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FA(프리에이전트)에는 관심이 없다. 두산의 얘기다.

올해 겨울 두산의 주전 포수 양의지가 FA로 풀렸다. 투수 장원준도 함께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권리 행사를 포기해 양의지가 유일한 내부 FA다. 잔류 여부는 불투명하다. '거품을 줄이자'는 리그 기조와 달리 몸값이 치솟고 있다. FA 역대 포수 최고액인 80억원(강민호)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다른 구단과 영입전이 벌어지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두산 입장에선 고민되는 부분이다. 놓치자니 팀 전력 약화가 불 보듯 뻔하고 잡자니 부담이다.

구단은 일단 외부로 눈을 돌리지 않고 '양의지 잔류'에 주력한다. 김태룡 단장은 지난 21일 일간스포츠와 한 통화에서 "외부 FA는 관심이 없다. 양의지를 잡는 생각밖에 없다"고 밝혔다. 두산은 최근 5년 동안 외부 FA를 영입한 사례가 딱 한 번밖에 없다. 2014년 11월 롯데에서 FA로 풀린 장원준을 데려온 것이 유일하다. 2010년 이후로 범위를 넓혀도 2013년 롯데에서 넘어온 홍성흔만 추가된다. 공백이 발생했을 때 내부 자원으로 채워 넣는 이른바 '화수분 야구'로 팀을 운영했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다른 팀에서 FA로 풀린 선수들에겐 큰 관심이 없다. 첫 번째 목표는 오직 양의지다.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21일부터 FA 협상이 시작됐지만, 두산은 양의지와 만나지 않았다. 양의지의 대리인인 리코에이전시 이예랑 대표는 함께 FA로 풀린 이재원의 원소속팀 SK 관계자를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 양의지는 이재원보다 상황이 좀 더 복잡하다. 한화가 파격적으로 양의지 영입을 검토하는 듯했지만 계획을 접었다. 양상문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한 롯데도 비슷하다. 지갑을 여는 듯했지만 한발 물러섰다. 양의지 입장에선 시장 분위기를 좀 더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협상은 장기전이 될 수 있다.

두산은 머지않아 양의지와 협상 테이블을 차릴 계획이다. 외부 FA에 관심이 없는 두산. '집토끼' 양의지를 잡을 수 있을까. 행보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배중현 기자

 꼴데 한발 물러 섰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