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즈는 분명히 뉴진스의 팬덤이어야 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아는 것처럼 민희진의 수호대로 활동하며 뉴진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전혀 하고 있지 않죠. 민희진을 수호하겠다는 일념을 제외하면 뉴진스의 미래를 어떻게 끌고 가야 그녀들에게 긍정적인 결과가 될지 전혀 감을 못 잡더군요. 여기에서 이미 어긋난 것 같아요.

버니즈의 공격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건 단연 르세라핌과 아일릿일 겁니다. 게다가 얼마 전에 버니즈가 거의 모든 걸그룹을 공격해왔다는 게 대놓고 드러나기까지 했어요. 그럼에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마치 민희진이 그런 것처럼 왜 세상이 자신들을 억까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취합니다.

덕질은 일종의 광기를 내포하고 있죠. 그 광기의 대상은 당연히 뉴진스입니다. 그런데 이 뉴진스가 너무 일찍부터 민희진을 따르고 민희진의 신도가 된 듯한 분위기를 풍겼던 게 버니즈가 민희진 수호대가 된 원인이 아닐까 싶어요. 점차 뉴진스 하나만을 바라보던 팬들은 민희진과 뉴진스를 동일화하던 팬을 배척하기 시작했고, 기자회견 이후에는 정말로 분리가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하나의 충격적 사건이 발생합니다. 민희진이 뉴진스를 버리려고 한다는 점이에요.

버니즈 사이에 인지부조화가 찾아옵니다. 내부에 불만이 생기면 외부에 전쟁을 걸라고 하던가요. 이건 비단 국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느 집단이든 동일해요. 내부의 불만을 표출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데, 마침 바로 코앞에 있는 르세라핌의 컴백에 집중된 거죠. 아마 아일릿이 빠르면 9월에 나올 것 같은데, 르세라핌 턴이 끝나면 아일릿에도 집중하게 될 겁니다. 버니즈에게 이미 사실 여부나 본인들이 해왔던 짓에 대한 기억은 상실되었습니다. 오히려 민희진과 뉴진스를 분리해버린 세상에 대한 원망만이 남은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사고 회로의 한계는 명백합니다. 뉴진스가 민희진을 따라간다며 계약 해지를 요구해오는 순간 세상은 이전과 다르게 민희진을 '둘기돌'로 규정하게 될 겁니다. 이때 찾아오는 인지부조화는 아마 정신 승리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도, 타돌을 공격하며 풀어낼 수준조차 아닐 겁니다. 그때가 오히려 두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