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롯데 ‘안경 에이스’ 박세웅(23)이 또 전력에서 이탈했다. 선발로테이션에 구멍이 났다. 롯데는 대체카드로 노경은(34)과 고효준(35)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박세웅은 프로 데뷔 3년차였던 지난 시즌 비로소 잠재력을 터뜨리며 12승6패, 방어율 3.68을 기록했다. 시즌 내내 선발로테이션을 지켜준 박세웅 덕분에 롯데도 포스트시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올시즌을 앞두고 팔굼치 통증을 호소하며 스프링캠프부터 자리를 비웠다. 지난 6월 9일에야 시즌 첫 등판했지만 1군 엔트리 말소 전까지 등판한 8경기 중 만족스러운 경기는 지난달 26일 NC전(7이닝 1실점)뿐이다. 나머지 7경기는 6회까지 던진 적도 없다. 지난 1일 KIA전에선 2.1이닝 5실점으로 최악의 부진을 보인 뒤 다시 2군에 갔다.

긴 호흡으로 선발로테이션을 돌리며 배려했지만 박세웅은 다시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박세웅을 대신한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지난 5일 사직 삼성전을 앞두고 “고민이다. (박)세웅이 자리는 더 생각해봐야하겠지만 노경은과 고효준 정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노경은은 6일 현재 24경기에 등판해 3승5패, 방어율 4.32를, 고효준은 23경기에 나서 2승2패, 2홀드, 방어율 4.50을 기록 중이다. 노경은은 올시즌 24경기 중 11경기에 선발등판해 3승5패, 방어율 4.72를 기록 중이다. 불펜 등판한 12경기 방어율(3.32)보다는 높다. 고효준은 올시즌 구원으로만 등판했다. 둘 모두 지난 5일 사직 삼성전에 구원등판했지만 투구수가 많지 않다. 통상적으로 선발등판 이틀전 하는 불펜피칭을 대신했다고 볼 수도 있다.

박세웅은 1군에 계속 있었다면 오는 7일 울산 LG전에 선발등판할 예정이었다. 결국 오는 12일 잠실 두산전까지 대체선발투수를 생각해야한다고 보면 2명의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화요일 등판한 투수가 잘 던지면 일요일까지 던질 수 있지만 대체선발이니 컨디션, 상대전적을 고려해 다양하게 카드를 맞춰볼 수 있다. 노경은은 LG와의 2경기에서 1패, 방어율 11.57로 좋지 않다. 울산 문수구장에서 등판한 2경기에선 무실점을 기록 중이지만 구원등판해 2이닝만 던졌을 뿐이다. 두산과의 2경기에선 1패, 방어율 4.26을 기록 중이지만 6.1이닝 동안 3점만 내줬다. 그러나 잠실구장 2경기에선 3.2이닝 6실점 5자책점으로 방어율(12.27)이 높다. 고효준 역시 올시즌 LG전에 1경기 나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2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두산을 상대로는 0.1이닝 무실점으로 올시즌 표본이 적다. 지난 시즌에는 두산과의 6경기에서 7이닝 1실점(1홀드)로 괜찮았다. LG를 상대로는 2.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세웅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롯데는 한번 더 그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이제 그를 대신할 카드를 어떻게 조합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노경은과 고효준 두 베테랑을 활용하겠지만 상황에 따라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줄 여지도 있다. 5강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이기에 이번 선택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