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 손아섭(22)은 롯데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뛰는 선수. 그러나 다른 줄무늬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었다.

2006년 8월 1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선 신인 2차지명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롯데는 1라운드에서 공주고 투수 이웅한, 2라운드에서 덕수정보고 내야수 김민성을 지명했다. 3라운드에서 충암고 투수 박세진을 뽑은 뒤 네 번째 지명 기회가 돌아왔다.

이상구 당시 롯데 단장은 동석한 스카우트들에게 "부산고 손광민을 뽑자"고 말했다. 손광민은 손아섭이 2009년 개명하기 전 이름이다.

스카우트들은 반대했다. 6라운드까지 손광민을 뽑을 구단이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 단장은 손광민에게 끌렸다. 2·3학년 때 성적은 포지션 전환 문제로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1학년 때 4번 타자로 활약하며 \'야구 천재\' 소리를 듣던 선수였다. 이 단장은 잠깐 망설이다 2년 전 들었던 한 조언을 떠올렸다. "부산고 1학년 손광민은 당장 프로에서 뛸 수 있는 선수"라는 말이었다. 이 단장은 "상관없다. 이번 라운드는 손광민이다"며 밀어부쳤다. 선택은 현명했다. 롯데가 손광민의 이름을 부르자 바로 뒷 순번인 LG 테이블에선 탄식이 터졌다. LG도 그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때 반대한 스카우트들도 피지컬 덕후들이라 반대한것도 있었고 야갤 꼴빠들도 뽑아야 되는데 피지컬때문에 스카우트 새끼들 안뽑을거라 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