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는 공인구 반발력을 일본 프로야구 수준으로 낮춰 재조정했다. 그러나 이대호 생각은 다른 듯했다. 이대호는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했다. 2012년부터 4시즌 동안 오릭스 버펄로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한 이대호는 현재 공인구가 일본과 비교해도 타구가 나가지 않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공인구의 변화에 대해 “일본에서도 잘 뜨지 않는 공인구를 쳐봤지만 지금 KBO리그 공인구가 더 안 뜨는 것 같다. 당겨치는 홈런을 잘 맞았을 때 나오긴 하지만 밀어친 홈런이 나오는게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개막 후 한 달간 공인구 적응에 애를 먹었다. 이대호는 “한국에서 304개의 홈런을 쳤는 데 타구가 안 넘어가니 더 홈런 욕심이 생기더라. 잠시 심리적으로 흔들린 때도 있었다. 스윙도 커지고 타격 포인트도 늦어졌다”고 말했다. 다행히 5월 들어서 공인구 후유증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듯하다. 이대호는 지난 10경기에서 타율이 5할(41타수22안타)을 훌쩍 넘는다. 홈런도 5개나 때려냈다. 

홈런 욕심을 내려놓으면서 서서히 타구의 질도 좋아지고 있다. 이대호에게 돌파구를 만들어준 건 ‘밀어치기’였다. 이대호는 “시즌 초반 타격 밸런스가 너무 좋지 않았을 때부터 밀어치는 연습을 많이 했다. 체격에 비해 밀어치는 데는 자신있다”며 “밀어친 홈런이 나왔다는 것은 긍정적인 의미”라며 기분좋게 웃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