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한 사단의 여단장이던 임모 전 대령은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자신보다 25살 어린 이모 하사와 성관계를 하는 등 불륜관계인 사실이 드러나 육군본부로부터 ‘성군기위반’으로 파면됐다. 임 전 대령은 여단 직할부대에 근무하던 이 하사의 상관이었다. 임 전 대령과 같은 여단에 근무하던 문모 전 소령도 같은 시기에 14살 어린 부하 김모 하사와 수차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 육군본부에서 파면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국방부 항고심사위원회에서 해임 처분으로 감경됐지만, “해임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해임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을 심리한 1·2심 재판부는 “불륜관계를 맺는 등 비위를 저지를 사실은 인정되나, 상급자의 지위나 위력을 이용해 성관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임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임 전 대령과 문 전 소령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배우자가 선처를 탄원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휘·감독관계에 있는 부하 군인과의 불륜행위는 엄정한 군 기강과 규율을 흐트러뜨리기에 엄정히 제제할 필요가 있다”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대법원 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임 전 대령과 문 전 소령은 부하 군인과 불륜관계를 가져 지휘체계를 무너뜨리고 부서장으로서의 임무를 위반했다”며 “성군기 위반에 대한 기본 징계는 정직이나, 지휘체계와 군기를 무너뜨리는 등 비위정도가 무거워 징계 가중사유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임 전 대령에 대해 “부대 내 다른 군인들이 지휘관의 불륜관계를 알게돼 부대의 군기가 심각히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부하 군인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맺지 않았다’는 원고들의 주장과 관련해 “연령과 계급 차이를 고려하면 상급자의 지위와 연계돼 성관계가 이뤄졌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배우자들의 선처요구 등 감경사유에 대해서는 “파면 처분이 해임 처분으로 감경되는 과정에 이미 반영됐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부서장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은 지휘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강한 도덕성과 윤리성이 요구된다”며 “자신의 지휘계통 아래 있는 하급자에 대한 군기문란행위는 철저히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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