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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K-게임이 극복해야 할 밸런스 노하우 "반응하지 마라"

게임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8 21:33:41
조회 4591 추천 14 댓글 26
[편집자주] 국산 게임과 해외 PC콘솔 게임의 가장 큰 차이는 '밸런스'라고 하는 이용자가 있다. 수십 년간 게임을 즐기고 있는 이용자의 얘기라 관심이 간다. 국산 게임의 밸런스란, 탱커와 힐러, 딜러의 조화로운 조합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게임 밸런스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찾지 못해 아직 한국 게임은 글로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산 게임이 넘지 못하고 있는 그 이상의 밸런스란 과연 어떤 것일까? 

타이난 실베스터(Tynan Sylvester)는 루데온 스튜디오의 설립자이자 '림월드'의 제작자다. 그가 기획한 '림월드'는 약 300만 장 이상 판매됐고, 스팀에서 역대 가장 성공한 게임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압도적 긍정 평가가 15만을 넘어섰다.


림월드 /루데온 스튜디오


림월드 /루데온 스튜디오


그가 생각하는 게임 밸런스란 어떤 것인지, 그의 저서 '게임 기획의 정석(Designing Games, 도서 출판 스타비즈)'에는 밸런스에 대한 내용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플레이 테스트에서 '반응하지 마라.'라고 이야기한다. 과연 이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밸런스에 대한 저서의 의미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최대한 수정 없이 원문 그대로 게재했다. 

반응하지 마라

플레이 테스트에서 잘못된 것처럼 보이는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자주 본능적으로 바로 들어가서 그것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다이얼을 돌려버린다. 그리고 이건 항상 쉽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벽지에서 기포를 밀어내는 것과 같다. 전략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문제의 해결책은 다른 문제의 원인이 된다. 게임은 밸런스가 맞는 지점들 사이를 맴돌지만, 실제로는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게임이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영원히 밸런스를 맞추지 못할 수 있다.

여기서의 실수는 우리한테 벌어진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벌어지지 않은 문제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디트리히 되르너가 말했듯이, :

우리는 하나의 목표를 추구해왔다고 믿을 수도 있지만, 그것에 도달하고 나서야 놀라움, 짜증, 공포와 함께 우리가 문제 하나를 없애는 과정에서 아마도 다른 영역의 두 개의 다른 문제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깨닫게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처음에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심지어 우리가 추구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를 수 있는 '암묵적인' 목표들이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 건강한 사람에게 목표에 관해 물어보면 목표 중 하나로 '건강'을 꼽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묵적으로 건강은 목표이긴 한데, 이 지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그는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건강은 아프게 되었을 때에만 명시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문제를 무시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현재 있는 문제들은 강렬한 감정적 충격을 주지만, 잠재적인 문제들은 추상적 가능성에 불과하다. 발생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인지적으로 쉽다. 우리의 해결책들이 야기할 수 있는 모든 다른 잠재적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하지만 잠재적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야만 한다. 밸런스 변경은 그것들이 해결하는 문제보다 적은 문제를 만드는 경우에만 게임을 개선한다. 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두 개 이상의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변경방법을 찾는 것은 쉽다. 명시적이고 암묵적인 목표 모두를 다루는 해결책을 찾는 것은 훨씬, 훨씬 더 어렵다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그런 해결책들 말이다.

이것을 하려면 바로 반응하지 말아야 한다. 천천히 하고, 숨을 쉬고, 넓게 생각하라, 무언가 잘못될 때 서둘러서 변화를 주려는 욕구를 억제하라. 천천히 진행함으로써 감정이 가라앉을 시간을 갖고 변화의 더 넓은 함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가장 쉬운 해결책처럼 보이는 것들이 종종 숨겨져있던 끔찍한 부작용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진정한 해결책은 보통 그렇게 분명하지 않다.

가끔은 나이젤 튜프넬 순간을 가져라, 볼륨을 11로 올려라

밸런스가 맞는 게임이라고 해서 모든 전략이 동등한 가치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게임은 동전 던지기 게임이 의미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다. 그것은 밸런스가 잡혔지만, 또한 단조롭기도 하다. 실력에 대한 보상이 없으며 배울 것이 아무것도 없다.

