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서 이 합격수기는 말그대로 단기합격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운도 많이 따라주었음을 강조드릴게요.
공부 기간은 1월1일~6월5일까지 입니다.
기본 베이스
퇴사 전에 국어랑 영어 기출문제를 2회차 풀어봤는데
평균이 각각 60, 70점 정도 나왔습니다. 국어는 한자, 문법 아예 몰랐고(수능1등급)
영어는 토익 850~900점 수준이지만 문법에 취약했습니다. 나머지 과목은 노베이스.
하루 루틴
주말 포함 하루도 빠짐없이 순공 5시간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밤을 새워서 공부하여 다음날에 지장이 가지 않는걸 원칙으로 삼았으며, 취침 시간은 7시간을 고수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순공이란 퇴근 후 집에 돌아왔을 때 기진맥진해서 침대 위에 쓰러지는 것처럼
공부 후에도 머리가 아플 정도로 초집중을 했던 시간을 말합니다.
공부를 처음 시작한 1월에는 무리하게 순공 12시간도 노려보곤 했는데
꼭 그 다음날 컨디션 난조로 인하여 공부를 더 못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꾸준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공부에 대한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저에게 최적화된 '순공5시간, 매일 공부' 루틴을 완성시켰습니다.
나머지 시간들은 하고 싶은걸 하면서 머리를 식혔습니다.
그리고 저는 집 외의 다른 곳에서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공부에 집중하기 좋았거든요.
본인만의 과목별 공부법
수험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기본서 최대한 배제하고(처음에 진도 뺄때 1회 빼고)
기출만 회독하였습니다. 모의고사는 전혀 풀지 않았어요(기출 회독할 시간도 빠듯합니다).
국어
우선 한자를 거의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1~2문제도 중요하긴 하지만 5개월 안에 한자 문제를 100퍼센트 맞춘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출에 나온 사자성어들만 살짝 훑어보는 정도였습니다.
문법까지는 포기할 수가 없어서 사잇소리와 같은 필수적인 부분들만 신민숙 선생님의 국어 기본이론 어법편과 기출 문제풀이 강좌를 들으며 공부했습니다.
저를 골치 아프게 만드는 고전 문학도 힘들었지만, 이게 어렵게 나오면 단기간에 따로 공부한다고 해서 맞출 수 있을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 기출만 집중적으로 보았습니다.
비문학은 자신 있는 편이었습니다.
결론: 어법 핵심 부분만 따로 인강을 들으며 공부, 그 외에는 기본서 안보고 오로지 기출 문제만 회독
영어
합격하려면 영어에서 점수를 벌어와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5과목 중에서 제일 자신 있는 과목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기출을 풀어보니 80점 넘기기가 너무 어렵더라구요. 이때 좀 좌절을 많이 했습니다. 왜 고득점을 받기가 어려운지 생각해보니, 문법과 어휘가 많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국 문법은 김형구 선생님의 기출 강의를 듣거나, 해커스 기본서 문법 파트를 풀어보며 익혔습니다.
어휘는 기출에 나오는 단어들 외에는 따로 단어장을 보며 외우지 않았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5개월 동안 기출 단어들 보는것도 벅찼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굳이 또 시간과 체력을 들여가며 단어장을 보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했습니다.
독해의 경우에는 기출을 보며 해석이 전혀 되지 않는 문장들에 형광펜을 치고, 나중에 그 부분만 몇 회독을 하든지간에
제가 스스로 완벽하게 해석해 낼 수 있을 때까지 공부했습니다.
결론: 어법은 따로 기본서 풀며 패턴을 최대한 몸에 익혔고(모르는 부분은 인강), 단어 및 독해 구문 포함 나머지 부분은 모두 다 기출 회독.
한국사
아무래도 쌩노베이스 과목이다 보니 저에겐 이해위주의 수업이 필요했는데, 그 부분을 완벽히 해결해주신 분이
이중석 선생님이었습니다. 진도를 필기노트로 빼셔서 기본서를 보는것에 대한 부담감이 덜하여 좋았습니다.
처음에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이해위주로 공부를 해두면 추후에 기출문제를 돌릴 때도 머릿속에 오래 남는 점이
딱 제 스타일이었습니다. 따라서 기본서는 거의 보질 않았고, 필기노트와 기출문제만 계속 회독했습니다.
결론: 이중석 선생님 필기노트, 해커스 기출문제집 회독
교육학개론
5과목 중 유일하게 제가 기본서를 끼고 살았던 과목입니다.
