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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는 것...앱에서 작성

ㅇㅇ(175.223) 2018.08.28 12:49:11
조회 55 추천 0 댓글 0

며칠 전에 만으로 40이 됐어요. 

 얼마 전까지는 30대라고 혼자 어거지를 부려봤지만 결국 그마저도 소용 없는 나이가 됐습니다. 



 나이를 먹고 가장 괴로운 건 

 정신적인 나이가 물리적인 나이, 육체적인 나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겁니다. 
 



 저는 뭐랄까 20살 때나 지금이나 그다지 큰 차이는 없어요. 

 술담배도 안하고 끼니를 때우기 위해 아무 거나 먹는 편이고 힙합을 자주 듣고 아이돌이 나오는 음악 프로를 즐겨 보고 

 일본 소설과 만화와 야.동을 즐겨 보고 이창동과 김기덕 영화를 좋아하고 세상에 싫어하는 것들과 싫어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고 

 혼자 있는 게 혼자 하는 게 그리고 이런 저런 생각들을 속으로 하는 게 가장 편하면서 가장 괴롭고 뭐 그렇게 지내고 있어요. 

 소소한 건 변했을지 몰라도 큰 틀은 거의 변함이 없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는 행동도 비슷하고 생각도 비슷하고 뭐 그래요. 





 그런데 물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슬픈 나이가 됐습니다. 



 집에 그나마 제대로 된 거울이 세면대 거울인데 몇 달 전에 등이 나가서 제 모습을 밝은 데서 자세히 본 적이 없었어요. 

 몇 달 동안 집에 틀어 박혀 있었고 가끔 나갈 때면 빗질 몇 번 하고 모자 쓰고 나갔거든요. 

 밖에서도 의도적으로 거울을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있는 동안 살이 너무 쪘고 머리도 깎지 않을 정도로 엉망이었고 그리고 결정적인 이유는 제가 자기 혐오에 시달리기 때문입니다.  

 20년 동안 증명 사진 빼고 제가 나오는 사진을 찍은 적도 거의 없고 당연히 제 모습이 담긴 사진도 없어요.  





 하여간 며칠 전에 드디어 등을 갈았는데 정말 환하더군요. 

 이렇게 환했었나 놀랐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런 만큼 제 모습이 너무 잘 나오기에 유심히 거울을 들여다 봤는데 너무 비참하더군요. 

 너무 비참하고 초라해서 지금 자세히 말하고 싶지도 않네요.  




 그래도 아직은 그다지 엄청 아저씨처럼 보이지는 않겠지 라고 생각해 왔는데 

 거울 속의 내 모습은 그냥 길에서 흔하게 볼 수 있고 티비에서 흔히 보이는 평범한 아저씨 그 자체더군요. 

 이제 정말 현실을 인정해야 할 때가 왔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생각하는 거나 행동하는 건 어리고 젊었을 때와 전혀 변함이 없는데 

 거울 속의 내 모습과 현실 속의 내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그 인정하기 힘든 괴리감이 저를 괴롭힙니다. 





 결국 이제 앞으로 계속 초라해질 날들만 제 앞에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슬퍼지네요. 




 지금까지 그랬듯이 

 연애는 커녕 결혼도 못하고 계속 혼자 살 테고 

 예전 만큼 돈도 벌지 못할 테고

 대화할 상대도 없고 친구도 없고 탕수육이나 족발 시켜 먹으려면 하루 종일 고민하다가 결국 라면이나 삶아 먹을 것 같고 

 그냥 집에서 영화나 보고 음악이나 듣고 불펜이나 보고 여자 아이돌 이름은 왜 이렇게 잘 외워지나 고민이나 하고 

 뭐 언제나 그렇듯 그렇게 살 것 같네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람들이 왜 결혼을 하나 이해하질 못하고 부러워 한 적이 없었는데 요즘 와서는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정말 평범한 사람이라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면 

 나이 먹고 혼자 지낸다는 건 초라해질 수 밖에 없네요. 

 집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져도 몇 주나 몇 달 동안 발견조차 안 될 거예요. 
 




 만으로 30이 되었을 때도 굉장히 우울했는데 

 이제는 뭔가 그 위에 초라함과 비참함이 더해지네요. 
 





 우울한 이야기만 계속했는데 

 그래도 삶이라는 게 가끔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흘러갈 때도 있으니까

 가끔 재밌는 일이라도 찾아오기를 기대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그래야 억지로라도 힘이 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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