게임이 가진 전략의 지형은 언덕과 계곡을 가져야 한다. 놀라운 효과의 꼭대기와 실패의 깊은 골짜기가 함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결과들이 여전히 밸런스를 이룰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진입 비용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전략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실력은 그 효과와 비례한다. : 최고의 결과는 가장 높은 실력을 요구한다. 이러한 배치는 플레이어들이 전략의 지형을 둘러보며, 가장 수익성 높은 정상을 찾아 실력 지형에서 기어오르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그리고 큰 노력 끝에 정상에 도달하면, 그들은 그것에 대해 풍부하게 보상받는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다. 하지만 너무 합리적인 태도로는 그 곳에 도달할 수 없다. 기획자로서, 너무 좋거나 너무 나쁜 것들을 볼 때, 첫 번째로 일어나는 본능은 종종 그것들을 갈아내어 모든 것을 매끄럽고 고른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게임의 밸런스를 잡아주지만, 동시에 단조롭게도 만든다. 예측할 수 없는 매력, 가치 있는 교훈의 약속, 극적인 변화의 긴장감을 잃게 된다.

해결책은 합리적인 진행에 가끔씩 미친 듯한 것을 가미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나이젤 튜프넬 순간'이라고 부른다. 이는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This is Spinal Tap)]라는 영화의 등장인물로 가상의 음악가인 나이젤을 따서 명명한 것이다. 나이젤의 앰프 세트에는 일반적으로 10까지 있는 다이얼이 아닌, 11까지 있는 다이얼이 있었다. 무대에서 더 강력한 사운드가 필요할 때, 그는 다이얼을 11까지 돌렸다. 그게 그가 평범함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방법이었다.

우리도 이성을 고의적으로 내려놓음으로써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잠시 동안 자신의 실력을 잊고, 1992년의 순진한 18세 해커 기획자로 변신해야 한다. 레드불에 취해 있으면서, 대단한 것을 만들고 싶어 하는 그런 사람 말이다!

이 방패 능력이 단순히 일부 피해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 무적이 되게 하면 어떨까? 전체 팀을 보호하면 어떨까? 이 캐릭터가 게임에서 다른 누구보다 5배나 10배 빠르게 움직이면 어떨까? 무한히 빠르게 움직이거나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30미터 높이로 점프할 수 있거나 돈을 무한히 가질 수 있다면 어떨까? 극단적이고 멋지며 놀라운 것이 아닐까?

레드불 효과가 사라진 후, 종종 다이얼을 11에서 다시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실험들 대부분은 효과가 없고 이것이 전문 기획자들이 18세 해커들보다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내는 이유이다. 하지만 가끔은 나이젤 튜프널 순간이 우리에게 놓친 기회를 보여주거나, 우리가 평평하게 만들어버린 감정적 순간을 상기시켜준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단순히 변화를 되돌리는 대신, 그것들을 집어넣고 남겨보아라. 가끔 이렇게 해주면, 게임은 미친 듯한 매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피드백을 제안을 수집하기 위해 사용하지 말라. 플레이어의 경험을 수집하기 위해 사용하라

밸런스를 맞추려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플레이 테스트를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플레이 테스트는 많은 제안들을 반환시킨다. 한 플레이어는 말이 더 빨리 가기를 원하고, 다른 플레이어는 두 번째 레벨이 더 쉬워지기를 원하며, 세 번째 플레이어는 배터리가 더 저렴해지기를 원한다.

