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욕 많이 먹던 시기에 제일 많은 사랑으로 지지해줬고

추억의 로이스터 시장 시절에 이대호와 같이 롯데와 부산에 상징적인 이미지도 있었으며

사직에서 강민호 유니폼은 교복 취급받았으며, 지하철에서 내릴때 역시 강민호의 안내 방송이 나왔었다.

헤드샷 맞고 2년간 지랄나서 욕 한창 먹는데 최고액으로 잔류했을때 화가 나기보다도 그저 당연한 느낌이었다.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나고 군대에서 야구볼때 안타를 치던 삼진을 먹던 타석에서 제일 심장 아프게 했던 녀석이 강민호란 녀석이었다.

그렇게 마지막 가을이었다.

준플에서 공 흘리며 야구장에 욕설로 가득 채우게 했던 정신나간 플레이. 아마 그 장면은 다신 잊지 못하겠지.

분명 나가라 꺼저라 씨발 미쳤냐던 사람들의 육성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렇게 빨리 찾아온 겨울. FA로 황재균, 손아섭과 같이 풀린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둘을 어떻게 잡는가에 대해 관심이 있었지만

강민호의 FA에 대해선 아무런 생각도 고민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롯데의 강민호였으니깐.

이적이니 잔류니 그런 워딩은 강민호에게 전혀 어울리던 단어가 아니었다.

그냥 롯데하면 강민호. 강민호하면 롯데. 이 이상으로 강민호란 선수를 잘 대변할 수 없었다.

4년전 삼성팬들의 삼민호 드립은 네이버, 엠팍, 디씨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지겹게 들었던 소리였지만 그때도 걱정은 하지 않았고

잔류 기사 뜨고도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그만큼 강민호에 대한 믿음은 굳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일은 현실이 되고야 말았다.

그리고 삼성가더니 삼성팬들에게 욕만 먹고 있고, 롯데 상대로만 맹타를 치던 그의 모습을 기억한다.

정말 마음이 이상했다. 

장원준이 두산에서 우승을 하건, 손아섭이 NC에서 타격왕을 먹던. 전혀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지만 이 새끼만큼은 달랐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지나고 떠난지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토록 원했던 한국시리즈 진출을 본인의 손으로 결정지으며 롯데팬으로서의 심정은 여러모로 참 복잡하다.

개인적으로 잘됐다 싶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참으로 씁쓸했다.

롯데라는 팀을 매번 욕하고 선수들을 응원했지만, 결국 나도 우리가 결승에 가지 못한 이유를 구단이 아닌 선수를 탓하고 있던것이었다.

배가 아프다. 하지만 마음 속에서 올라오는 뿌듯함은 무엇이려나..

그냥 술 한잔 먹었다.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