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구승민 1인 클로저 체제를 잠시 접는다.

구승민은 현역 최다 세이브 투수 손승락이 부진할 때 자리를 넘겨 받은 투수다. 군 복무(상무) 시절 마무리투수를 했고, 소속팀에 복귀한 지난 시즌에는 셋업맨을 맡았다. 지난 5월24일 사직 LG전에서는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6월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아홉 경기에 나섰지만 평균자책점은 9점 대다. 2점 이상 내준 등판이 네 번이다. 구위가 저하될 시점이고, 심적 부담도 엿보인다.

롯데가 지난 주말 키움전에서 위닝시리즈를 해낸 23일 3차전에서는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하지 않았다. 박진형을 대신 내세웠다. 등판 간격을 감안하면 체력 안배 차원으로 볼 수 없었다. 벤치의 선택이다.

25일 사직 KT전을 앞두고 만난 양상문 감독도 변화를 예고했다. 박진형과 구승민의 보직을 바꾸는 결단은 아니다. 그러나 코칭 스태프와 구승민과 대화를 나눴고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에서 등판 일정을 잡기로 했다. 더블 스토퍼는 아니다. 사령탑은 "상황에 맞는 투수 운용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장은 박진형이 세이브 상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지난 두 시즌도 전반기 막판까지는 하위권이었다. 그러나 보직을 명확하게 정하고, 새 얼굴이 1군 전력으로 안착하며 불펜 전력을 강화했다. 타선과 시너지가 있었고 반등했다.

명확한 보직 부여는 정석이다. 그러나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불펜 운용은 향후 롯데의 반등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