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게임에서 핵심은 탈락의 설계다.
플레이어로서 그 안에 놓여지면 제일 먼저 고려하는게 ‘그래서 어떻게 떨어지는건데?’ 라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각 캐릭터의 개별적인 성격보다 탈락의 설계가 플레이어들의 행동방식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고 나는 생각한다.
더지니어스의 탈락 방식이 (현재는 식상할지라도) 당시 충분한 재미를 줬었기 때문에 황밸 스탠더드에 가깝다고 본다.
그 이후의 서바이벌을 기획할때는 탈락 설계 방식의 다양한 변주를 고민했을 것이고 데블스플랜을 볼 때도 그런 측면을 생각하면서 보면 재밌을 것 같다.
데블스플랜은 얼핏 보면 더지니어스의 탈을 쓰고 있지만 탈락자 선정 방식의 차이로 인해 더지니어스와는 다른 재미를 보여줄 것 같다.
- 초반 탈락자의 유무
일반적으로 서바이벌에서 내가 살아남는다는 건 누군가 떨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루 더 죽지않고 버텼을뿐인데 우승상금에 대한 기대값이 달라진다.
하지만 최근 서바이벌 장르에서는 초반부터 하루에 한명 혹은 그 이상씩 탈락한다는 익숙한 룰이 변주되곤 한다.
서바이벌 장르 예능이 반복되는 와중에 식상함을 탈피하려는 고민의 결과다.
초반부터 탈락자가 발생할 경우 플레이어들의 캐릭터를 미처 보여주기도 전에 탈락해서 아쉽다. 더 보고싶다.
반면, 초반 탈락자가 없다면 캐릭터 빌드업과 캐릭터들간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서사를 보여줄 수 있어 쇼가 조금 더 다채로워질 수 있다.
하지만 탈락자 없이 긴장감을 유발하는게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피의게임에서는 이 부분을 나름 영리하게 풀어나갔다고 생각한다.
- 데스매치의 유무
데블스플랜에는 데스매치가 없다.
데스매치를 해보면 실제로 누가 무조건 이긴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여러가지 상황들과 변수로 인해 데스매치에 가는 것만으로 탈락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진다.
애초에 그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 메인매치 플레이 전략을 구상할때 매우 중요하다.
즉 데스매치를 회피하는 전략이 최우선 전략으로 고려된다.
생징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머리를 굴리게 되고, 그게 어렵다면 최하위에 처하지 않는 소위 ‘지지 않는 플레이’를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지목 당하지 않는 포지션에 서도록 노력해야 한다.
플레이어들은 본능적으로 처해진 상황에 따라 생존을 위한 최적의 위치를 찾으려하고 나름의 선택을 하게 된다.
메인매치 최하위가 데스매치에 직행한다는 간단한 룰은 그 존재 자체로 매순간 생존본능을 자극하고 메인매치에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데스매치로 연결되지 않는 메인매치가 싱거워지기 쉬운 이유이다.
- 데블스플랜의 탈락의 형식
데블스플랜에서는 피스의 완전 소진이 유일한 탈락의 조건이다.
피스는 게임을 통해 피스를 획득하거나 소비할 수 있고, 플레이어간의 거래도 가능하다.
데스매치가 없다.
투표를 통해 탈락자를 선정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피스를 얼마나 영리하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는 가진 칩이 완전 소진되면 탈락하는 홀덤 MTT(multi table tournament)와 매우 유사한 탈락 방식이다.
초반에는 탈락자가 아예 없을 수 있고, 어느 시점에 탈락자가 우수수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데블스플랜에서 어느 시점부터 누군가에겐 메인매치 자체가 데스매치로 전환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하면 좋을까?
초반에는 당장 탈락 걱정이 없기 때문에 소극적일 수 있는데, 장기 생존 측면에서는 초반에 공격적인 플레이로 피스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서 우위를 점하고 피스가 부족해서 똥줄탄 플레이어들을 말려가는게 좋을것 같다.
이는 홀덤 토너먼트에서의 딥스택 위치에서 숏스택을 압박하는 전략과 유사하다.
초반부는 각각의 플레이어의 성향을 파악하는 과정에 가까울거다.
어느 시점부터 여러명이 동시에 탈락 위기에 놓이면 에너지가 폭발하면서 꿀잼 상황들이 연출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피스가 말라가는 플레이어는 모 아니면 도.
생존을 위한 일생일대 승부를 걸어야만 할거다.
마치 홀덤 토너에서 숏스택이 AoF 전략만이 강요되는 것처럼.
그 와중에 아무 것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말라죽기도 하고, 과감한 승부를 통해 극복하기도 할 것이다.
하루하루 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피스 갯수에 따라 자신의 경쟁자가 누구인지 본능적으로 알게 될 거다.
한편, 위기에 처한 언더독들끼리 연합을 통해 극복하는 모습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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