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올시즌 기적같은 3위를 달성했다. 많은 사람들이 올해도 어려울 것이라 했지만, 한화는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이끈 2명의 안방마님은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도 나란히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라이벌이자 동반자인 최재훈(29)과 지성준(24)은 함께 끌고, 당기며 내년 시즌을 기약하고 있다.

최재훈은 올시즌 한화의 주전포수로 뛰며 개인 한 시즌 최다인 128경기를 뛰었다. 타율 0.262, 27타점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타율 0.257, 16타점)보다 타격 성적도 끌어 올렸다. 그래도 최재훈은 “시즌 초반에 너무 못했다. 힘을 보태지 못해 아쉬웠다. 수비에서도 투수들한테 실수를 많이 한 거 같다. 선발투수들이 승리 잘 챙기지 못한 게 내 잘못같다. 중간 투수들이 승리를 많이 거뒀다. 중간 투수들이 힘들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웠다”면서 “내년에는 우리 토종 선발투수들이 승리를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선발은 승리, 중간은 홀드, 마무리 (정)우람이 형까지 마음편히 던질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최재훈은 전력의 상수였다면, 지성준은 깜짝 카드로 성공했다. 지성준은 “솔직히 올해 이렇게 기회가 올거라 생각 못했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도 갈줄 몰랐다. 교육리그도 못 갔는데 캠프 명단에 있더라. 2차 드래프트로 허도환 선배님이 SK로 이적해 기회가 온 듯 하다. 약간 막막했다. 자신감도 없었다. 그런데 마무리 캠프하면서 감독님, 코치님께서 옆에서 다독거려 주시고 편하게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성준은 올시즌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7홈런, 29타점, 득점권 타율 0.309를 기록했다. 키버스 샘슨의 전담포수로도 활약하며 최재훈의 체력안배와 팀 포수진 운용에 숨통을 터줬다.

최재훈과 지성준은 서로의 존재 덕분에 더 힘을 냈다. 최재훈은 “(지)성준이가 성장하면서 나도 밀리지 않도록 노력했다. 경쟁하면서 좋은 결과를 내려고 했다. 내가 아플 때 성준이가 나가서 해줬고, 성준이가 힘들 때 내가 나가서 하며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다”면서 “성준이는 장타력이 뛰어나고, 컨텍트도 좋다. 성준이가 성장해서 잘할수록 더 집중된다. 좋은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지성준도 “(최)재훈이 형을 보면서 볼배합, 블로킹, 미트질 등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처음에 재훈이 형이 다쳐서 나만 계속 출전할 때가 있었는데 솔직히 막막했다. 그 짐을 혼자 짊어지니 힘들더라. 같이 있으니 더 힘이 나고 좋다”면서 “난 아직 어리기 때문에 형과 경쟁한다는 생각보다 따라간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번 캠프에서 둘은 방도 함께 쓰고 있다.

젊은 선수 위주로 꾸려지는 마무리캠프에 참가를 자청한 최재훈은 “확실한 주전이 아니다. 영원한 주전은 없다. 갑자기 누가 튀어나올 수 있다. 내가 아플 때 성준이가 잘하며 주전이 될 수도 있다. 실력은 비슷하다. 방심하지 않고 꾸준히 해야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최재훈은 이번 캠프 최고참이다. 지성준도 “1군 경기에 나간본 적도 없었는데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특히 7월은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큰 부상없이 한 시즌을 경험한 게 큰 소득이다. 내년에도 기회가 오면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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