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키도 큰 편이고 외모도 평범한데

20살 때부터 심한 우울증과 강박증으로 인간관계 자체가 없었다

학창시절엔 활발하고 대인관계도 좋았지만

20살때 상태가 나빠지니 대학은 등록만 했다가 자퇴하고

20대의 대부분을 방구석에서 히키처럼 살았어

군대도 공익으로 가서 존재감 없이 갔다 나왔다

28살때부터 정신병이 엄청난 호전을 보이면서 정상으로 돌아왔고

그때부터 2년 때려 박아서 공부 했는데 다행히 성과가 좋아서

고졸이지만 괜찮은 직장에 들어 왔고 10년 넘게 못만난 학창시절 친구들한테

먼저 연락 하면서 어린시절 친구들도 다시 만나고 대인관계도 좋아졌다

20대의 대부분을 정신병으로 다 날려먹은 것 치고 엄청난 성과지

성격도 다시 활발해져서 어디서든 재밌단 소리도 듣고

그때부터 여자를 계속 만나고 같이 여행도 다녀보고

섹스도 해보고 나름 사람 사는 것 같은 행복하단 느낌을 받았는데

길가다가 20대 초반 커플을 보면 나도 모르게 너무 아련함이 든다

내가 날려버렸고 다신 찾을 수 없는 젊은 시절을 살아가는 사람들

연인끼리 별 것도 아닌 걸로 싸우고 화해하고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않은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그 나이대에만 즐길 수 있는

그런 광경들을 보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처럼 느껴진다

대학에 다니며 공부하고 학우들과 어울리고 연애하는 친구들을 보면

막상 그 사람들은 학생이라 돈이 없으니 힘든 점도 많겠지만

그 시절을 가져보지 못한 나는 너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