 소개한 1편 표지와 비교해 보면 원화가 변경으로 조금 느낌이 달라졌지만, 나름의 특징은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98년 2월호 광고로 가면, 보다 알아보기 쉬운 히로인 라인업을 볼 수 있습니다. 가운데 서 있는 오리지널 캐릭터 두 명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졸업 1, 오른쪽에는 졸업 2 캐릭터들이 모여 있습니다. 아래쪽에는 애니메이션으로 묘사된 인게임 스크린샷도 확인할 수 있네요.

이후 졸업 시리즈는 2005년 들어 1편 주인공이 당시 학생들의 딸을 새롭게 제자로 맞아들이는 '졸업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발매했고, 여성향 게임으로 남학생들을 내세운 '졸업M' 등을 내놓았지만, 초기의 인기를 되찾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이제는 흘러간 옛 추억 속 게임이 됐지만, 문득 1편 당시 감성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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