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구단 내부의 신뢰 부족을 해소할 소통이 필요하다. 시간을 두고 장기적인 구단 운영의 그림을 그리겠다. 사직야구장을 야구·문화·상업복합 시설로 바꿔 1년 내내 시민들로 붐비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종인 신임 사장이 29일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밝힌 구단 운영 방침이다. 그는 구단의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장기적으로 새로운 모습의 구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구단 내부 납득 안 되는 부분

소통하면서 변화 이끌겠다”

선수 선발·육성 데이터 관리

공정한 기회 제공 불신 해소

야구장, 복합시설로 바꿔야

-롯데가 장기간 성적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프로야구단을 어떻게 끌고 갈지 큰 그림이 없어 그룹에서 아쉬움을 갖고 있다. 중·장기적이면서 전략적, 체계적인 구단 운영 방안을 마련하겠다. 객관적으로 구단 내부를 들여다보니 납득할 수 없는 게 많았다. 근본적 치유가 필요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통하면서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 모두 각자 플레이했다는 점을 느꼈다. 소통해서 한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신뢰가 부족했다. 현재 가진 경쟁력을 하나로 꿰서 움직이면 훨씬 효과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신뢰의 문제는 어떤 이야기인가.

“일부 선수들에게서 불신이 있는 걸 느꼈다. 최근 프런트, 감독, 코치 등이 모여 워크샵을 진행했는데, 2군에서 괜찮은 선수가 1군 가서 3~4일 벤치에 앉아 있다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열심히 하면 기회를 준다는 부분에서 신뢰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1, 2군 사이에 상시 연락 체계를 만들어 공정한 기회를 주는 구조를 만들 것이다.

2군을 육성한다는 말만 할뿐 어떻게 키울지 육성 목표가 없다. 체계적으로 제대로 육성하는지 의문이 든다.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2군에 다니고 잔류군 현장을 보러 다니겠다.”

-구단의 장기 마스터플랜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먼저 선발, 육성, 활용 등 선수 관리를 통합적,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게 중요하다. 데이터에 기반한 선수 관리 등 지속적으로 좋은 선수를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겠다. 두 번째는 팬 관리다. 일상에서 롯데와 연결돼 정보, 스토리를 보고 즐기게 해야 한다. 팬들이 구단과 일대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팬들의 지지와 사랑은 구단 투자재원 마련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흑자는 어떻게 만들 수 있나

“입장객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야 한다. 경기력을 올려서 좋은 경기를 하면 팬은 는다. 또 승패를 떠나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야구장 시설이 그래서 중요하다. 올해 1, 3루쪽 내야 좌석을 교체한다. 의자 폭을 넓혀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만든다. 현 사직구장 하드웨어로는 한계가 있다. 부산시와 협의해서 쾌적한 환경을 만들겠다. 또 팬들이 일상에서 야구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게 만들어야 한다. 문화 콘텐츠, 상품 등에서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

-야구장 신축은 어떻게 진행해야 한다고 보는가.

“사직야구장을 복합시설로 조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야구타운’으로 만드는 방안이 있다. 일부 상업시설, 레저시설을 넣을 수도 있다. 야구장을 중심으로 하되 경기가 없을 때에도 즐기고 쉴 수 있는 부산의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한다. 일본 도쿄돔에 가보니 한겨울인데도 주변에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여 쇼핑도 하고 놀이시설도 즐기고 있었다.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 여러 회사들이 참여하면 특혜 소지도 줄어들 것이다.누가 이익 보느냐를 생각하지 말고 부산시민, 야구팬을 생각하면 결정하기가 쉽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기사제공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