교육학의 경우에는 기출문제의 표본이 너무나 적기 때문에 기본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죠.
이이수 선생님의 기본 강좌로 기본서 1회독을 했으며, 그 후에는 기출문제 풀이 강의를 들었습니다.
기출 따로 기본서 따로 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기본서에 나오는 각각의 개념 옆에 기출 보기 내용을 적어서
단권화를 시켰습니다.
ex) 4지선다형 문제 중 틀린 것을 고르시오 -> 나머지 3개의 보기는 맞는 내용이기 때문에 기본서의 해당 개념 옆에 그대로 적어서 통째로 외운다.
이런 공부를 했던 이유는 교육학개론의 개념들이 공부하기에 애매한 부분이 많다고 느껴져서입니다.
특히 외국어 표기가 된 학자나 이론을 번역하거나 설명할 때 해커스 기본서에 있는 내용과 기출 4지선다에
해당하는 내용이 묘하게 이질적인 부분이 저를 헷갈리게 만들었습니다(같은 개념을 다른 유형의 풀이로 두 번 공부하는 느낌).
이거는 어느 책을 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같은 개념을 공부하더라도 기출에서 어떻게 표현했는지에 대해 더 초점을 맞추어 공부했습니다.
법령은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기출 외에 따로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21년도 시험에 법령 문제가 까다롭게 출제된걸로 봐서 내년부터는 법령을 따로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결론: 기출 표본이 적기 때문에 기본서 위주로 공부 but 기출에 나온 내용들을 우선순위로 학습
행정법총론
노베이스인 저한테 너무나도 힘들었던 과목이고, 실제로 공부하면서 왜 이 과목을 선택했는지 항상 후회하곤 했습니다. 암기에 취약한 저에게는 쥐약같은 내용들이 많았는데요. 우선 진도를 빼는것조차 버거웠습니다.
함수민 선생님의 기본 강좌를 들으며 기본서로 공부했는데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되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시려고 노력하시는데도 말이죠. 거의 1달 간은 무슨 공부를
하는지도 모른채 진도를 뺐던것 같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기본서를 버리고 기출강좌를 들으며 기출 문제를 먼저 풀었습니다. 내용은 완벽히 들어오지 않더라도 시험에서 대충 이런식으로 문제가 나오는구나 파악하기 용이했습니다. 이 시점이 2월이 끝나갈 무렵이었기 때문에 남은 3개월 동안은 이해보다는 기출을 수없이 회독하여 문제 패턴을 통으로 익히는 방법을 썼습니다.
저는 울며 겨자먹기로 이 공부방법을 썼지만 만약 다시 공부한다면 기본 강의를 다시 차근차근 들으며
처음부터 제대로 학습할 것 같아요.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공부를 하니 휘발성이 강해서 효율도 안나오고 스트레스만 있는대로 받더군요..
문제는 시험 결과도 안좋았습니다. 단기간에 70점 정도를 노리는 데에는 효과가 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결론: 기본서 배제한 후 처음부터 기출 위주로 머릿속에 넣으니 제대로 된 공부가 어려움
슬럼프 극복 과정
공무원 시험은 멘탈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한 공부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하루종일 공부만 한다는게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든 일이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새벽부터 일어나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있을 전국의 수많은 경쟁자들을 보며 자극을 얻기위해 열품타도 깔아봤는데, 도저히 공부시간으로 그들을 따라갈 수가 없어서 자괴감만 들더군요.
괜히 공부시간에만 집착하게 되는 느낌이 들어 그냥 이틀차에 다 지워버리고 제 공부에만 집중했습니다.
공무원 시험이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라고 자기최면을 거니까 한결 낫더라구요.
다 필요없고 평균 90점 이상만 찍으면 합격한다는 마인드로 공부했습니다.
공유하고 싶은 학습&시험 꿀팁
대부분의 문제에는 명확하여 반박할 수 없는 정답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본인이 문제를 풀 때 애매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미 출제자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는 뜻이라는거죠.
그럴 때에는 혹시나 지문에서 명확한 단서를 내가 놓치고 있는게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을 뒤엎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역으로 출제자가 심어놓은 함정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기출을 풀때 옳지 않은 보기도 한 번씩 주의깊게 봐야 할 필요가 있는 이유는 출제자가 어떤 식으로 함정을 설치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게 익숙해지면 나중에 문제를 풀때 함정이 보이면서 틀린 보기를 더 명확하게 골라낼 수 있게 됩니다.
대박 암기법
저는 암기에 워낙 취약하다보니 항상 이해위주의 공부를 지향했습니다.
