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거(롤링페이퍼) 이젠 떼어버려야죠.”

21일 부산 사직구장에는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 바로 지난 4일 인천 SK와이번스전에서 SK 박민호의 공에 왼쪽 손등을 맞아 중수골 골절 진단을 받았던 롯데 자이언츠 민병헌이었다. 민병헌은 사복 차림으로 kt위즈전에 앞서 훈련 중인 팀 동료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애초 뼈가 다 붙는데만 6주 정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었던 민병헌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2년 전 두산 베어스 시절 지금은 팀 동료가 된 롯데 박세웅의 투구에 손등을 맞아 역시 골절 진단을 받은 적이 있고, 당시 빠른 회복에 도움을 받았던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이지마치료원에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치료를 받았다.

민병헌은 20일 귀국 이후 곧바로 야구장을 찾은 것이다. 벌써부터 몸은 근질근질한 것 같았다. 민병헌에게 괜찮냐고 묻자 엷은 미소와 함께 “괜찮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만 “배트를 잡을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직구장 1루 더그아웃 한 켠에는 민병헌의 복귀를 기원하는 팀 동료들의 롤링페이퍼가 붙어있었다. 롯데는 홈경기는 물론 원정까지도 함께하는 롤링페이퍼다.

민병헌도 부상 이후 처음으로 이 롤링페이퍼를 접했다. 민병헌에게 어떤 기분이냐고 물으니, 뭔가 복잡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빨리 저거 떼어버려야죠. 이렇게 돌아왔는데, 그냥 떼어버리면 안되나”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이번에도 2년 전처럼 이지마치료원 효과는 있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복귀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선수 말로는 2주 정도 당길 수 있다고 하더라”며 “재검진 후 이상 없으면 체력 훈련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민병헌은 22일 구단 지정병원에서 다시 검진을 받는다. 순조롭게 뼈가 붙는 상황이면 떨어진 체력부터 끌어올리며 복귀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롯데는 민병헌의 이탈 이후 6연패에 빠지는 등 부침을 겪었다. 다만 6연패 후 3연승으로 다시 반등 기미가 보인다. 톱타자와 중견수 역할을 하는 민병헌은 공수에서 핵심선수다. 조기 복귀라는 롯데의 바람과 민병헌의 의지가 현실화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