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팀은 솔직히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안됩니다. 분명 2022년은 LG에게 있어 2002년 이후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최상의 조건이 갖춰진 해였다. 정규시즌 2위를 일찌감치 확정지어 팀을 추스를 여유가 충분했고, 상대 키움은 피타고리안 승률 5위에 불과한, 운이 따른 정규시즌을 보낸 팀인데다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고 오느라 체력상으로도 지쳐 있었다. 게다가 2013년과 달리 주전 대다수가 이미 가을야구 경험이 충분했다.[70][71] 하지만 LG는 이번에도 이 좋은 조건을 살리지 못했다. PO 1차전 승리 시 한국시리즈 진출 80.6%의 확률마저 걷어차버렸음은 물론이고 켈리 등판시 전승 징크스와 LG의 5전 3선승제 시리즈 1차전 승리시 시리즈 승리 징크스도 이번 시리즈로 깨졌다.[72]

2년동안 경기 운영에서 비판을 받은 류지현은 왜 6할 승률을 찍고도 비판받는지를 이 시리즈에서 또 한번 만천하에 드러냈다. 어처구니 없는 업셋으로 인해 그의 입지도 매우 위험해진 상황이다. 애초에 류중일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류지현에게 감독을, 그것도 통상적인 3년이 아닌 2년이라는 짧은 계약기간을 맡긴 것이 그 기간 안에 우승, 아니 최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라는 것이었기 때문.[73]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한 두산과 상당히 비슷한 결말을 맺고 말았다. 상대팀이 바로 아랫순위팀이면서 승차가 많이나고, 상대팀이 5차전 치열한 승부 끝에 올라오기도 했고, 정규시즌 외국인 원투펀치가 강력하고, 국내 선발진 상태가 엉망이고, 외국인 타자가 사실 상 없었음에도 타선이 강했지만 정작 가을야구에서 타선이 침묵하고 외국인 타자의 부재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문제점들이 드러났다는 것이 비슷했다. 시리즈 최악의 부진을 겪고있는 박건우-홍창기를 밑도끝도 없이 밀어주는 믿음의 야구를 시전했으나 끝내 응답하지 않았던 것까지 판박이다.[74]

정규시즌부터 이닝 자체는 적어도 등판 빈도가 높았던[75][76] 주요 불펜들이 무너져내린 것 또한 작지 않은 패배의 요인이었다. 진해수, 김대유, 이정용, 정우영 등 정규시즌 적지 않은 등판 횟수를 소화한 필승조들 중 고우석을 제외한 대부분이 플럿코가 대폭발한 2차전부터 너무 자주 등판했다. 결국 불펜진은 피로를 버티지 못하며 김윤식을 일찍 내린 보람도 없이 3차전부터 차례로 무너졌고 역전을 만들지 못하는 타선과 함께 팀에서 뒷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타선에서 그동안 가을맹구 소리를 듣던 김현수, 유일한 홈런을 때린 채은성, 3차전에서 안우진 상대로 2안타를 쳐낸 허도환과 데뷔 첫 PS 선발이었던 김윤식이 분전했던 점은 위안거리.

LG는 이번 탈락으로 역대 3번째 2년 연속 피업셋[77][78]이 나타난 건 물론, 3년만에 나온 승률 6할 팀[79]의 KS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를 얻고 말았다. 또한 자신들이 3위로 만들어준 호랑이 새끼 키움에게 업셋을 당하면서 더욱 뼈아픈 결과가 되었다.

여담으로 2019년 이후 현재까지의 LG는 2008~11년의 롯데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롯데의 2008년(3위)/LG의 2019년(4위) 순위를 제외하면 롯데의 09~11년 순위와 LG의 20~22년 최종 순위가 완벽히 일치하고(443) 두 팀 다 첫 3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탈락했으며 4년차에 정규리그 2위를 기록했으나 두 팀 다 플레이오프에서 정규 하위 순위 팀에게 밀려 탈락했다. 2012년의 롯데는 1999년 이후 13년만에 상위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는데, 2023년 LG 또한 상위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80]

LG는 한국시리즈에 근접한 지난 2년을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내년 전망이 밝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당장 내년 FA로 채은성, 유강남 등이 FA로 풀리며 이정용, 정우영, 문보경 등 주축 투타 선수들의 병역 문제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젊은 선수 뎁스가 아무리 탄탄할지언정 이들을 이끌 김현수, 오지환, 박해민 등 베테랑 타자들의 서비스타임이 많지 않은 LG의 대권 도전은 더욱 멀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