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언론들의 대대적인 호평은 둘째치고 코첼라 망쳤다거나 코첼라로 나라 망신 시켰다거나 하는 내용의 한국인 댓글이 올라오면 한국인들은 반박을 안 하는데 외국인들이 대신 반박을 합니다. '우린 그걸 모르겠다.', '현장에 있었지만 모두가 만족했고 즐거웠다' 라거나 '한국인들을 이해할 수 없다', '한국 네티즌(knets, knetz) 어이없다'라는 반박 댓글이 달리곤 하죠. 이제 방탄소년단 날개꺾기 시절부터 부정적 의미였던 knetz를 코첼라에 대한 여론 선동과 민희진의 기자회견 이후엔 아예 조롱의 의미로 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너 knetz 같이 굴거야?', '너 꼭 knetz처럼 잘 낚이네.' 라는 식으로 사용합니다. 이쯤되면 누가 나라 망신을 시킨 건지 의문일 정도예요.

요새는 미국에서도 가창력에 대해 아주 크게 논하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군요. 팝 음악을 즐겨듣는 저로선 우리나라의 AR 혐오를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미국도 대부분 AR 깔고 부르거든요. 여기도 립싱크 논쟁은 일어나는데, 노래만 좋다면 크게 번지진 않아요. 우리나라에선 블랙핑크가 AR을 깔고 노래를 부른다면서 욕을 했지만, 미국에선 딱히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어요. 올드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걸 참 싫어합니다만, 어쨌든 최근 트렌드가 그렇습니다. 특히 코첼라는 AR을 깔지 않고 부를 수 있는 공간조차 아닙니다. 코첼라 공연 가본 분들은 그냥 함성만 질러도 모래바람에 목이 막혀 기침하는 곳에서 가수들이 생라이브를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울지 감이 오실 겁니다. 블랙핑크든 누구든 코첼라에서 공연한 케이팝 걸그룹들은 전부 AR을 깔고 불렀죠.

어쩌면 전략 실패일지도 모르겠네요. 르세라핌은 허윤진과 김채원을 제외하면 가창력에 한계가 있는 그룹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지요. 그런 마당에 1주차 생라이브는 누가 한 선택일까요? 뭐, 어쨌든 해외에선 반응이 매우 좋았으니 다행이긴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