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직 경찰관의 낯 뜨거운 일탈 행위가 이어지자 부산 경찰이 뒤늦게 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부산경찰청은 오는 7일 박운대 부산경찰청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소집해 경찰의 일탈 행위에 대해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이날 간부회의에는 이례적으로 일선 15개 경찰서장과 청문 감사관 등을 모두 소집한다. 보통 청장 주재 간부회의는 지방청 내 과·계장급만 참석하고 일선 서장은 경찰서에서 간부회의를 따로 연다. 박 청장은 이번 간부회의에서 문제를 일으킨 직원이 소속된 경찰서 서장이 직접 사례를 보고하도록 하고, 해결 방안까지 제시하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처는 사실상 해당 경찰서에 엄중 경고하고, 책임을 제대로 묻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청장은 그동안 조직 내에서 인간미를 강조하며 각 경찰서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줬는데, 최근 직원들의 일탈 행위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청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낯 뜨거운 일탈 행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부산 모 경찰서 소속 A 경정이 술에 취해 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에게 욕설을 하고, 이를 제지하는 병원 직원과 의사를 폭행한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청이 지난 9월 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한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키로 하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경찰관이 응급실에서 폭행을 저지른 것이다.

지난달 3일 모 경찰서 지구대 소속 B 경위는 술에 취해 백화점 후문 하역장에 놓여 있던 매장 납품 상자를 뜯고 운동화 3켤레를 훔쳤다가 덜미를 잡혔다. B 경위는 훔친 물품을 돌려주고, 피해 업주가 처벌을 원치 않아 불구속 입건됐지만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부산 경찰의 일탈 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8월 31일에는 C 경정이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적발됐고, 지난 6월에는 D 경장이 학교정화구역 내에서 이른바 ‘키스방’ 등 유사성행위 업소를 운영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지난 6월에는 E 순경이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48%의 만취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부산 경찰 소속이라는 게 요즘처럼 부끄러울 때가 없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제때 대처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일부 직원의 일탈 행위가 조직 전체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엄격하고 단호한 대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