5과목 통틀어서 두음자는 10개 이하로 딴것 같아요. 두음자를 많이 따면 딸수록 헷갈려서 뭐가먼지 모르게 되더라구요.
암기를 위한 암기를 하는 느낌..
교육학개론 같은 경우에는 외워야 할 이론들이 많은데, 친절하게도 이미 영어로 두음이 따져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ex) 켈러의 ARCS
이런 경우에는 ARCS = Attention/Relevance/Confidence/Satisfaction 이렇게 영어로 외웠습니다.
주의집중, 관련성, 자신감, 만족감 -> 이렇게 한글로 외우는 것보다는 훨씬 머릿속에 잘 들어왔어요.
ARCS중에서 S만 알아도 바로 Satisfaction이 떠오르니까요.
또한 암기할 양을 최소화 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ex) 관찰학습의 단계: 주의집중단계->파지단계->재생단계->동기화단계
이런 개념이 있다고 한다면 저는 '파지는 2번째'라는 것만 알고 바로 넘어갔습니다. 나머지 3단계는 상식적으로 봐도 순서를 알기 쉽기 때문이죠.
특히 교육학개론에 이런 내용들이 많아서 가뜩이나 방대한 공부량을 조금이나마 줄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1. 공부 시작 전에 자기 객관화가 무조건 1순위로 이루어져야 한다.
- 저는 5개월 간의 수험 기간 중 적어도 2개월은 여기에 투자했습니다. 이것만큼 중요한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지,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를 명확히 인지해야 어떤 공부방법이 나한테 맞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이 말의 뜻은 나에게 맞는 공부방법만 찾으면 앞으로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들이 온전하게 효율적으로 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ex) 기본서, 기출, 필기노트 중 어느걸 위주로 봐야 기억에 잘 남는지 or 하루에 과목별 투자하는 시간은 각각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하는지 등(정답이 없습니다 이건).
2. 인강은 최소화한다(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듣는다).
- 수험기간이 부족할수록 인강에 의존하면 순공시간을 잡아먹게 됩니다.
인강은 웬만하면 처음에 진도를 빼는 용으로 기본 강의만 듣는게 좋고, 후에 기출 공부하면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에 관련된 강의만 따로 한 번씩 듣습니다.
3. 핵심은 순공시간을 통하여 극한의 효율을 이끌어내는 것.
- 결국 공부를 해서 내 머릿속에 얼마나 확실히 들어왔냐는 것은 순공시간에 판가름 납니다.
의미없는 공부시간과 최적화가 덜 된 비효율적인 공부방법으로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공부를 기본으로 찍는 전국의 수험생들을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4. 집중이 안되는데 억지로 책을 붙잡고 있지 않는다.
- 전형적으로 공부시간에 집착하는 예입니다. 저는 집중이 안될때 억지로 공부를 하는 것을 '혹사'라고 생각해요. 비효율은 또다른 비효율을 낳습니다. 행정법을 공부하다가 막히면 바로 자연스럽게 다른 유형의 공부인 영어책을 펴는 방법도 좋고, 공부를 잠시 멈추고 산책을 나갔다 오거나 공부 흐름에 지장이 안되는 선에서 하고싶은걸 하는것도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중간에 '봉오동전투'나 '말모이'같은 한국사에 관련된 영화를 보며 머리를 식히기도 했습니다.
*휴식은 취하되 공부 흐름이 끊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회복 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공부에 다시 집중하는 것이 목표
5. 지엽적인 부분은 과감히 버린다.
- 공무원 시험은 80점부터 시작이고 지엽적이거나 어려운 1~2문제에서 당락이 결정된다고들 하죠. 일단 평균 80점 정도의 실력을 최대한 빨리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머지 문제는 찍어야해요. 단기합격을 노리시는 분들은 이정도 리스크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으니까요.
대신에 찍는것도 막 찍는게 아니라 기출을 분석하며 어떤식으로 함정이 나오는지 파악한 상태에서 스킬 있게 찍어야 정답률이 올라갑니다. 아무리 문제가 어렵다고 해도 80점 맞을 정도의 실력이면 4지선다 내용을 다 몰라서 쌩으로 찍어야 하는 상황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런 문제가 존재한다면, 그건 다른 사람들도 다 틀립니다.
6. 기출 회독 횟수에 집착하지 말자.
- 3번을 보든 5번을 보든 본인이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알 때까지 계속 보는 겁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수험생분들께 좋은 결과가 있으시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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