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포션이 개발 중인 PC 패키지 게임 '산나비'의 2차 비공개 테스트가 18일 6시에 시작됐다.
산나비 2차 비공개 테스트(CBT)는 18일 오후 6시부터 2월 3일까지 17일 동안 진행되며 게임에 관심이 있는 이용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이용자는 스팀(Steam) 내 플레이테스트 기능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이번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튜토리얼을 시작으로 챕터 1,2 일반 스테이지와 챕터 1의 보스를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주인공의 사슬팔을 되감는 '와인딩' 기술도 확인 가능하며, 전체적인 플레이 조작감 향상을 위해 사슬팔의 사거리도 증가됐다.
산나비는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2D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다. 주인공의 사슬팔을 사용해 진행하는 타격감 있는 액션과 역동적인 이동이 특징이며, 거대 기업 도시 '마고' 속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나가는 것도 게임의 재미를 높인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주인공은 예쁜 딸과 함께 등장한다. 퇴역군인이라는 점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오른쪽 팔이 사슬팔 로 되어있다. 플레이를 시작한 뒤 평화롭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취해 딸과 놀아주다보면 아빠미소를 지으며 플레이 하게된다.
다만 이런 분위기는 얼마 가지 않는다. 곧바로 산나비의 폭탄테러로 분위기는 디스토피아로 전환된다. 디스토피아로의 전환 후 이어지는 장면은 잔혹하다싶을 정도로 화끈한데, 이를 마음에 들어하는 유저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주인공의 현역시절 부하가 찾아와 산나비의 소재를 파악했다며 주인공을 데려간다. 이어지는 내용은 정보원 금마리를 찾아 마고특별시로 투입되어 고분분투 하는 것.
산나비 세계관은 기술의 급격한 수용으로 사이버펑크화 된 조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이를 표현하는 상징이 하이테크 도시 '마고'라고 할 수 있다.
최신 기술의 집약체인 마고는 산나비에 의한 블랙아웃 현상과 동시에 한순간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 도시가 되어버렸고, 주인공은 그 속에서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야만 한다.
산나비는 '마고'를 통해 게임의 주요 정체성 중 하나인 사이버펑크 장르 특유의 향락적이면서도 퇴폐적인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 마고 특별시에서는 자극적인 네온사인 불빛과 로봇 경비원들, 복잡하게 엉킨 전깃줄, 그리고 높은 마천루들과 이와 대조되는 허름한 판자촌의 모습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는 어쩌면 현실의 모습을 사이버펑크 세계관에 투영한 모습일 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두 극점의 대비는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나비는 한국의 레트로한 감성과 간판, 마천루로 상징되는 현대 서울의 모습을 한 곳에 섞어 새로운 사이버펑크를 만들어냈다. 개발자는 해외 게이머들에게 독특한 변주를, 한국 게이머들에겐 한국 문화의 재해석을 어필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산나비'는 도트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부드러운 모션을 지니고 있고, 움직임이 자연스럽다. 실소를 짓게하는 웃음 포인트들이 존재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데 일조했고 제대로된 도트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연출 또한 호쾌하다. 단순한 도트게임을 생각하고 들어왔다면 기대 이상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을 정도. 여기에 텍스트나 배경의 등장은 마치 헐리우드 히어로물 영화나 누와르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든다.
사슬팔 사용은 마우스로 해야한다. 때문에 기본 이동기인 WASD와 마우스를 동시에 이용하게 되는데, 전통적인 게임이었다고 생각하고 들어오면 상당히 신선하다.
대화에는 선택지가 존재하는데,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아닌점은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전반적 스토리도 화끈하고 단어 선택도 현실적이기 때문에 "청소년 이용불가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대포통장'이나, '깨끗한 현금', 적당한 욕설과 비속어들, 고층 빌딩에서 떨어트려 죽이는 연출이나 토막나는 시신 등 글을 작성하는 기자의 기준으로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마우스 연타와 마우스 홀딩 등 다양한 기믹이 존재한다.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기믹은 게임의 지루함을 덜어준다.
원심력 고증이 되어있어 사슬팔을 타고 움직이는 로프액션이 자유로운 편이다 대신 조작법에 적응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사슬을 어떤식으로 사용해야 위험한 지형을 넘어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아 나름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로프액션의 스피디함과 섬세하고 부드러운 도트아트는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줬다.
로프액션 시스템은 단순히 반동을 이용한 앞뒤 무빙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벽타기, 가속, 몬스터를 활용한 자리이동 등 다양한 트릭이 마련되어있다. 이런 시스템은 로프액션중 발생하는 자잘한 실수를 보완해준다. 마치 스파이더맨이 초고층 빌딩숲을 날아다니는 것 처럼 친절하다.
다만 기본 조작법이 간단할 뿐, 사슬 팔을 활용한 액션에 익숙해지기까지의 과정은 별개의 문제다. 맵 곳곳에는 닿기만 하면 즉사하는 지형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한눈에 보기에도 멋있고 경쾌한 사슬 액션을 구사하기 위해선 사슬의 스윙과 반동 특성은 물론, 플랫포머 장르 특유의 점프 컨트롤에도 익숙해져야만 한다.
더불어 스토리 몰입도가 상당하다. 배경은 참신하지만 스토리 자체는 평이한 수준인데도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연출과 사운드 덕을 보는 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들도 매력적이다. 배경음악도 세련된 편이고 효과음도 긴박한 연출에 맞게 흘러간다.
전반적으로 아름다운 도트그래픽에 심취할 만큼 잘 찍혔고, 타격감이나 조작감도 나쁘지 않다. 거기에 더해진 유머코드나 등장 캐릭터들의 매력, 사운드의 조화는 n회차 플레이 및 정가 구매의지를 복돋운다.
'조선 사이버펑크' 테마에 충실한 그래픽도 매력 포인트다. 주인공부터가 조선시대 군인 복장을 입고 있는 등, 다양한 옛 복식과 건축양식이 등장하는데, 게임의 어둡고 미스테리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산나비는 비공개 테스트 이후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완성도 있는 콘텐츠와 시스템을 완성, 오는 3분기에 스팀을 통해 글로벌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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