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를 외치는 IT협회 연합이 탄생했다. 일명 '디지털연합'이라 불리는 연합 단체가 11일 디지털경제연합 출범식및 공약제안서를 발표했다.
디지털경제연합은 11일 10시 여의도 글래드호텔 블룸A홀에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한국스타트포럼, 벤처기업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한국디지털광고협회, 게임산업협회 등 7개 협회가 모여 디지털 경제분야 산업 발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 제언을 발표했다.
쇼핑과 벤처, 게임, 포털, 핀테크, 콘텐츠, 온라인광고 등 온라인 플랫폼 분야를 대표하는 협단체들이 힘을 합친 것. 이중 인터넷기업협회가 사무국을 맡는다.
7개 협회가 모인 디지털경제연합회 출범
협회는우선 '디지털 경제부'를 신설할 것을 요구했다. 진흥이 아닌 규제 권한을 두고 여러 부처가 갈등을 겪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게임을 포함한 세부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분과를 만들어 전문적이고, 속도감 있는 규제완화와 진흥 정책을 통해 글로별 경쟁력을 강화하자고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는 현존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을 부정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단체는 이번 제언서에서 '진흥원' 형태의 공공기관의 독점적 기능을 축소하고, 실질적으로 진흥의 효과 를 창출하고 있는지 감시 필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흥법과 진흥원 설치 전후 비교를 통해 산업발전 성과가 명시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는 과감하게 진흥법과 진흥원을 축소・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임산업과 관련해서는 '외교적 지원'을 가장 우선적으로 들었다.
중국 게임사들이 국내 인기 게임 IP를 침해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해외 불법 사설 게임 서버가 다수 운영되고 있는사례를 들어 불법 저작물 단속, 2차적 저작물 피해에 대한 보호 조치 마련, 각종 해외 침해 사례에 대한 수사 촉구, 콘텐츠 보호를 위한 국제 조약 체 결 추진 등 각종 대책을 추진해줄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게임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협약' 체결 추진을 통해 실질적인 국제 저작권 보호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또 하나는 중국 판호다. 2017년 이후 일부 게임 이외에는 판호를 전혀 발급받지 못하고 있는 부분과 관련, 중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판호 발급 요청 전달해 달라는 것.
이와 함께 동남아・남미 등 신시장 개척 지원을 위한 통합적인 창구를 마련하고, 외교적・경제적・ 법적 안내를 통해 국내 게임 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는 규제 철폐다.
현재 발표된 셧다운제가 현실화되지 않고 있으니 청소년 보호법,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등 관계법령 개정방향 확정하고, 빠르게 입 법 추진하여 제도 폐지 현실화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셧다운제 발표 당시 거론됐던 게임시간 선택제 등 낡은 규제도 게임을 부정적인 컨텐츠로 간주하고 있는 제도이며, 청소년의 문화 향유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메타버스 등 신기술 규제의 네거티브 전환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게임산업 규제혁신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는 게임의 '낙인 효과'를 지워달라는 것.
2018년 WHO가 특별한 근거 없이 '게임 이용장애'를 중독성 행동장애의 하위 목록으 로 분류하였으나, 이를 무비판적으로 국내 기준에 수용하는 경우 게임산업에 대한 '낙인효과'를 연장할 우려 있다고 봤다.
연합의 주장은 게임은 몰입 기간이 짧기 때문에 중독성 행동 장애와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게임 이용장애의 질병코드도입은 게임의 역할과 순기능, 심층조사연구를 통한 질병표분분류의 의학적 근거 및 필요성 유무 등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하 에서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은 e스포츠다.
이와 관련해서 연합은 게임산업 육성기조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 구단의 재정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으니 관련 투자 활성화 필요하다는 제언을 내놨다. 관련해서 e스포츠 대회 개최와 구단에 대한 세엑 공제 제도 도입하여 혜택을 줄 것을 요구했다.