하지만 제안들은 플레이테스트에서 밸런스 기획자들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게임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우리 스스로 생각해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은 다른 플레이어가 하는 방식대로 게임을 경험하는 것이다. 우리는 게임 기획에 너무 가까워서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갖지 못한다. 그래서 플레이테스트의 진짜 목적은 제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들이 게임과 어떤 경험을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기획자는 종종 사람이 플레이하는 것을 보면서 그 사람의 경험을 이해할 수 있다. 나는 테스터에게 질문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많은 플레이테스트를 진행했다. 플레이어들이 성공하고 실패하는 것, 얼마나 빨리 진행하는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는 보는 것만으로도 분명하다. 그들의 내부 인식은 어디를 보고 무엇을 하는지 그들의 선택에서 드러난다. 그들의 얼굴을 보면서 그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단순히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필요한 지식을 찾아내기 위해 신중하게 설계된 질문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그들에게 어떤 것이 중요해 보였는지 이해하고 싶다면, 그들에게 일어난 일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요청하고, 그들은 자신의 기억에 가장 두드러졌던 부분을 보고할 것이다. 그들이 무언가를 인지했는지 궁금하다면, 그들의 지식을 테스트하는 질문을 하라. : "헬리콥터에 몇 명이 도착했나요?" 플레이어가 질문을 듣고 혼란스러워하면 그들은 헬리콥터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결정 중 하나를 이해하고 싶다면, 그들의 생각 과정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하라.

열린 마음을 가지고, 중립적이고 전문적으로 질문하라. 의심하는 방식이 아닌 호기심 있는 방식으로 질문하라. 테스터의 경험을 왜곡하거나 숨길 수 있는 개인적 상호작용이나 감정을 피하려고 노력하라. 긍정적이거나 "올바른" 대답을 장려하거나 보상하지 말라.

테스터가 제안을 하기 시작하면, 그 제안을 만들어낸 경험을 추측하려고 노력하라. 때로는 테스터에게 왜 그 제안을 하는지 물어봐야 한다. 다른 때에는 단순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추측할 수 있다. 총을 제거하라고 요청하면, 아마도 총과 관련된 나쁜 경험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그가 겪은 구체적인 나쁜 경험을 파악하기 위해 더 깊이 질문을 할 수도 있다. 그가 맞았다고 생각한 총알이 빗나간 적이 있는가? 조준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탄약이 너무 자주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나? 게임의 경제 시스템이 밸런스가 맞지 않을 수 있다. 총의 기능을 이해하지 못했나? 더 나은 튜토리얼이나 명확한 인터페이스가 필요할 수 있다

이야기를 통해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게임이 시스템으로서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심성 모형을 구축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테스트해야한다. 그때에야 밸런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신적 맥락을 갖게 된다.

게임의 밸런스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한두 번의 테스트를 관찰하거나,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다. 여러 다른 플레이어들의 경험을 흡수하고, 게임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통합된 심성 모형으로 결합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한 번의 플레이 테스트 후에는 단지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세 번 진행했다면 세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10번, 15번, 또는 20번의 플레이 테스트 후에는 게임에 대한 이해가 변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더 이상 이야기로만 생각하지 않게 된다. 시스템과 관계에 관한 측면에서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게임에 대한 당신의 심성 모형은 원인과 결과의 수백 가지 새로운 뉘앙스를 포함하여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다. 한 가지 변화가 다른 게임 부분에 미치는 영향을 상상할 수 있게 된다. 당신은 이야기가 아니라 시스템이라는 게임 진실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나면, 그때서야 밸런스에 대해 의미 있게 생각할 수 있다. 세 가지 이야기가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고려할 필요가 없게 된다. 변화가 전체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게 된다.

그러니 많이 테스트하라, 가능한 많은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테스트하라. 데이터에 잔뜩 모으고 머릿속으로 모델을 구축하라. 그 후에야 가장 분명하고 즉각적인 것들뿐만 아니라 변화의 모든 영향을 이해할 수 있는 정신적인 맥락을 갖게 된다. 그렇게 하고 나서야 무엇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

게임 기획의 정석(도서출판 스타비즈) | 저자 타이난 실베스터 | 오영욱 역

타이난 실베스터는 2000년에 처음 게임을 기획한 기획자다. 루데온 스튜디오의 설립자이며, '림월드'의 제작자다. 약 300만 카피 이상 판미되고 스팀에서 2023년 말 현재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받고 있는 '림월드'는 역대 가장 성공적인 인디 게임 중 하나다. 


타이난 실베스터



▶ "밸런스 엉망, 따듯함이 없다" '데바데' 개발자, '팰월드' 혹평▶ 11년만의 밸런스 패치...'디아블로2: 레저렉션' 무엇이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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