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입국한 윌슨은 14일에 사직구장으로 이동한 뒤, 빗속에서도 베팅 훈련을 소화하며 적응 의지를 보여줬다. 15일 사직 KIA전을 앞두고는 팀 동료들과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양상문 감독은 "손목을 사용할 줄 아는 송구가 돋보였고, 포구도 안정감이 있었다"고 했다. 탄탄한 체격과 타격 훈련을 보며 기대감을 전했다.

빠르면 6월 셋째 주 주중 경기에 데뷔할 수 있다. 새 출발을 앞둔 윌슨은 팀 승리를 강조했다. KBO리그를 빅리그 진출 발판으로 삼기보다는 롯데가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증명하는데 집중할 생각이다. 그는 "롯데가 나를 원해서 이 팀에 왔다. 미래에 대해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다. 공격과 수비 모두 생산성을 강조한 그는 "KBO리그 투수가 어떻게 타자를 상대하는지, 이 리그에서는 경기가 어떤 방식으로 흐르는지 잘 배운 뒤 팀이 승리하는데 생산적인 역할을 하는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전 LG 투수 스캇 코프랜드를 통해 KBO리그 투수의 성향, 팬들의 응원 문화 등에 대해서 미리 조언을 받기도 했다.

주포지션은 정해지지 않았다. 커리어 통산 가장 많이 소화한 3루수와 현재 주전이 공석인 1루수를 번갈아 맡는다. 이 점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다. 윌슨은 "프로 선수라면 여러 포지션을 경험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글러브를 많이 챙겨왔다. 어떤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윌슨은 올 시즌 기량이 급성장한 선수다. 지난해는 트리플A에서 나선 89경기에서 3홈런에 그쳤다. 타격 메커니즘에 변화가 있었다. 그는 "한 손으로 하던 팔로우 스로우를 두 손으로 하면서 타구에 힘을 끝까지 싣게 됐다"고 설명했다. 변화구 대처 능력도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무엇보다 "차기 스프링캠프에서도 반복 훈련을 한다면 더 나아질 수 있다"며 발전 가능성도 전했다.

양 감독은 일단 윌슨을 중심 타순에 기용할 생각이다. 한동희까지 합류하며 1-6번에 무게감을 더할 수 있다. 스카우트팀이 주목하고, 선수가 자신한 성장세가 새 무대에서도 이어진다면 롯데의 공격력 정상화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