게임산업 정상화 관련 요구
그간 게임 산업협회의 정책 제언은 선거철마다 있어 왔다. 2017년 선거철에도 게임업계는 주요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토론회를 가지고 정부의 게임 정책을 비판하고, 게임 생태계 회복을 위한 여러 의견을 개진했다. 현장에는 문재인, 안희정 캠프 관계자가 참석했다.
당시 나왔던 얘기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지금의 한국콘텐츠진흥원에 강제 통합된 바 있 게임산업진흥원의 부활, 게임의 사행성 분리, 게임 쿼터제, 인디게임 활성화 등을 정책을 요구한 바 있다.
제 20대 대통령 선거는 내년 3월 9일 진행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주자로 나선 가운데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사실 이번 연합 단체의 정책 제언의 방향은 차기 대선 주자를 향해 있다. 두 후보를 향해 업계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과연 두 후보 중에서 누가 게임 업계의 목소리를 더 잘 들어줄까?
우선 윤석열 후보는 지난 7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주52시간제는 실패한 정책이라면서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일주일에 120시간 바짝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현실성 없는 발언이라며 업계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업계의 관행인 크런치 모드의 영역을 한참 벗어날 발언이라는 것. 이 수치는 1주일을 꼬박 일해도 하루 17시간을 강행군해야 하는 시간이었던 것.
하지만 윤 후보는 같은 달 페이스북을 통해 반박문을 냈다. 그는 "주 120시간을 근무하는 것은 누가 봐도 불가능한 이야기로서 제게 그 말을 전달한 분들도 '주52시간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데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강조한 것이지 실제로 120시간씩 과로하자는 취지가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주 120시간을 근무에 대한 해명, 사진=윤석열 후보 페이스북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말로만 K벤처, 4차 산업혁명, 스타트업 육성을 외치면서 분초를 다투면서 인생을 바치는 수많은 스타트업 창업자 및 종사자의 호소는 무시한 채 아우슈비츠 운운하며 극단적인 정치적 비난만 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규모·업종·지역을 따지지 않고 국가가 획일적으로 강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노사 간 합의하에 근로자가 실질적 선택권, 일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 보완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이재명 후보, (우)윤석열 후보
이재명 후보는 경겨도지사 시절 게임산업 4대 계획을 발표하는 등 게임업계과 관련이 싶다. 윤석열 후보의 120시간 발언이 있던 것과 같은 시기 이 후보는 ▲건강한 게임 커뮤니티 활성화 ▲프로게이머 육성 시스템 구축 ▲모바일 게임 집중지원을 통한 중소기업 육성 ▲플레이엑스포 성장 등 4가지 게임 산업 4대 전략을 발표했다.
또 그의 페이스북에는 지난 3월 있었던 게임 문화 및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 사진과 함께 "게임산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시각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는 "날이 갈수록 게임이 우리 문화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 같다"며 "부정적인 부분은 최소화하고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부분은 최대한 키워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스포츠 활성화 업무 협약, 사진=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2017년 선거 당시는 어땠을까? 당시 문제인 대통령의 아들이 게임업게에서 일을 한다 하여 주목을 받았던 그 시기다. 게임산업협회는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후보자들의 게임산업 현안 문제에 대한 정책을 공개했다.
문재인 후보는 4차 산업 진흥과 융합된 게임콘텐츠 진흥을 위한 정책을 강조했고, 안철수 후보는 제작사 몫을 늘리는 쪽으로 게임매출 분배구조를 정상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으며, 유승민 후보는 "게임을 VR, AR 등 콘텐츠 신기술과 접목해서 4차 산업의 엔진으로 삼겠다고 했다.
2017년 대선 주자들의 공략, 사진=게임와이
게임 정책과 관련해서는 우선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의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출발한 가운데, 두 후보가 어떤 관련 공약으로 게임인들의 지지를 받아 진정한 게임인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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