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스프링캠프에서는 ‘교환 과외’가 이뤄지고 있다. 과외비 대신 서로가 가진 능력을 교환하는 과외 방식이다.

서로 선생과 제자의 관계를 맺은 선수들은 롯데 주장이자 주전 외야수인 손아섭(31)과 새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28)다.

2월 1일부터 대만 가오슝에서 시작한 스프링캠프에서 두 명의 선수는 단짝처럼 붙어다니고 있다. 손아섭은 외야수, 아수아헤는 내야수로 포지션은 다르지만 학구열이 높다는 공통점 덕분에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아수아헤는 손아섭에게서 KBO리그의 ‘경험’을 배우고 있다. 아수아헤는 지난 12월 롯데와 계약하며 처음으로 KBO리그에 입성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75경기를 뛰었던 경험이 있는 아수아헤이지만 새로운 리그에 처음으로 발을 들인만큼 적응을 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아수아헤는 손아섭에게 KBO리그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을 묻는다. 2010시즌부터 9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손아섭은 아수아헤가 스승으로 삼기에 적격이다.

아수아헤는 “손아섭 선수에게 KBO리그와 팀, 그리고 선수와 관련된 질문을 많이 한다. 각 팀과 소속 선수들의 장단점, 다른 팀 특정 선수를 대결할 때 아섭 선수는 어떻게 준비하는지 물어본다”고 했다.

반대로 아수아헤는 손아섭에게 영어를 가르쳐준다.

손아섭은 예전부터 영어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다. 지난 2012년에는 비시즌 동안 영어 회화 학원에 다니기도 했다. 롯데에 뛰었던 카림 가르시아와 절친한 사이였던 그는 외국인 선수들과 소통을 더 잘하고 싶어서 ‘늦깎이’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비시즌에도 바빠서 학원까지 다니지 못하지만 영어 공부를 향한 열망은 놓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아수아헤라는 새로운 선생님이 나타났다. 손아섭은 “하루에 한 문장씩 통역에게 배운 것을 아수아헤에게 써 보고 있다. 계속 반복해야 머릿 속에 입력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배운 문장 중 하나는 “You are my favorite person(당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다)”이었다.

이같은 ‘교환 과외’ 덕분에 아수아헤는 롯데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손아섭 또한 아수아헤 덕분에 유창하게 영어를 하게 될 날을 꿈꾸고 있다.

단짝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